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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 집단소송 나선다…소멸시효 쟁점될듯(종합)

송고시간2016-04-26 23:04

정부 및 제조·판매업체 상대…1인당 최대 5천만원 청구상당수 피해자 시효 지났거나 임박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이 정부와 제조·판매업체를 상대로 '집단 소송'을 제기한다. 제조사가 검찰 수사 대상에 오른 만큼 과거 산발적으로 진행된 민사소송과 다른 결과가 나올지 주목된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가족 모임(가피모)은 26일 서초동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자들을 모집해 올해 5월30일 1차 집단소송을 낼 것"이라고 밝혔다.

소송을 대리하는 민변 환경보건위원회는 1차로 올해 5월9일까지 원고를 모집할 계획이며, 현재 74명이 참가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청구 금액은 피해 정도에 따라 1인당 3천만∼5천만원 사이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최재홍 민변 환경보건위원장은 "제조사의 공식 사과와 충분한 개별 피해보상을 받아내고 피해기금을 조성하기 위해 집단소송의 대리를 맡게 됐다"고 말했다.

강찬호 가피모 대표는 "검찰 수사와 맞물려 옥시(제조사)의 많은 문제가 드러나며 상황이 달라졌다"고 소송 제기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피해자 4명은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냈지만 국가의 책임을 인정할 근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1심에서 패소한 바 있다.

재판이 시작되면 소멸시효가 주된 쟁점이 될 전망이다. 민사소송에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권은 피해자가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 불법행위를 한 날로부터 10년 안에 행사해야 인정받을 수 있는데 많은 피해자들의 경우 소멸시효가 임박했거나 지났기 때문이다.

민변 환경보건위는 "문제가 된 제품들은 1994년 판매가 시작됐고 17년이 지난 2011년에 처음 문제가 알려졌으며 2014년에야 1차 판정이 나왔다"며 "피해자들이 원인을 알게 된 시점에 이미 시효가 지난 경우가 많은데 재판을 통해 이들을 구제할 방법을 찾아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피해자들은 의학 및 환경보건학, 독성학, 사회학 등 전문가들이 참가하는 전문위원회에 가습기 살균제 관련 연구를 의뢰할 방침이다. 가습기 살균제가 어떤 질환을 일으키는지, 피해자와 사망자 유족의 건강상태는 어떤지 등을 연구할 예정이다.

환경보건시민센터 안에 구성된 전문가위원회는 의학 분야에 백도명 서울대 교수와 임종한 인하대 교수, 환경보건학 분야에 박동욱 방송통신대 교수가 참여하고 있다.

이 밖에 피해자들은 변호사 선임료를 비롯한 소송 비용은 당장 부담하지 않고 향후 조성할 피해기금에서 부담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각자 인지대와 감정료, 진행비 등 실비만 내면 소송에 참여할 수 있다.

한편 피해자들은 이날 제조사 책임자들에게 살인 혐의를 적용하라고 요구했다.

강 대표는 이날 오전 신현우(68) 전 옥시 대표이사가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검찰에 소환된 것을 언급하며 "과실치사로 처벌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가 나와 유감스럽다"며 "살인죄를 적용할 수 있는 단서를 검찰이 찾아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 다른 피해자 양모씨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신 대표를) 기소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제품 유해성을) 모르고도 어떻게 유해성 조사 결과 등을 5년 동안 치밀하게 은폐·조작할 수 있나"라고 반문했다.

신 대표는 이날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며 "제품 유해성을 사전에 몰랐다"고 해명했다. 혐의를 인정하는지에 대해서는 "검찰에서 정확하게 밝히겠다"며 말을 아꼈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 집단소송 나선다…소멸시효 쟁점될듯(종합) - 2

jae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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