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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공포로 기업활동 얼어붙어…"고용·투자 미룬다"< FT>

송고시간2016-04-18 11:04

"유럽연합 보통사람들 일자리에도 타격 줄 듯"<WSJ>

(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 결과의 불확실성이 기업 활동을 얼어붙게 하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17일 보도했다.

기업들이 브렉시트(영국의 EU탈퇴)를 우려해 투자와 고용을 망설이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지난달 금융업계 고용이 전년 동기 대비 21%나 감소한 점에서 보듯이 이런 흐름은 경제지표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영국 전체로 보면 부동산 가격은 사상 최고 수준이지만 전통적으로 외국인 부호들이 몰리던 런던의 고가 부동산 시장은 브렉시트 영향으로 둔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세계적인 석유 중개업체인 비톨의 이언 테일러 CEO(최고경영자)는 기업들의 활동이 보류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주장하면서 "통계를 보라. 벌써부터 대단히 심각하게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의 통신대기업인 BT의 회장인 마이크 레이크경(卿)도 재계 지도자들에게는 실제로 브렉시트에 대한 우려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370개 유럽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서베이에서도 브렉시트에 대한 우려는 확연했다. 5분의 1을 넘는 기업이 브렉시트 가능성이 투자 의욕을 꺾고 있다고 말했고 특히 독일 기업의 비관적인 시각이 뚜렷했다는 것이다.

독일 투자회사인 유니언 인베스트먼트의 부동산 계열사는 최근 런던 시티 지구에 업무용 건물을 구입하려다 이를 연기했다. 회사측은 "현 상황에서는 높은 리스크를 더는 감당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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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펌인 프레시필즈 브룩하우스 데린저의 리처드 테트 변호사는 "보상을 바라고 리스크를 받아들일 준비가 된 사람들이 있겠지만 더 많은 사람들은 투표가 끝날 때까지 관망하기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유명 미술관인 테이트 갤러리의 관장 니콜러스 세로타경(卿)도 브렉시트에 대한 우려 때문에 테이트 모던의 확장을 위해 추진해온 3천파운드 규모의 펀딩 노력이 차질을 빚고 있다면서 기부자들이 결정을 미루는 상황이라고 소개했다.

영국 재무부는 이처럼 기업들의 우려가 높자 영국이 EU를 떠날 경우에 "항구적인 경제적 피해"를 볼 수 있다고 경고하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영국 정부를 거드는 국제적인 지원 사격도 잇따르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번주 영국을 방문해 EU잔류를 호소하는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에게 힘을 실어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백악관은 브렉시트는 글로벌 무대에서 영국의 영향력을 위축시킬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유럽 대륙도 가세하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경제장관은 BBC방송에 영국이 EU 단일 시장에 재접근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며 중국산 수입제품으로 위협받는 국내 철강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협상에서 협상력도 상실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이에 앞서 영국이 탈퇴를 결정한다면 독일은 까다로운 협상 상대가 될 것이며 두 나라 사이의 무역협상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한편 월 스트리트 저널은 유럽의 무역 질서를 혼란에 빠뜨리고 투자를 무너뜨리며 EU예산에 큰 공백을 남길 것이라는 이코노미스트들의 지적이 집중적으로 쏟아지고 있지만, 유럽 보통사람들의 일자리가 당장 위협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집중 조명했다.

EU가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경제 회복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영국 경제는 상대적으로 호조를 보이면서 자국인뿐만 아니라 폴란드 간호사에서 스페인의 엔지니어에 이르는 28개 회원국 시민들에게도 적지 않은 일자리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많은 유럽 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데다 유연한 노동법, 런던과 같은 국제적 대도시를 거느리고 있는 덕분에 영국은 역내에서 가장 매력적인 노동시장이었고 실제로 유럽인들에게 꾸준히 일자리를 제공해왔다.

EU 통계청에 따르면 EU 전체의 취업 인구는 금융 위기가 발생했던 2008년 말의 2억2천500만명에 여전히 300만명 가량이 미달하지만 영국의 취업인구는 당시보다 180만명이 늘어난 3천100만명에 이른다.

EU 회원국으로서는 독일이 유일하게 영국에 견줄 수 있는 성장률을 보였다. 독일의 취업인구는 2008년말보다 160만명이 늘어난 4천100만명선이다.

영국 통계청에 따르면 영국에서 창출한 신규 일자리의 절반 가량은 유럽인들에게 돌아간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에서 일하는 유럽인은 2008년보다 3분의 2가량이 늘어난 210만명선으로 급증했다.

새로 일자리를 얻는 유럽인의 상당수는 동유럽 출신으로, 자국보다 높은 임금 때문에 영국행을 택했다. 하지만 조국에서 일자리를 찾기가 어려운 탓에 영국으로 건너온 사람의 비율이 이보다 더 많다.

영국이 EU를 탈퇴할 경우, 이들이 계속 남아서 일할 수 있지는 불확실하다. 영국이 EU를 탈퇴한다면 이민에 대한 새로운 규제 조치를 추진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민자 급증은 영국의 반EU정서를 부추긴 요인 가운데 하나였고 영국 정부도 이를 불편하게 바라보고 있다. 캐머런 총리는 새로운 입국자에 복지 혜택을 제한하는 조치를 취했다.

2006년 독일에서 건너와 인사관리 자문역으로 일하는 크리스티네 복스(33)는 영국민이 EU 탈퇴를 선택한다면 남편과 더불어 영국 잔류를 다시 생각하게 될 것이라고 말하면서 "브렉시트는 내게 큰 의사결정 요인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js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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