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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항공사의 '갑질'…'억울한' 승객 기내 축출 잇따라

송고시간2016-04-25 06:36

항공사들 9ㆍ11 테러 이후 기내 안전조치 권한 강화

기내 서비스보다 승객 감시 치중…언어ㆍ복장까지 간섭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종우 특파원 = 미국 항공사들이 '위험한' 승객을 비행기에서 강제로 내리도록 하는 안전조치 권한을 남용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에 따르면 항공사의 기내 안전 조치 권한은 항공사와 승객 간 운송계약(Contract of carriage)에 명시돼있으며, 2001년 9·11 테러 이후 대폭 강화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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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항공사 승무원들이 기내 서비스보다는 잠재적 위험 승객을 색출해내는데 치중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지난 6일 이라크 출신 무슬림 대학생이 기내에서 아랍어를 사용했다는 이유로 기내에서 강제 축출돼 경찰과 연방수사국(FBI) 조사를 받은 사건이 대표적 사례다.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 버클리) 4학년인 카이룰딘 마크주미(26)는 LA공항에서 오클랜드발(發) 사우스웨스트 항공에 탑승했다가 이라크에 사는 삼촌에게 전화를 걸어 아랍어로 대화했다가 강제 하기(下機)됐다.

앞좌석 승객이 그를 테러리스트로 의심해 항공사 승무원들에게 알렸고, 승무원들은 즉시 경찰에 신고했다. 하지만 마크주미는 FBI까지 동원된 조사에서 무혐의로 풀려났다.

사우스웨스트 항공 측은 "승객의 안전이 최우선이며 승무원들이 안전 위협이 있다고 판단되면 현장에서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훈련돼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가 마크주미를 기내에서 축출한 것은 그가 사용한 언어 때문이 아니라 대화 내용"이라며 "그의 전화 통화 내용에서 테러리스트 조직의 이름이 언급됐다는 제보가 있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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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에는 제트블루 항공에 탑승했던 무슬림 여성 2명이 승무원들을 응시했다는 이유로 기내에서 쫓겨나기도 했다. 항공사 측은 이 여성들이 승무원을 계속 쳐다봤다는 기내 감시화면을 증거로 내세웠다.

앞서 2011년에는 록밴드 그랜데이의 보컬 빌리 조 암스트롱은 배기바지 때문에 사우스웨스트 항공기에서 강제 축출됐다. 배기바지를 추켜 입으라는 승무원의 지시를 거부하고 욕설을 했다는 게 강제로 기내에서 쫓겨난 사유다.

이 같은 항공사의 기내 안전 조치 권한 남용은 모호한 운송계약에서 비롯된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운송계약에 명시된 금지된 승객 행위가 매우 모호하고 자의적으로 해석될 소지가 크다는 것이다.

실제로 운송계약에 적시된 금지된 승객 행위를 지칭하는 용어는 '무질서한'(disorderly), '공격적인'(offensive), '폭력적인'(abusive), '위협적인'(intimidating) 등이다.

사우스웨스트 항공은 41쪽에 이르는 운송계약을 여러 차례 개정하면서 기내 안전 조치 권한을 강화해왔다. 최근 개정된 것은 지난 2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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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ng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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