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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길 바쁜데…현대중공업 노사 '돈 공방'에 헛심

송고시간2016-04-30 07:10

'사내유보금·고연봉·사재출연' 놓고 티격태격

(울산=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 위기 극복에 갈 길 바쁜 현대중공업 노사가 '돈 공방'으로 헛심만 쓰고 있다.

최근 현대중공업 노사가 벌이는 돈과 관련한 공방은 사내유보금, 근로자 고연봉, 대주주의 사재출연 등 크게 3가지다.

사내유보금에 대해서는 일부 정치권과 노조가 회사를 공격하는 모양새다. 10조원이 넘는 사내유보금을 풀어 인력 감축을 막고, 일자리를 창출하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사내유보금이 어떤 용도인지 모르는 억지 주장"이라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회사는 사내 소식지에 '사내유보금 중 현금은 1조3천억원 뿐입니다'라는 글까지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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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는 이 글에서 '사내유보금은 곳간에 현금으로 쌓아놓고 필요할 때 꺼내쓰는 쌈짓돈이 아니다'며 '공장 증설, 부동산 등 회사 경영상 쓰이는 모든 돈을 포함한 개념으로 기업이 보유한 모든 자산에 (사내유보금이) 들어있다'고 설명했다.

또 '유보금 풀라는 것은 이미 투자한 자산을 처분해 다른 곳에 쓰라는 말로 얼토당토않은 주장'이라며 '우리 회사는 공시기준 사내유보금이 12조4천449억원이지만 이중 현금 보유액은 10.7%인 1조3천323억원"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금은 임직원 급여, 원자재 및 하도급대금 결제 등 정상적 회사 운영을 위해 쓰는 데 매월 평균 2조원 넘게 드니 현금이 모자라 금융권에서 빌려온다'고 강조했다.

회사 관계자는 "현금 유보금으로 한 달 먹고 살기도 버겁고, 근래 들어 회사 신용도가 떨어져 금융권에서 돈 빌리기도 쉽지 않다"며 "사내유보금이 문지르면 나오는 요술램프도 아닌데 유보금 왜 안 푸느냐는 주장이 나올 때마다 답답해 울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노조 관계자는 "사내유보금에 공장 시설과 부동산이 포함됐다는 사실을 안다"면서도 "공장 용지를 팔아서라도 노동자를 감원해서는 안 된다는 얘기"라고 맞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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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자 고연봉에 대해서는 회사의 할 말이 많다.

노조가 올해 임금과 단체협상을 앞두고 임금 9만6천712원(호봉승급분 포함 11만9천712원, 6.3% 인상)을 올려 달라는 요구안을 제출하자 회사는 "경영이 최악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너무 심한 요구"라며 발끈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평균 연봉은 7천826만원으로 조선업계 중 가장 높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각각 7천500만원, 7천100만원으로 집계됐다.

현대중공업 근로자 연봉은 일본 근로자들보다 많다. 2014년 사업보고서 기준 현대중공업이 7천527만원인데 반해 일본 미쓰비시중공업은 7천413만원, IHI중공업은 6천760만원, 가와사키중공업은 6천673만원이었다.

정규직은 7천만원이 넘는 연봉을 받지만, 비정규직은 체불에 시달리고 있다.

현대중공업 사내 협력업체는 300여 개, 근로자는 3만4천여 명으로 정규직 2만6천명보다 훨씬 많다.

고용노동부 울산지청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사내 협력사 20여 곳이 문을 닫았고, 근로자 2천600여 명의 임금 160억원이 체불됐다.

4대 보험조차 가입되지 못한 채 저임금에 어렵고 힘들고 위험한 일에 내몰리다 말 한마디 못하고 실직하는 비정규직 근로자가 속출하고 있다.

권오갑 사장은 "국제 경기 침체로 수주 가뭄 등 위기를 맞아 노사가 허리띠를 졸라매 위기 극복에 나서도 어려운 상황에서 임금을 올려달라는 노조의 요구안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대주주의 사재 출연 문제는 노조가 먼저 포문을 열었다.

노조는 지난 25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자의 희생만 요구하는 구조조정에는 동의할 수 없다"며 "정몽준 대주주가 사재를 출연하고 경영개선에 직접 나서라"고 촉구했다.

회사 측 관계자는 "대주주는 1989년 12월 사임한 뒤 27년째 전문 경영인에게 회사를 맡기고 일선에서 물러난 상황"이라며 "10.15%의 주식 지분만 보유하고 있는 데 이를 팔라는 것은 이치에 맞지않다"고 30일 반박했다.

lee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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