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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물러가자 송홧가루 습격 '재채기 나는 봄날'

송고시간2016-04-30 07:00

알레르기성 콧물·기침 '건강 위협'…외출 겁나

중고차 매장, 세차비 부담에 울상…청소·세차업계 '특수'

(청주=연합뉴스) 이승민 기자 = 청주시 서원구에 사는 직장인 이모(30)씨는 봄철 이맘때면 매번 큰 곤욕을 치른다. '봄의 불청객' 송홧가루 때문이다.

미세먼지 물러가자 송홧가루 습격 '재채기 나는 봄날' - 2

알레르기성 비염이 있는 그는 송홧가루가 흩날릴 때 외출하면 여지없이 시작되는 재채기에 정신을 차릴 수 없다. 마스크도 소용없다.

재채기와 함께 끝없이 흘러내리는 콧물을 훔칠 때는 주위 사람들 보기도 민망하다.

이씨는 "심할 때면 코에 염증까지 생겨 병원 신세를 져야 하는데 그렇다고 집 안에만 있을 수도 없고 빨리 봄이 지나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소나무 꽃가루인 송홧가루는 전국을 뒤덮으며 기승을 부렸던 황사와 미세먼지만큼이나 우리 생활 곳곳에 피해를 준다.

이씨의 경우처럼 인체에 위협적인 존재이기도 하다.

충북대학교병원 알레르기내과 강민규 교수는 "꽃가루 알레르기가 있는지 모르고 감기에 걸렸다고 착각, 병을 키울 수 있다"며 "코막힘이 심하면 염증으로 진행될 수 있어 초기에 병원을 찾아 진료받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송홧가루는 생업에 직격탄이 되기도 한다.

청주시 서원구에서 4년째 중고차 매매단지를 운영하는 우모(42)씨는 매년 4∼5월이면 세차 비용 때문에 허리가 휜다.

청소인력 5명이 오전 6시부터 매매단지 내 1천500여대의 차를 수시로 청소하지만, 하늘을 뒤덮은 송홧가루를 이겨낼 재간이 없다.

우씨는 "얼마 전까지는 황사와 미세먼지와 전쟁을 치렀는데, 이번엔 송홧가루 때문에 죽을 지경"이라며 "돈은 돈대로 나가고 매일 되풀이되는 일상에 몸은 녹초가 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송홧가루 덕에 '반짝 특수'를 누리는 곳도 있다. 청소 대행업체나 세차장들은 매년 이맘 때면 몰려드는 일감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29일 청주 상당구 성안길의 한 숙박업소에서 청소 대행을 하는 신연자(58)씨는 진공청소기로 객실 창틀에 낀 송홧가루를 빨아들이느라 정신이 없었다.

이어 물걸레질과 먼지가 쉽게 쌓이지 않도록 왁스질까지 하느라 애를 먹었지만 신씨의 얼굴에서는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

신씨는 "하루 2∼4건씩 일감이 끊이질 않는다"며 "요즘 같으면 몸은 힘들어도 절로 흥이 난다"고 웃어 보였다.

청주시 서원구 산남동의 한 셀프세차장은 평일인데도 이날 오전부터 송홧가루를 닦아내려는 차량으로 북적였다.

주민 이모(60)씨는 "미세먼지와 송홧가루에 찌든 차를 세차하러 왔다"며 "하루, 이틀 뒤면 다시 송홧가루로 범벅이 돼 걱정"이라고 말했다.

흥덕구 지동동에서 세차장을 운영하는 이모(47)씨는 "송홧가루가 날리는 이맘때면 평소보다 손님이 2배가량 늘어난다"며 "송홧가루가 차량 내부에도 많이 끼어 손이 더 많이 가기 때문에 일은 더 고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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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go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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