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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짬뽕을 먹고 싶으면 짬뽕을"…1천명 혜민스님에 집단 힐링

송고시간2016-04-30 11:00

인터파크 주최 혜민스님 북콘서트…'나를 사랑하는 법' 강연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이른바 '불금'(불타는 금요일)인 29일 밤 8시 서울 서초구 한전아트센터에는 저마다 사연으로 상처가 있는 남녀노소 1천여 명이 몰려들었다.

이들이 찾은 곳은 인터파크도서 주최로 열린 혜민 스님의 '마음치유 콘서트'.

대형 뮤지컬이 종종 열리는 공연장 1, 2층은 혜민 스님을 만나기 위해 전국에서 몰려든 관객들로 가득 찼다.

불이 꺼지고 무대 앞 화면에서 펑크록밴드 노브레인의 '넌 내게 반했어' 뮤직비디오 영상이 나오는 가운데 빨간 목도리를 한 혜민스님이 달려나와 음악에 맞춰 춤을 추자 객석은 마치 콘서트장을 방불케 하듯 곧바로 달아올랐다.

혜민 스님이 "조수미 씨 콘서트에서 보니 드레스를 몇벌 씩 갈아입으시던데 전 갈아입어 봤자 거기서 거기라 동대문에서 만원 주고 빨간 목도리 하나 둘렀습니다"라는 유머로 인사를 건네자 객석에선 웃음이 터져 나왔다.

그러나 두 시간 가량 진행된 공연은 책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을 압축한 것처럼 관객들의 고민에 혜민 스님이 진심 어린 조언을 건네고 관객들이 서로서로 위로하는 '집단 힐링'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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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는 즉석에서 관객들이 평소 고민을 털어놓으면 혜민 스님이 해결책을 제시하는 상담으로 진행됐다. 모르는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기 쉽지 않을 듯했지만 관객들은 스님의 지혜를 구하기 위해 망설임없이 자신의 고민을 하나 둘 펼쳐놨다.

평소 화 조절이 어렵다는 고민부터 대학 입학을 위해 삼수를 결정한 이후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게 됐다는 사연, 한 신입사원의 회사생활 어려움에 대한 토로, 오래 만난 연인과의 이별이나 배우자와의 갈등 등 저마다 상처에 혜민 스님은 오랜 구도 끝에 얻은 깨달음을 건넸다.

화를 참기 어렵다는 이야기에는 "내 몸이 힘들면 내게 무언가를 요구하거나 귀찮게 하는 일에 불쑥 화가 올라오게 된다"면서 "일단 그런 일이 닥치면 숨을 편안하게 쉬어보라"고 권했다.

우리의 마음 상태와 숨이 붙어 있는데 숨만 편안하게 쉬어도 마음이 편안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혜민 스님은 "마음을 콘트롤하기는 어렵지만 숨은 콘트롤할 수 있다. 그러니 화가 나면 숨부터 한번 콘트롤해보라"고 말했다.

다른 사람을 의식하게 된다는 삼수생에게는 "세상은 생각보다 나한테 별 관심이 없다"며 농담 섞인 위로를 건넸다.

스님은 "저랑 사진 찍자는 사람들 보면 자신만 잘 나오면 내가 어떻게 나오든 안보더라"며 "세상은 생각처럼 나한테 별 관심을 두지 않는다. 기쁨만큼이나 고통도 무상하니 너무 힘들어하지 마라"라고 위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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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은 이어 본인의 선택인데 결과를 책임지지 않고 남에게만 그 책임을 떠넘기려는 행동도 잘못됐지만 반대로 책임지지 않아야 하는 문제도 모두 떠안으려는 태도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스님은 "요즘 '착한병'에 걸린 분들이 많은 데 우리에게는 적당한 책임만 있다는 점을 유념하라"며 이런 부담감에서 벗어날 것을 독려했다.

또 '지나치게 높은 목표를 잡아두고 스스로를 괴롭히는 사람'에 대해선 "욕심과 목표를 구분하고 내가 그 간극을 넘어설 만큼의 노력을 했는지 냉정하게 물어보라"고 조언했다.

주변 사람들에 대한 크고 작은 불만은 "장점이 단점이고 단점이 장점이다"라는 말로 마음을 다스리는 법을 알려줬다.

혜민 스님은 "어린 시절 단칸방에서 살았다. 어린 마음에 창피한 적도 있었는데 물려받을 재산이 없으니 형제간 사이가 좋다. 또 성직자가 되고 보니 가난한 사람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더라"라고 자신의 경험도 솔직하게 나눴다.

혜민 스님은 독자들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궁금해 하면서도 실천하기 어려워하는 '나를 사랑하는 방법'에 관해선 '나의 생각이나 감정을 알아채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정의했다.

특히 상당수 사람이 자신이 원하는 것을 겉으로 말하지 못한 채 속으로 상처만 받는다며 "모두가 자장면을 먹는다고 해도 내가 짬뽕을 먹고 싶으면 짬뽕을 주문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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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서트 후반부는 제목처럼 '마음치유'를 실천하는 방법을 안내하는 시간이었다.

혜민 스님은 '나를 사랑하기'부터 실천하라고 권했다.

공연장 불을 끄고 가슴에 손을 얹은 채 혜민 스님의 선창에 "다른 사람 보기에는 좀 부족해 보여도 나는 지금 이대로의 나를 사랑합니다. 남들은 모르는 나의 아픔이 치유되기를, 그 사람을 용서할 수 있기를, 내가 진정으로 행복해지기를"이라는 문구를 따라 하던 관객 일부는 흐느껴 울었다.

옆에 앉은 사람들과 손을 잡고 "당신이 어딜 가든 인정받기를, 누구에게나 사랑받기를, 항상 건강하기를"이라고 합창하며 서로를 축복하는 시간도 가졌다.

혜민 스님은 아카펠라 그룹과 재즈 협업 무대를 선보이는 등 관객을 위한 서비스도 아낌없이 펼쳤다.

공연이 끝나고서는 관객들과 일일이 '허그'를 하며 배웅했다.

이날 콘서트에 온 김탁현(33·여) 씨는 "내가 귀한 존재라는 것을 다시 깨닫는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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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c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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