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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희생학생 제적처리 논란 확산…유족 농성 돌입(종합)

송고시간2016-05-10 18:29

"416협약 이행 중단·법적 조치"…존치교실 이전에도 불똥교육감 "사과하고 되돌리도록 노력"…도의회 새누리 비난 성명

제적처리된 세월호 희생학생
제적처리된 세월호 희생학생

제적처리된 세월호 희생학생
(안산=연합뉴스) 세월호로 참사로 희생된 안산 단원고등학교 학생 250명이 전원 제적처리된 것으로 확인돼 유가족들이 해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9일 세월호 유족인 정성욱씨가 교육행정정보시스템인 나이스(NEIS) 캡처화면을 공개했다. 나이스 화면에 뜬 "제적상태의 학생의 경우 생활기록부 발급이 불가합니다"는 안내문. 2016.5.9 [정성욱씨 제공]
kyh@yna.co.kr

(안산=연합뉴스) 김경태 강영훈 기자 = 안산 단원고등학교가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학생들을 유가족에게 통보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제적처리한 것을 놓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당장 유가족들은 무기한 농성, 법적 대응 방침과 함께 기억교실(존치교실) 이전을 포함, 전날 체결한 협약 이행 논의를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교육청은 사전 협의 과정없이 제적처리한 점에 대해 사과하고 제적처리 재검토와 명예졸업 절차를 모색하는 등 진화에 나섰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10일 간부회의에서 제적처리와 관련, "가족들에게 사전에 충분히 설명하고 이해를 구했어야 한다는 점에서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며 교육부와 협의해서 되돌리는 방법을 찾아보라고 부교육감에게 지시했다고 대변인실이 전했다.

이 교육감은 전날 밤 트위터에 "단원고의 행정조치에 대해 깊은 사과의 말씀을 올립니다. 죄송합니다. 아직 모든 문제가 종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너무 성급한 절차의 무리였습니다. 학교를 설득해 다시 되돌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고 적었다.

김동민 경기도교육청 정책보좌장학관도 "나이스(교육행정정보시스템)상에 제적처리할 수밖에 없었지만 그럼에도 학교가 유가족들에게 사전 설명이나 협의 없이 진행한 것에 대해 사과 드린다"며 "명예졸업으로 학적처리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원상복구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교육기본법과 초·중등교육법에 근거해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이 운영하는 나이스 정보를 교육청이나 학교가 임의로 수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4·16 안전교육 협약식 후 존치교실 모습
4·16 안전교육 협약식 후 존치교실 모습

(안산=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4·16 안전교육 시설 건립을 위한 협약식'이 열린 9일 오후 경기도 안산시 단원고등학교 존치교실 모습. 단원고 존치교실은 안산교육지원청 별관에 한시 보존하고 4·16 안전교육시설 건립 후 이전하게 된다. 2016.5.9
xanadu@yna.co.kr

단원고는 지난 1월 12일(졸업식) 자로 세월호 참사 희생 학생 246명은 제적처리하고 미수습 실종자 4명은 유급처리했다.

제적처리 작업은 3학년 학사일정 마지막 날인 지난 2월 29일 이뤄졌다. 졸업대장 관리 등 행정 절차상 불가피했으며 나이스상에서 유예처리할 다른 방법이 없었다는 설명이다.

도교육청에 따르면 단원고는 이를 위해 도교육청에 질의 공문을 보내고 학업성적관리위원회를 열어 제적처리를 결정했다.

도교육청은 지난 1월 25일 단원고에 보낸 '세월호 참사 희생(실종) 학생 학적처리 협조요청에 대한 회신' 공문에서 학적처리 권한은 학교장에게 있다는 내용과 함께 "학생이 사망했을 경우 이를 확인할 수 있는 공적인 서류를 받아 내부결재를 통해 제적처리하여야 한다"고 통보했다.

그러나 단원고는 사망진단(확인)서 등의 '공적서류'를 유가족에게 요청하지도 받지도 않았다.

대신 4·16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세월호특별법), 학업성적관리위원회 협의록, 도교육청 회신 공문 등을 공적서류로 간주해 참고했다고 한다.

초·중등교육법과 그 시행령에는 학교생활기록부 작성·관리와 학생의 각 학년과정의 수료 또는 졸업 인정은 학교장에게 권한이 있다.

'2015 학교생활기록부 기재요령(교육부)'에는 "학생 사망시 중학교는 '면제', 고등학교는 '제적'으로 처리한다"고만 돼 있다.

다만, 예시를 보면 특기사항에 '○○○○년 ○월 ○일. △△사고로 사망'으로 표기하게 돼 있다.

지침에 공적서류에 대해 설명이 없고 유가족에게 직접 요구할 상황도 아니어서 불가피하게 세월호 특별법 등을 근거로 제적처리했다는 해명이다.

이 교육감도 간부회의에서 사과와 함께 "당시 (유가족들이 명예졸업장도 거부하는 상황에서) 학교관계자나 관련 책임자들이 차마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을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단원고등학교(경기도 안산)
단원고등학교(경기도 안산)

[연합뉴스TV 캡처]

416가족협의회는 이날 확대운영위원회를 열어 전날 체결한 '4·16안전교육시설 건립 협약' 이행 논의 중단과 무기한 농성, 법적 조치 등 대응 방침을 정리해 발표했다.

이들은 '제적처리 및 협약식에 관한 결정' 자료에서 "제적처리 원상복구를 서면으로 받고 책임자 공개사과를 받기 전까지 무기한 농성을 하고 절차를 무시한 위법한 처분에 대해 법적 조치를 검토해 진행하겠다. 협약식에 관한 일체의 협의를 진행하지 않으며 모든 이행 사항들도 논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유가족 일부는 이미 전날 오후부터 단원고 본관 현관 앞에서 밤샘 농성을 시작했다. 이날 늦은 오후에도 유가족 50여명이 모여 있으며 일부는 밤샘 농성을 이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단원고는 지난 5일부터 오는 15일까지 봄 단기방학 중이며 재학생들은 16일 등교한다.

이를 고려한 듯 유가족들은 농성 장소를 16일부터 본관 2층 기억교실로 옮길 예정이다.

이날 학교와 유가족 측은 별다른 접촉이 없었다. 정광윤 교장은 전날 협약식장에서 쓰러져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나서 귀가했으며 이날 학교에 나오지 않았다.

뒤늦게 불거진 제적처리 파장으로 65일간 9차례 협의회 끝에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낸 기억교실 이전 작업은 다시 불투명해졌다.

오는 13일 예정됐던 생전 희생학생들의 이야기를 담은 '416 단원고 약전: 짧은, 그리고 영원한' 헌정식 일정도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의회 새누리당 의원 일동도 성명을 내 "행정편의적인 발상과 일처리로 유가족의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며 "이 교육감은 사죄와 동시에 제적처분을 즉각 철회하고 유가족과 제적 학생들의 명예회복 방안을 강구하라"고 성토했다.

kt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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