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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지진 더딘 복구…1년간 피해가구 0.1%만 재건비 지원

송고시간2016-04-24 19:56

(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네팔 신두팔촉 지역 불불레 마을에 사는 히라 바하두르 슈레스타는 이달 초 두 형제와 함께 지난해 지진으로 무너진 집을 새로 짓기 시작했다.

그동안 정부의 지원을 기다렸지만 언제 정부 지원금이 나올지 몰라 스스로 건설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돌과 진흙으로 건물 벽을 세웠더니 정부 측 기술자들이 와서 공사를 만류했다. 이렇게 지으면 다시 지진이 나면 또 무너진다는 이유에서였다.

슈레스타는 "지난 1년 동안 아무런 도움도 받지 못하고 장마철과 겨울을 지붕도 없이 노숙하며 났다"면서 "우리가 짓는 집이 안전하지 않다는 것은 알지만 또다시 장마철을 이렇게 보내야 하나"고 탄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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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현지 일간 카트만두포스트가 전한 슈레스타의 사연은 8천800여명의 목숨을 앗아간 네팔 대지진이 25일로 꼭 1년이 되지만 전혀 진척이 없는 정부의 복구 활동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네팔 정부는 지진 피해 복구작업을 총괄하기 위해 지난해 9월 국가재건국(NRA)을 출범했다.

하지만 외국이 약속한 지원금 41억 달러(약 4조6천900억원)의 사용처를 놓고 정당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NRA는 재건사업에 바로 착수하지 못했다.

NRA는 올해 1월 일부 사업비를 확정해 재건사업 시작을 선포했지만 지금까지 각 지역의 피해 내용만 조사했을 뿐이다. 이마저도 조사를 마치려면 시일이 더 걸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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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NRA로부터 주택재건자금 20만 네팔루피(약 215만원)를 받은 가구는 지진으로 집을 잃은 77만 가구 가운데 700여 가구로 0.1%에 불과하다고 카트만두포스트는 지적했다.

NRA가 추진하는 통합 정착지 개발이나 사회경제적 통합 프로그램은 착수도 못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에서는 지진 이후 각 지방관청이 일차적으로 피해조사를 했는데 NRA가 또다시 피해조사를 하면서 절차만 지연시켰다고 비판했다.

보즈라지 포카렐 전 내무차관은 "지진에서 안정화된 이후 바로 피해조사를 마쳤어야 했다"면서 "지금처럼 조사에만 많은 시간을 끄는 것은 복구 절차를 복잡하게 할 뿐 아니라 절차의 신뢰성에 의문을 일으키게 한다"고 비판했다.

NRA에 잠시 몸담았던 고빈드 라지 포크렐 전 국가계획위원회 부위원장도 "모든 조사가 완료될 때까지 재건 작업을 미루지 말고 조사와 재건을 동시에 진행했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NRA를 운영하고 피해조사를 하는 데에만도 상당한 구호금이 사용됐다는 비판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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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 프라사드 타필리아 NRA 대변인은 지금까지 사용한 구호금을 정확히 밝힐 수 없다면서도 "피해조사에 많은 자원을 사용했다"고 인정했다.

정부의 지원이 늦어지다 보니 일부 피해 주민들은 스스로 주택 재건축에 나섰다. 지금까지 전국에서 3만1천여채가 정부 지원 없이 지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트레킹 가이드로 일하는 고빈다 티미시나는 섣부르게 주택 재건에 나섰다가는 정부 지원에서 배제될 수도 있을 것 같다며 "정부 방침이 이랬다저랬다 하니까 어쩌지 못하고 있다"고 AFP 통신에 말했다.

실제로 정부는 내진 설계를 반영한 집을 지어야 지원금을 줄 수 있다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카트만두 외곽 박타푸르의 텐트에서 1년째 세 자녀와 함께 사는 락스미 니아피트는 "정부는 죽은 사람을 추모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먼저 산 사람들을 도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지금까지 정부로부터 받은 것은 1만5천루피 정도의 긴급구호금뿐이었다면서 "정부가 우릴 신경 썼다면 지진 1년이 지나도록 이렇게 살고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ra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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