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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미셔너도 경기위원장도 없는 KLPGA…경기 운영 '삐걱'

송고시간2016-04-18 11:34

(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는 최근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커미셔너도 경기위원장도 없는 KLPGA…경기 운영 '삐걱' - 2

총상금은 200억원을 넘었고 대회는 추운 겨울을 빼면 사실상 매주 열린다.

KLPGA투어 상위권 선수는 수입이나 인기에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나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에 뒤지지 않는다.

그러나 짧은 시간에 빠르게 불어난 투어의 몸집을 질적 성장이 따라가지 못한다는 우려가 없지 않다.

17일 경기도 안산 대부도 아일랜드 골프장에서 열린 삼천리 투게더 오픈 연장전에서 김지영(20·올포유)이 박성현(23·넵스)의 볼마크를 집어올리는 돌발 행동이 나왔을 때 KLPGA 투어의 어설픈 대응은 이런 우려가 현실이 된 경우다.

현장에 있던 갤러리 뿐 아니라 TV로 경기를 지켜보던 수많은 팬은 이런 상황에 대한 명확한 설명을 전혀 듣지 못했다.

논란은 하루가 지난 뒤까지 가라앉지 않았다.

경기위원이 그린을 벗어난 박성현을 다시 그린으로 되돌려보내 홀아웃하도록 한 어색한 상황이 연출됐지만, 경기위원회는 어떤 규정에 따라 다시 홀아웃하도록 했다는 안내는 하지 않았다.

박성현과 김지영도 명확한 규정 설명을 듣지 못했다. 그냥 '이게 매치플레이가 아니다'라는 말 한마디뿐이었다.

보도진이 KLPGA투어에 관련 규정 설명을 요구했지만 이미 현장을 떠난 사무국장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

경기위원들 역시 짐을 꾸려 귀갓길에 오른 지 오래였다. 입사한 지 6개월 된 직원 혼자서 이리저리 전화를 돌리느라 분주했다.

KLPGA투어는 현재 투어를 총괄하는 커미셔너가 없다. 지난 1월 당시 구자용 회장이 연임을 않겠다며 사임한 뒤 후임을 뽑지 못했다.

경기위원장도 공석이다. 전임 정창기 위원장이 임기 만료로 물러난 뒤 신임 경기위원장 선임이 계속 미뤄졌다.

KLPGA투어는 커미셔너와 경기위원장 없이 벌써 4차례 대회를 치렀다.

투어 프로 1호 강춘자 수석 부회장이 커미셔너 직무를 대행하고 있고 전임인 경기팀장이 경기위원장을 대신하고 있어서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지만 수장 없는 투어 사무국과 경기위원회가 매끄럽게 돌아갈 턱이 없다.

벌써 늑장 플레이가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는 지적이 쏟아진다. 롯데마트 여자오픈과 삼천리 투게더 오픈은 악천후 탓에 경기 진행에 차질을 빚었다. 하지만 악천후도 악천후지만 눈에 띄게 선수들 플레이가 느려졌다.

늑장 플레이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를 비롯한 모든 프로 골프 투어에서 척결 순위 첫번째 항목이다.

KLPGA투어 경기위원회도 신속한 경기 진행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웠다. 전인지(22·하이트진로)같은 스타 선수에게도 늑장 플레이 벌타를 부과하는데 주저가 없었다. 선수들은 경기위원의 그림자만 봐도 뛰어다녔다.

수장이 없는 경기위원회가 책임을 질만 한 과감한 결정을 내릴 리 없다는 걸 아는 선수들이 경기위원 눈치를 보지 않는다는 해석이 나온다.

날씨가 나빠지면 원활한 경기 진행을 위해 코스 난이도를 조정하는 경기위원회의 역할도 전과 달리 위축됐다는 말이 나돌았다.

강풍이 불어 선수들의 악전고투가 예상된 삼천리 투게더 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첫 팀은 예정대로 출발했지만, 챔피언조 박성현과 김지영은 예정보다 45분 늦게 티오프했다. 앞에서 진행이 더뎌 계속 밀렸기 때문이다.

선수들은 바람이 이렇게 심하게 부는데 핀 위치는 어렵게 꽂혀 있어 도저히 제시간에 홀아웃하기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KLPGA투어는 올해부터 세계화를 내세운다. 미국, 일본과 함께 세계 3대 투어라고 자랑하면서 동남아시아와 중국으로 무대를 넓힌다는 야심 찬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커미셔너와 경기위원장도 없이 투어 대회를 강행하는 실력으로 추진하는 세계화는 위험하다.

kh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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