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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대학생 선배와 재학생 연결…광주고동문 "좋은 형 될게"

송고시간2016-04-30 08:00

오종남 총동문회장 "성공한 동문이 돈이나 내면 된다는 생각 벗어나야"

광주고 총동문회 "좋은 형 될게"
광주고 총동문회 "좋은 형 될게"

광주고 총동문회 "좋은 형 될게"
(서울=연합뉴스) 광주고와 광주고총동문회가 졸업한 지 30∼40년이 넘은 '시니어 멘토와 갓 졸업한 대학생 멘토를 고교 재학생 멘티와 하나로 맺어줘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고 고충을 들어주는 '좋은 형 만들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광주고 총동문회 오종남 회장이 지난 27일 열린 결연식에서 고교 후배들을 상대로 강연하고 있다. 2016.4.30 [광주고총동문회 제공]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 "요즘 고등학생들 의지하고 얘기할 만한 형이 없잖습니까. 같은 교정에서 성장한 형으로서 아이들의 하소연을 들어주는 것이 먼저 사회에 나간 동문 선배들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이죠."

광주고와 광주고총동문회가 졸업한 지 30∼40년이 넘은 '시니어 멘토와 갓 졸업한 대학생 멘토를 고교 재학생 멘티와 하나로 맺어줘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고 고충을 들어주는 '좋은 형 맺어주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고교를 갓 졸업하고 광주·전남지역의 대학에 진학한 동문과 서울과 광주 등지에서 활동하는 시니어 멘토가 후배 재학생들과 1년에 두세 차례 만나 '동네 형'처럼 고민을 들어주자는 취지다.

이런 아이디어를 구상해 실행에 옮긴 사람은 이 학교 오종남 총동문회장(국무총리 직속 새만금위원회 공동위원장).

오 회장은 30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학생들에게 인생에서 고난의 시기를 만나도 지나치게 좌절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지혜를 알려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긍정적 사고는 '모든 게 잘 될 거야'라고 낙관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살다 보면 뜻대로 되는 일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일도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자세라는 것이다.

시니어·대학생 선배와 재학생 연결…광주고동문 "좋은 형 될게" - 2

오 회장과 광주고총동문회는 이런 긍정적 자세를 고등학교에 재학하는 후배들에게 얘기해주기로 마음먹고 '좋은 형 되기' 장학사업을 최근 시작했다.

그 자신이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행정고시 17회에 합격해 통계청장과 국제통화기금(IMF) 이사(한국인 최초) 등을 역임하며 세속적 의미에서 '성공'을 거둔 인물이지만, 재학생 후배들에게 조언해주는 멘티들은 학교에서 가까운 광주와 전남지역의 대학생, 그리고 일반적인 '성공'을 거둔 동문보다는 인생의 스토리가 있는 동문 위주로 선정했다.

명문대를 졸업했거나 번듯한 지위에 있는 동문보다는 가까이에서 현실적으로 고민을 자주, 잘 들어줄 수 있고 자신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얘기를 솔직하게 해줄 수 있는 동문이 멘토로서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했다.

"지금 고등학생들에게 필요한 사람은 유명인사가 아니고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하지만 바른 생각을 갖고 보람있게 사는 사람들이에요."

시니어 멘토로 참가하겠다고 나선 동문은 30여 명으로 1인당 평균 100만 원씩을 선뜻 장학금으로 내놓았다. 지역에서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한 동문은 세 팀의 멘토-멘티 팀을 맡고 싶다며 300만원을 내놓기도 했다.

오 회장은 '장학'의 정의도 새로워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흔히 90점짜리 학생을 95점으로 만드는 것이 '장학'의 의미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60점 미만의 청소년을 60점 이상으로 만들어서 사회에 부담을 주지 않고 자기 몫을 제대로 하게 만드는 것이 더 의미 있는 장학사업이라는 것이다.

"나도 시골 촌놈이 처음 광주고로 유학갔을 때 잔뜩 주눅이 들었고, 친구에게 불려가 맞은 적도 있었어요. 그때 툭 털어놓고 고민을 들어줄 형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생각이 후배들을 위해 '좋은 형 만들어주기'라는 장학사업을 구상하게 된 계기가 됐네요."

동문회장이라는 일이 그저 소위 잘 나가는 사람이 장학금만 내놓으면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 총동문회장을 맡고 나서 새롭게 알게 됐다고 한다.

1월에 회장을 맡은 이후 서울과 광주를 오가며 후배들을 만나고 있다. 오 회장은 "학생들이 나이 든 동문 선배가 얘기하는 것에 세대 차를 느낄 수 있다는 것도 잘 안다"며 "주로 대학생 멘토가 재학생들의얘기를 들어주는 것을 뒤에서 돕는 역할을 하겠다. 다른 고교와 동문회에도 이런 모델이 널리 퍼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 회장은 지난해 11월 새만금위원회 민간위원장을 맡아 새만금이 새로운 성장엔진을 돌릴 신산업요충지가 될 수 있도록 투자 유치를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유니세프한국위원회 사무총장 시절 무보수로 활동했던 그는 새만금 위원장 취임후 수당, 법인카드, 업무추진비를 받지 않겠다고 선언하며 공직을 통해 얻은 지식과 경험을 사회에 갚는 기회로 삼고있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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