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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상선암 진단 줄어든다…10~20%는 '종양'으로 분류

송고시간2016-04-16 08:10

미국 국립암연구소 의뢰로 국제전문가위원회 결정

"암으로 규정됐던 병명 수정은 현대의학사 최초"


미국 국립암연구소 의뢰로 국제전문가위원회 결정
"암으로 규정됐던 병명 수정은 현대의학사 최초"

(서울=연합뉴스) 최병국 기자 = 그동안 갑상선암의 한 종류로 규정됐던 질병이 이제부턴 암이 아니게 됐다.

국내외에서 과잉 진단과 치료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갑상선암과 관련, 국제 전문가들이 기존에 암으로 분류됐던 갑상선암의 한 종류를 '암'이 아니라 '종양'으로 규정하고 새 이름을 붙여줬다.

갑상선암의 여러 유형 중에서 10~20%나 차지하던 것을 암이 아니라고 정정한 것이다.

앞으로는 이를 암이라고 진단해 수많은 사람에게 불필요한 심리적, 경제적 부담과 합병증 등의 부작용을 일으켜선 안 된다는 것이 이 전문가들의 생각이다.

미국 피츠버그의대가 미국 국립암연구소(NCI)의 의뢰를 받아 국제적으로 유명한 7개국 병리학자와 임상의사 수십 명으로 구성한 위원회는 기존 갑상선암 가운데 한 가지를 암에서 제외키로 했다며 그간의 연구 논의 결과를 14일(현지시간) 미국의학협회의 종양학 학술지(JAMA Oncology)에 실었다.

위원회는 그동안 '유두 모양 갑상선암 피포성 소포 변형'(EFVPTC)이라고 규정한 병변의 명칭을 '유두 모양 세포핵을 지닌 비침습적 소포 모양의 갑상선 종양'(NIFTP)으로 바꿨다.

위원회를 이끈 피츠버그의대 병리학자 유리 니키포로브 교수는 "암으로 규정된 병명을 '암이 아닌 병변'으로 개정하는 것은 현대 의학사상 최초의 일일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 같은 움직임이 다른 의료 분야로도 확산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유방이나 전립선 등의 일부 병변과 관련해서도 암으로 규정해 치료하는 것이 온당한지를 둘러싸고 논란이 계속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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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원회에 따르면 그동안 여러 연구에서 EFVPTC의 상당수가 암과 모양만 비슷하지 성질은 달라 위험하지 않다는 것이 드러났다.

즉 갑상선 속에 섬유조직 캡슐(주머니) 같은 것으로 둘러싸인 작은 종양의 세포핵이 마치 암처럼 보이지만 그 세포들이 캡슐에서 벗어나 다른 곳으로 침투(침습성)하지 않는 종양은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위원회가 13개 기관에서 EFVPTC로 진단받은 종양 표본들을 분석하고 환자들을 10~25년 동안 추적 관찰한 결과도 비(非)침습적 EFVPTC의 재발이나 질병의 다른 징후도 없었다.

그런데도 일선에선 여전히 다른 종류의 갑상선암과 마찬가지로 공격적 치료를 하는 경우가 많다.

환자 입장에선 불필요하게 갑상선 전체나 부분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고 평생 방사성 요오드를 복용하며 부작용에 시달리게 된다는 것이다.

니키포로브 교수는 일단 '암'이라고 진단하는 순간 심리적, 재정적, 의료적 부담이 시작된다면서 이에 따라 아예 이 같은 병변의 명칭을 바꾸기로 했다고 밝혔다.

NIFTP의 경우 첫 15년간 재발률이 1% 미만일 정도로 극히 낮다고 위원회는 밝혔다.

위원회는 2013년 미국의 갑상선암 치료비가 16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계했다면서 이번 병명 재분류로 치료비는 물론 각종 사회적 비용이 많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했다.

미국에서 연간 갑상선암으로 진단받는 환자 6만5천명 중 약 1만명이 그 덕을 볼 것으로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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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가톨릭의대 서울성모병원 임동준 교수(내분비학)는 "국내에서는 EFVPTC가 아직 보편적으로 자리 잡은 명칭이 아니고 여러 이름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정확한 통계는 알 수 없지만, 실질적으로 EFVPTC 발병률과 전체 갑상선암 중 차지하는 비중은 미국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 교수는 "국내에서도 갑상선암이나 병변 종류에 따라 가벼운 것은 공격적 치료 대신 관찰, 약물투여 등으로 완화하는 추세"라면서 병명 재규정이 국내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평했다.

니키포로브 교수가 과잉 진단·치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위원회가 구성됐다고 할 정도로 미국과 유럽에서도 갑상선암의 과잉진단치료는 논란거리다.

미국과 유럽에선 지난 20~30년 동안 EFVPTC 진단 건수가 2.5배 이상 늘어났다. 이는 전체 갑상선암 중 10~20%를 차지하는 유형이자 2위로 많다.

이러한 갑상선암 발병 건수 증가는 종양의 조기 탐지술과 장비의 발전, 건강검진 확산 등의 덕이기도 하지만 잘못된 인식과 게으름, 과잉 진단 탓이 크다는 것이 위원회의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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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ib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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