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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書香萬里> 면화 생산의 역사로 본 자본주의 불평등

송고시간2016-04-30 09:30

베커트 美하버드대 교수의 『면화의 제국 : 세계의 역사』

(뉴욕=연합뉴스) 김화영 특파원 = 미국서 출판된 지 2년이 가까워졌는데도 여전히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라 있는 책 '면화의 제국: 세계의 역사'. 저자인 스벤 베커트 하버드대 교수는 고대부터 귀하게 여겨진 면화 생산 역사를 자본주의의 형성에 접목시켜 불평등을 조명했다.

토마 피케티의 '21세기 자본'과 다른 점이라면 부(富)의 분배에 대한 수치와 통계보다는 농장주와 노예, 공장 사장과 노동자, 대영제국과 식민지들, 그리고 세계적인 유통기업과 개발도상국들 등 '갑과 을'의 관계를 주목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끊임없이 팽창해온 자본주의 기저의 문제점을 고민했다는 것은 두 저서 공통이다.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기존 자본주의 연구에서 중시되지 않았던 노예, 여성과 같은 약자가 이 책에서는 부각됐다고 평했다.

<書香萬里> 면화 생산의 역사로 본 자본주의 불평등 - 2

미국사를 강의하는 베커트 교수는 경제학과 역사학을 접목해 면화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시작은 16세기. 바다가 '망망대해'가 아닌 '고속도로'처럼 여겨지며 유럽 열강들의 식민지 개척이 시작된 시점이다.

베커트 교수는 면화가 자본주의 확장의 소재가 된데는 1764년 다축방적기, 1769년 수력방적기, 1779년 뮬 정방기 등의 발명품의 뒷받침이 있었다고 말했다.

1780년 방적업자들은 처음으로 기계 동력을 확보했고, 영국은 산업혁명의 길로 들어서게 됐다.

그러나 자본주의 역사를 만든 것은 이런 발명품이 아닌, 서양 제국의 힘이었다.

부를 축적하고 시장을 확보한 유럽의 열강들은 식민지에서 노예를 동원해 본격적으로 면화 공급에 나선다. 목화에서 씨를 빼내는 조면기가 발명된 1793년, 미국 남부의 영국의 면화 공급 기지로 변해 있었다.

1865년까지 면화 생산은 아프리카에서 건너온 노예의 손에 의존했다. 1793∼1808년 아프리카에서 미국으로 온 노예가 전체 미국 내 노예의 3분의 1에 달했다.

19세기 중반, 영국 맨체스터는 면직 방직업의 중심지로 부상했다. 영국의 방직공장에서도 미국의 면화농장 만큼이나 노동자가 동원됐으며 여성과 어린이가 다수였다.

19세기는 면화 농장이 '세계화' 된 시대였다. 미국 남부는 여전히 면화 생산의 중심지였지만 이집트, 인도, 브라질, 아프리카, 아시아에서도 면화가 생산되기 시작한 것이다.

미국 남부 면화는 계속 영국 맨체스터를 향했지만, 이때부터는 미국 북부 뉴잉글랜드 지방으로 수송되기도 했다. 면실을 짜던 뉴잉글랜드 공장의 여성들은 나중엔 이민자로 대체됐다.

19세기를 거치며 전 세계에 이렇게 수백만 명의 프롤레타리아 계급이 형성됐다.

오늘날에도 월마트, 카르푸 같은 대형 유통업체가 들어선 미국과 유럽 선진국의 수도에는 아시아와 중남미, 아프리카에서 온 노동자들이 차고 넘친다. 수 백년이 흘러도 닮은 꼴의 생산구조가 존재한다는게 베커트 교수의 주장이다.

빈티지 출판사, 640쪽.

quinte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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