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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최진욱 통일연구원장 "北, 당대회후 평화공세 가능성"

송고시간2016-04-18 06:10

"美과 정치적 타협 시도…실패시 핵실험 등 긴장 높일 것"

최진욱 통일연구원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최진욱 통일연구원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김호준 기자 = 최진욱 통일연구원장은 18일 "북한은 7차 당 대회를 계기로 장기 생존전략의 일환으로 미국과 정치적 타협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으나 실패할 경우 오히려 핵실험 등으로 긴장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최 원장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은 핵무기를 기정사실화 한 채 대화와 도발 제스처를 번갈아가며 사용해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다음은 최 원장과의 일문일답.

--중국 내 북한식당 종업원의 집단 탈북을 북한 김정은 체제의 균열 조짐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 국경을 통제하는데도 탈북민이 계속 나오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경제 문제로 보인다. 돈벌이가 안 되는데도 충성자금 상납 압박이 컸다고 한다. 거기에 숙청이 심해지니 출신 성분이 좋은 사람들도 위협을 느꼈을 것이다.

--탈북 사태가 계속될 것으로 보나.

▲ 탈북 사태는 계속될 것이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북한이 중국에도 강력히 항의했을 것이다. 중국이 협조한 것으로 보이며, 이는 과거와는 엄청난 변화다.

--제재와 압박으로 북한이 느끼는 고통은 어느 정도 수준일 것으로 보나.

▲ 제재 탓에 해외 노동자 송금에 차질을 빚고 외부의 재원 공급이 중단되면 (북한 내) 시장이 타격을 받게 된다. 이로 인해 경제적 어려움 뿐만 아니라 심리적으로 불안감이 증폭될 것이다. 중국 내 북한식당 종업원의 탈출은 이미 제재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선 해외 주재원이나 노동자들이 탈북하겠으나 차츰 북한 내부에서도 동요가 커질 것이다.

--최근 북한의 군사적 도발과 막말 성명전이 예년보다 더욱 심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유는 어디에 있다고 보나.

▲ 조급함 때문이라고 본다. 김정은 정권 출범 이후 북한은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고자 핵무기의 고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북한은 외부의 지원 없이 무리한 도박을 하는 것이다. 북한은 핵능력을 과시하면서 미국으로부터 양보를 얻어내려 하나 실패하면 정치적 위기에 직면할 수도 있다. 공포정치로 인해 북한 엘리트들은 김정은에 대해 과잉충성을 하고 있으며 이것도 대남 발언 수위가 올라가는 이유다.

--북한 김정은 정권의 내구성을 어떻게 평가하나.

▲ 김정은은 경제도 좋지 않은 상황에서 자신의 권력기반을 조성할 시간도 없었기 때문에 경제난으로 인민생활이 악화하면 엘리트들의 충성심마저 약한 상태에서 위기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 5월 7일부터 시작하는 것으로 알려진 36년 만의 노동당 대회에서 무엇을 주목해야 하나.

▲ 7차 당 대회는 김정은 체제의 안정을 대내외에 알리고 향후 북한의 정책 방향을 선포하는 것이다. 당 대회에서 큰 정책 변화는 없다고 본다. 이벤트성이라고 본다. 북한은 핵무기를 기정사실화 한 채 대화와 도발 제스처를 번갈아가며 사용해왔다. 북한은 당대회를 계기로 장기 생존전략의 일환으로 미국과 정치적 타협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으나 실패할 경우 오히려 핵실험 등 긴장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

-- 당 대회를 계기로 북한이 대화공세를 편다면 이후 한반도 정세를 어떻게 전개될 것으로 보는가.

▲ 평화공세로 나올 가능성은 충분히 있으나 진정성 있고 실질적인 대화의 시작과 진전은 어려울 것으로 본다. 대북제재 장기화에 대한 부담도 북한이 당장 고민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따라서 연초부터 끌어올렸던 긴장도를 낮추고 출구를 찾는 움직임이 나타날 가능성은 있다. 그 중 미국을 겨냥한 평화체제 관련 주장이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도 대화 자체는 부정하지 않기 때문에 북미가 만나는 것도 가능할 수 있다. 그러나 대북 제재와 미국 대선 국면 앞에서 큰 의미를 갖기 힘들 것이다. 핵보유를 선언한 마당에 평화 공세가 갖는 진정성이 국제사회에 받아들여지기 어려울 것이다.

--지금은 중국이 대북제재에 적극 동참하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경제적 어려움이 계속되고 체제 안정을 저해하는 수준에 이르러도 중국이 대북제재의 수위를 유지할 것으로 보나.

▲ 중국은 북한의 도발이 한미일 군사협력을 강화하는 것을 곤혹스러워하며 북한 때문에 미국과의 충돌 상황에 끌려들어 가길 원치 않는다. 이를 위해 중국은 북한의 도발을 억지하고 제재에 동참하는 등 미국과의 갈등을 피하고자 한다. 그러나 여전히 중국의 최우선 순위는 한반도의 안정이다. 전쟁이나 북한의 급변사태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압박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중국이 미국에 북한과의 대화를 요구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한반도 평화협정 논의가 조금씩 진행되면서 일각에선 우리가 강경한 대북정책을 유지하다가 대화국면에서 고립되는 것이 아니냐며 벌써 출구전략을 이야기하기도 하는데.

▲ 출구전략을 논하거나 이야기할 시점이 전혀 아니다. 유엔 안보리 제재 2270호가 채택되고 한국과 미국을 비롯한 각국의 대북제재가 실행된 지 겨우 한 달밖에 지나지 않았다. 제재의 출구전략을 논하려면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진정한 의지와 가시적인 조치를 보여야만 한다. 안보리 제재 결의도 이러한 점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우리 정부는 북한의 고질적인 화전 양면전략에 국제사회와 함께 강력한 제재로 당분간 원칙 있고 분명한 입장으로 대응해 북한의 실질적인 태도 변화를 유도해야만 한다.

--북한 핵무기 소형화는 어느 정도 수준까지 도달했다고 평가하나.

▲ 기술적으로 이미 스커드, 노동 미사일에 핵탄두 탑재가 가능하다고 본다. 북한이 2020년까지는 워싱턴을 목표로 하는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에 성공할 것으로 미국은 평가한다.

-- 일각에선 북한의 핵능력 고도화에 대비해 우리도 핵무장을 하거나 주한미군 전술핵을 재배치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 핵무기에 대한 억지력은 핵무기 이외에는 없다는 주장은 일반적인 것이며 자체 핵무기 개발과 미군의 전술핵 재배치는 자연스러운 귀결이다. 그러나 이를 실행하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고, 한국은 국제사회 일원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야 한다. 지금은 북한 핵보유를 인정하지 않고 사드(THAAD) 배치 등을 통해 억지력을 강화하면서 비핵화를 위해 전력을 다해야 할 때다.

ho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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