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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열 "하나의 가치가 지배하는 시대는 불행"

송고시간2016-04-27 16:07

정부세종청사 북콘서트…"세상이 단성음악 원해 글 못쓴다"

(세종=연합뉴스) 김영만 기자 =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의 작가 이문열(67) 씨는 27일 "어떤 시대든 하나의 가치가 지배하는 시대는 대단히 불행한 시대"라고 비판했다.

이 씨는 이날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대강당에서 열린 '이문열의 문학인생' 북콘서트에서 "수평적 가치관의 우리 사회가 권위주의 정권 말기인 1980년대 이후 민주화의 공동선 아래 수직적인 형태로 바뀌어 버렸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민주화가 사회에 공헌하긴 했지만, 30년이 지난 지금 많은 것이 그들(민주화 운동을 했던 사람)의 생각대로 만들어졌는데도 불구하고 아직도 그런 가치가 지배한다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문열 "하나의 가치가 지배하는 시대는 불행" - 2

이어 "하나의 가치가 제일 위에 있으면서 다른 가치들에 봉사하게 하거나 복종하게 해선 안 된다"며 "모든 가치는 수평적이고 동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씨는 또 "내 문학과 인생에서 고심하는 건 문학을 어디에 두느냐하는 가치관의 문제"라며 "어느 시대든 하나의 목소리가 있었던 시대는 없었다고 생각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1980년대를 음악으로 표현하면 한 목소리를 여럿이 같이 노래부르는 단성 음악의 제창이 아니고 소위 대위법으로 여러개의 멜로디가 각계 층위에 따라 이쪽에서는 민주화 노래가 나오고 다른 쪽에서는 산업화의 노래가 나오고 세계화의 변화도 섞인 복합적인 형태"라고 설명했다.

1980년대를 소재로 이런 대위법적으로 시대의 최고 가치 등의 얘기를 담아 소설을 쓰고 싶지만 세상이 이를 받아들일 마음이 없고 단성 음악을 원하는 것 같아 1년 넘게 글을 못 쓰고 있다고 그는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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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인터넷·디지털 시대와 관련해 이 씨는 "편리하고 빠르고 무한한 정보를 제공하는 좋은 점도 있지만 그에 못지 않게 걱정스럽고 위험스러우며 나쁜 것들도 있어 당황스럽다"고 견해를 밝혔다.

그는 "제3의 물결인 통신·정보 혁명과 이 시대 문화의 접점을 찾는 게 가장 어려운 일"이라며 "1995년 쯤 대중화된 인터넷 시대가 20~30년, 길게봐서 50년이 지나면 좋은 쪽으로 진화할 것으로 생각했는데, 현재 개선은 커녕 더 나빠져 굉장히 당황스럽다"고 덧붙였다.

ym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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