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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검색·영화 겨울왕국에 기여한 그 학문…산업수학

송고시간2016-04-27 17:00

산업계 문제의 해법, 수학에서 찾는 자리 정례화

기업과 진행한 프로젝트로 논문 쓰는 박사과정도 신설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 #1. 세계적 정보기술(IT) 기업인 구글의 창업자 중 한 명인 세르게이 브린은 수학 천재였다. 대학에서도 수학과 컴퓨터공학을 전공했다.

그는 세계 최대의 검색엔진이 된 구글의 개발 과정에서 래리 페이지가 고민하던 수학적 문제를 해결해 구글의 산파가 됐다.

페이지는 무질서한 검색 결과를 중요한 순서대로 보여주기 위해 특정 웹페이지에 연결된 링크의 숫자로 중요도를 매기자는 아이디어를 갖고 있었는데 이를 위해서는 까다로운 수학 문제를 풀어야 했다.

#2. 2008년 미국 스탠퍼드대 수학과 학과장이었던 군나 칼슨 교수는 제자들과 소프트업체 '아야스디'를 설립했다. 아야스디는 수학과 기계학습을 활용해 방대하고 다차원적인 데이터에서 정확한 분석을 짚어내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아야스디 소프트웨어의 활용 범위는 의학적 처방에서부터 사기 적발, 유정(油井)·가스정 탐사, 약품 개발, 질병 연구 등에 이르기까지 폭넓다.

미국 식품의약청(FDA), 미국 질병통제센터(CDC), 제너럴일렉트릭(GE), 씨티그룹 등이 아야스디의 주요 고객이다.

#3. 2013년 개봉해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에 등장하는 눈보라 장면에는 등위집합이란 수학이론이 적용됐다.

이를 통해 좀 더 자연스럽고 현실감 있는 눈보라의 움직임을 표현할 수 있었다.

오늘날 수학은 연구실을 벗어나 산업 현장의 곳곳에서 해결사로 맹활약하고 있다. 바로 '산업수학'이다.

국내 수학계의 풍경은 다르다. 수학 박사의 1.8%만 산업체로 진출할 뿐 나머지는 교수나 연구자로 남는다. 특히 수학 박사의 3분의 1은 졸업 후 진로가 파악조차 되지 않는다. 사교육 시장에 진출한 것으로 추정될 뿐이다. SCI급 논문 등을 기준으로 판단한 국내 수학계의 외형(세계 11위권)에는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다. 정부가 산업수학 육성방안을 마련한 배경이다.

육성방안은 크게 ▲ 산업수학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 발굴 ▲ 산업수학으로 문제 해결 ▲ 산업수학 인재 양성 및 산업화를 3대 분야로 설정하고, 세부 과제로 9가지를 마련했다.

먼저 문제 발굴을 위해 산·학·연 상시 라운드테이블을 만들기로 했다. 기업이 안고 있는 문제 중 수학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찾아낸다는 것이다.

또 범죄 예방, 의료서비스, 교통, 기후·재난 예측 등 공공 분야와 인공지능(AI), 바이오,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 산업경쟁력 관점에서 시급한 전략기술 분야에서도 문제를 발굴한다.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산업수학 문제 해결 워크숍'을 월 1회 운영하기로 했다. 이 워크숍은 기업이 당면한 문제를 산·학·연 전문가들이 모여 수학적 해법을 제시하는 자리다.

참여기업들이 십시일반으로 내는 수수료로 '산업수학기금'을 만들어 워크숍 운영, 전문인력 양성에도 쓴다.

국가적 문제 해결을 위한 연구과제에도 활용할 계획이다. 공공 분야 정책·방안의 실증이나 전략기술의 상용화 등에서 수학적 해법을 찾을 수 있는지 검증한다는 것이다.

또 산업·응용수학의 거점 연구기관을 정해 국가적으로 시의성 있는 연구, 산업 분야에 대한 수학 교육서비스도 제공하기로 했다.

대학에는 '산업수학센터'(IMC)가 지정·운영된다. 산업수학의 활성화를 위한 마중물 성격으로 이미 추진 중인 '산업수학 점화 프로그램'에서 우수한 성과를 낸 대학에 대해 AI·금융·바이오·에너지 등 강점 분야별로 특화해 지원한다는 것이다.

끝으로 인재 양성과 산업화 분야에서는 IMC를 중심으로 수학에 공학과 산업까지 섭렵한 융합형 산업수학 인재를 양성하기로 했다. 산업체에 진출하거나 스타트업을 창업할 수학 분야 인적 자원을 기른다는 것이다.

기업과 함께 진행한 산업수학 프로젝트를 바탕으로 논문을 쓰고 관련 기업에 취업하는 박사과정, 프로젝트 결과 보고서로 논문을 대체하는 산업수학 전문석사(PSM) 등을 신설하기로 했다.

또 IMC를 중심으로 대학 내에 수학적 솔루션을 제공하거나 수학에 기반을 둔 종합 컨설팅을 해주는 기업이 창업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초·중등 수학에 산업수학의 가치와 실생활 속 수학의 쓰임새를 소개하는 내용을 반영하기로 했다.

대한수학회 관계자는 "수학이 산업 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수학의 지평을 넓힐 수 있을 뿐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큰 이익"이라고 반겼다.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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