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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 뛰어넘은 세계시민교육…지구촌의 희망"

송고시간2016-04-25 07:00

첫 연임 기록 세운 정우탁 유네스코 아태교육원장 인터뷰

"핵심은 공동체 의식…글로벌 네트워크 구축해야"

유네스코 아태교육원 정우탁 원장
유네스코 아태교육원 정우탁 원장

(서울=연합뉴스)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 국제이해교육원 정우탁 원장이 21일 서울 구로구 아태교육원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6.4.25 [유네스코 아태교육원 제공]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지난 21일 서울 구로구 신도림역 인근에 위치한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 국제이해교육원 건물은 오후 내내 분주했다.

각 사무실을 차지한 사람들의 국적도 제각각이었다.

대강당에서는 한국에서의 파견 수업을 앞둔 베트남과 몽골 교사들의 오리엔테이션이 한창이었고, 또 다른 회의실에서는 우간다·콜롬비아·몽골·캄보디아에서 온 교육 전문가들이 세계시민 교육 커리큘럼을 만들기 위한 회의를 하고 있었다.

건물 안을 바삐 돌아다니던 정우탁(60) 원장은 "올해 사업이 크게 늘어 1년 내내 이럴 것 같다"며 밝게 웃었다.

대한민국 정부와 유네스코 본부 간 협정에 따라 2000년 설립된 유네스코 아태교육원은 최근 글로벌 교육의 화두인 세계시민교육을 주도하고 있다.

세계시민교육은 상호 이해와 협력을 통해 지구촌 문제를 함께 해결하자는 취지에 바탕을 둔다. 동등한 입장에서 다른 문화를 이해하고 소통 능력과 비판적 사고력 등 문제 해결 능력을 기르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세계시민교육이 글로벌 의제로 부상한 데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힘이 컸다.

"아시아 교육 현장 경험하고 왔어요"
"아시아 교육 현장 경험하고 왔어요"

(서울=연합뉴스) 지난해 12월 서울 강남구 르네상스호텔에서 열린 '다문화가정 대상국가와의 교사교류사업' 성과 보고회에서는 아시아 국가에 파견됐던 한국인 교사들이 특별공연 후 인사를 하고 있다.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 국제이해교육원은 교육부의 지원을 받아 2012년부터 다문화가정 대상국가로 한국인 교사를 파견하고, 대상국의 교사를 국내로 초청하는 교류 사업을 펼쳐왔다. 2015.12.11 << 유네스코 아태교육원 제공 >>
photo@yna.co.kr

반 총장은 2012년 '글로벌 교육우선구상'(GEFI)을 제안하면서 세계시민교육을 3대 우선순위에 넣었다.

이후 세계시민교육은 지난해 5월 인천에서 열린 유네스코 '세계교육포럼'에서 2030년까지의 글로벌 교육 목표로 선정됐다.

정 원장은 "세계시민교육은 우리나라가 주도한 최초의 보편적 글로벌 의제"라며 "한국이 세계에 기여할 수 있는 큰 기회"라고 의미를 설명했다.

"세계시민교육의 핵심은 세계가 하나의 지구촌이라는 소속감입니다. 경제난부터 이상기후와 난민까지 세계의 모든 문제가 얽혀 있습니다. 우리가 서로 엮여 있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면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힘듭니다. 하지만 문제 해결을 강대국이 주도하면 제국주의적으로 여겨질 수 있습니다. 저개발국가는 글로벌 문제를 해결할 여력이 없습니다. 그래서 한국이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정 원장 역시 세계시민교육 확산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아태교육원 역사상 최초로 연임에 성공했다.

30년 동안 유네스코 한국위원회에 몸담아온 그는 2012년 12월부터 3년간 아태교육원 4대 원장을 지낸 뒤 올해 2월 말 5대 원장으로 새로운 임기를 시작했다.

정 원장은 "운이 좋았다"며 "4년 전 아태교육원에 처음 부임할 때 취임사에서 세계시민교육을 글로벌 어젠다로 만들겠다고 얘기했는데 현실이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유네스코 아태교육원은 세계시민교육 교재와 커리큘럼을 개발하고, 교육부와 함께 교육 현장에 세계시민교육을 전파할 선도교사를 양성하고 있다.

'세계시민교육 이끈다' 중앙선도교사 위촉
'세계시민교육 이끈다' 중앙선도교사 위촉

(서울=연합뉴스) 지난 19일 서울 구로구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 국제이해교육원에서 '제2기 세계시민교육 중앙선도교사' 위촉 및 발대식이 열렸다. 전국 17개 시·도에서 선발된 초·중등교사 64명이 이날 선도교사로 위촉됐다. 2016.2.23 << 유네스코 아태교육원 제공 >>
photo@yna.co.kr

2012년부터는 국제 교사 교류사업도 펼치고 있다. 주로 다문화가정 모국과 사업을 진행했지만 점차 유럽 등 다른 지역으로 확대하고 있다.

정 원장은 "교사가 글로벌 마인드를 갖는 게 중요하다"며 "단기 연수를 활용하는 것 말고도 교육대학원이나 사범대학교에 관련 전공을 개설할 수 있도록 재정적으로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유네스코 아태교육원은 올해 유네스코 본부와 함께 세계시민교육을 위한 중장기 로드맵을 만들 계획이다. 지역에 맞는 커리큘럼을 개발해 각국에 확산한다는 방침이다.

10월에는 세계시민교육을 위한 글로벌 네트워크 회의를 준비하고 있다. 각 나라의 정부·기관·시민단체의 협력이 중요한 만큼 글로벌 파트너십을 맺기 위해서다.

정 원장은 유엔과 함께 세계시민교육 10년 로드맵을 만드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

"최근 유네스코 파리 본부에 가보니 빈발하는 테러 때문에 폭력적 극단주의를 예방하는 것이 화제였습니다. 관련한 교사 지침까지 만들었더라고요. 우리는 세계시민교육의 틀 안에서 폭력적 극단주의 예방을 함께 끌고 갈 생각입니다. 지금 잘 대처하지 않으면 우리나라도 유럽과 같은 사태를 겪을 수 있습니다."

그는 "일선에서 이뤄지는 다문화 교육은 결혼이주여성에게 한국의 문화를 받아들이고 이해하라고 하지만, 정작 배우자나 시댁은 이주여성의 모국을 알려고 하지 않는다"면서 "인종·종교·빈부 격차를 떠나 인류가 한 공동체라는 것을 인식시키는 것이 세계시민교육"이라고 강조했다.

"세계가 글로벌화하는데 교육이 여전히 국가의 틀 안에 있는 건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변화하는 세계에 맞춰 가야죠. 학생들이 글로벌 마인드를 갖고 다양한 문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합니다. 한국인의 정체성뿐 아니라 세계시민이라는 정체성도 지니도록 해야 합니다."

okk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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