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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물서 물 새는데"…반구대 모형실험 논란 속 연기(종합2보)

송고시간2016-04-27 20:39

포스코, 구조물 무단 철거…문화재청·울산시, 5월초 광주서 최종 실험

(광주=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투명판 네 개가 십자로 맞물린 부분이 보이세요? 판을 감싼 고무 재질의 개스킷이 완벽하게 밀착해야 물이 새지 않습니다. 지난해 12월에는 개스킷이 너무 딱딱해서 물이 샌 것 같습니다."

반구대 암각화 보존 대책으로 추진되고 있는 임시 물막이(카이네틱 댐)의 모형 설계 작업을 주도한 함인선 포스코A&C 수석기술고문은 지난 26일 경기도 광주 곤지암의 한 공장에서 기자와 만나 4개월 전 시행한 1차 모형실험의 실패 원인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함 고문은 "1차 실험과 마찬가지로 2차 실험도 개스킷 십자 접합부의 누수 여부를 파악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라면서 "투명판 주변의 구조물에서 물이 새지 않아야 정확한 실험을 할 수 있는데, 자꾸 물이 스며 나와 누수를 막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20분가량 진행된 사전 실험을 참관한 결과, 구조물의 볼트와 바닥 등 다섯 군데 이상에서 물이 흥건하게 고일 정도의 누수 현상이 발생했다. 이미 바닥 부위는 누수를 막기 위해 실리콘을 곳곳에 바른 상태였다.

이처럼 구조물에서 물이 새면 개스킷 접합부에 쏠려야 할 수압이 분산돼 정확한 실험 결과를 확보할 수 없다. 더군다나 반구대 암각화에 실제로 설치될 가변형 물막이는 투명판 160여개를 이어 붙여야 하기 때문에 정밀한 실험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구조물서 물 새는데"…반구대 모형실험 논란 속 연기(종합2보) - 2

실험 강행에 따른 논란이 일자 포스코 측은 이날 투명판이 있는 구조물을 무단으로 철거했고, 이에 따라 2차 모형실험은 연기됐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27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포스코와 구조물 제작 업체가 26일 밤 허락 없이 실외에 있던 모형을 해체했다"면서 "울산시가 포스코 측에 구조물을 원위치에 복귀시키라고 명령해 실험이 4∼5일 미뤄졌다"고 말했다.

5월 초에 열리는 2차 모형실험에는 14명으로 구성된 기술검증평가단이 참관하고, 평가단은 약 1주일 뒤 의견을 담은 보고서를 문화재청에 제출한다.

평가단에 포함된 조홍제 울산대 교수는 "개스킷 접합부에서 물이 새지 않더라도 구조물에서 누수가 일어나면 설치는 불가능하다"며 "투명판 4개로도 쩔쩔매고 있는데, 투명판 160개로 된 거대한 물막이를 울퉁불퉁한 반구대에 어떻게 밀착시킬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실제 물막이에는 실리콘을 사용할 수도 없다"고 지적한 뒤 "수문학을 전공한 사람이 보면 가변형 물막이는 근본적으로 추진해서는 안 되는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구조물 누수는 하루 이틀 사이에 해결될 문제가 아닌데, 포스코가 무리수를 둔 것 같다"며 "시간과 예산만 낭비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가변형 임시 물막이는 국무조정실과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재청, 울산시가 2013년 6월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면서 도입한 반구대 암각화 보존 방법으로, 암각화에서 16∼20m 떨어진 지점에 반원형으로 세우는 길이 55m, 너비 16∼18m, 높이 16m의 임시제방이다.

1965년 완공된 사연댐으로 인해 50여 년간 대곡천의 수위에 따라 물에 잠겼다가 외부에 노출되기를 반복한 암각화를 보호하기 위해 설치와 해체가 용이한 거대한 옹벽을 세운다는 계획이다.

가변형 물막이는 지난해 완공될 예정이었으나, 2015년 3월 기술검증평가단 회의에서 모형실험과 외부에서의 기술 검증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설치 일정이 순연됐다.

학계 관계자는 "설령 2차 모형실험이 성공해도 가변형 임시 물막이 설치까지는 수많은 고비를 넘겨야 한다"며 "정부는 하루빨리 물막이 설치에 대한 미련을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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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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