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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총기보유 확 바꾼 '포트 아서 학살극' 20주년

송고시간2016-04-27 14:49

20대 총기난사로 35명 사망…총기규제 전기에 미국도 관심

(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 호주의 총기 보유 역사를 획기적으로 바꿔놓으며 총기로 인한 대량 인명 살상을 막는데 전환점이 된 '포트 아서(Port Arthur) 학살' 사건이 28일로 발생 20주년을 맞는다.

학살극이 벌어진 호주 남부 태즈메이니아의 유명 휴양지 포트 아서를 비롯해 태즈메이니아 주도 호바트의 세인트 데이비스 성당 등에서는 이날 추모식이 열린다. 또 올해 말 촬영 개시를 목표로 학살극과 관련한 영화화도 추진되고 있다.

포트 아서에서는 1996년 4월 28일 반자동 소총 2정 등으로 무장한 28살 청년 마틴 브라이언트가 관광객 등에게 무차별적으로 총기를 난사해 35명이 숨지고 18명이 크게 다쳤다.

브라이언트는 평온한 일요일 한낮에 게스트하우스와 카페, 기념품 가게, 주차장 등 곳곳을 누비며 닥치는 대로 살해했으며 인질 1명을 잡고 다음 날까지 18시간 동안 인질극을 벌이다 체포됐다.

조현병(정신분열증) 판정을 받은 브라이언트의 학살극은 호주 역사상 단독 범행에 의한 최악의 총기난사 사건으로 기록됐다.

하지만 이 사건은 호주 총기 규제에 극적인 전환점이 됐고, 총기 참사가 끊이지 않는 미국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 등 총기 규제 찬성파에 의해 종종 언급되고 있다.

사건 발생 12일 만에 당시 보수 연립정부의 존 하워드 총리는 "미국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며 전국적인 총기법 개혁안을 발표하는 등 신속한 행동에 나섰다.

당시 취임 6주에 불과했던 하워드 전 총리는 26일 일간 시드니모닝헤럴드에 "워낙 엄청난 사건이었기 때문에 뭔가 중요한 일을 해야만 할 것으로 생각했으며, 즉시 (재발 방지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초점을 뒀다"라고 회고했다.

하워드 당시 총리는 사건 직후 각 주와 준주(準州) 정부의 동의를 얻어 대량 살상을 막는 방안을 내놓았다.

자동 및 반자동 총기류의 판매와 수입을 금지했고, 전국에서 약 70만정의 총기를 국민에게 되사들여 폐기했다. 또 총기 소유 면허는 강화됐으며, 전국적으로 단일 기준에 따른 총기 등록 조치도 마련됐다.

호주 개척 역사를 통해 총기 보유를 당연시하던 많은 호주인은 '미친 사람 한 명 때문에' 자신들의 권리가 제한을 받는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수만명이 총기 개혁법안에 반대하는 시위를 잇따라 벌였고 특히 농촌지역 주민들의 저항은 거셌다.

하워드는 살해 위협까지 받았지만, 이 사건을 계기로 극적인 전기를 마련해야 한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하워드 전 총리는 "5명 이상의 피해자가 발생한 총기 사건은 총기 개혁법 도입 이전에는 13건이었지만, 그 이후에는 전무하다"며 총기 규제가 젊은층 남성들의 자살에도 크게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총기 개혁법은 하워드 정부의 주요 치적 중 하나가 됐고, 미국 내 일부에서는 총기 규제와 관련한 호주 모델을 주목하고 있다.

하워드 전 총리는 총기 개혁법 도입과 관련, "정부가 엄청난 사건을 이용해 주요한 변화를 가져온 사례로, 나는 이 점이 매우 자랑스럽다"라고 시드니모닝헤럴드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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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l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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