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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이제는 경제다

송고시간2016-04-13 18:22

(서울=연합뉴스) 20대 총선이 막을 내림에 따라 그동안 소홀했던 국정을 챙기는 일이 급해졌다. 이번 총선에서는 유난히 경제 관련 공약이 많았다. 대형 정치 쟁점이 없었던 탓도 있었지만 그만큼 국민 살림살이가 팍팍해졌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여야는 경제민주화, 일자리 창출, 미래 성장동력 육성, 최저임금 인상, 벤처기업 창출 등 경제 공약을 쏟아냈다. 이 공약들을 모두 이행하려면 수백조 원이 들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정치권이 장밋빛 공약들을 실천하기엔 국내외 경제 상황이 녹록하지 않다. '한국호'의 성장 전망이 비관적이고 나라 재정 상황이 악화해 있기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대로 낮춰잡았다. 작년 10월 제시했던 3.2%에서 반년 만에 0.5%포인트 낮춘 2.7%로 수정했다. IMF의 이번 전망치는 한국 정부의 목표치인 3.1%보다 0.4%포인트 낮다. IMF는 성장률 전망치를 낮춘 이유로 한국의 수출 의존도가 높은 중국의 수입 수요 둔화를 꼽았다. 중국에서 수입을 줄이면 중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는 큰 타격을 입게 된다. 한국은 대중국 수출 비중이 25%에 이른다. 여기다 한국의 수출은 1970년 이후 최장기인 15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하고 있다. IMF는 또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1월에 제시한 3.4%에서 3.2%로 0.2%포인트 내렸다. 금융불안, 자산과 원자재 가격 하락 등으로 세계 경제 회복세가 약해졌기 때문이다. 글로벌 경제와 한국 경기의 둔화 속도가 거의 동일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측되는 것이다.

우리 경제가 저성장의 늪에 빠진 상황에서 경기를 부양하거나 공약을 실천할 '실탄'을 마련하기 쉽지 않다. 지난해 결산 결과 국가부채는 590조 원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37.9%에 이르렀다. 500조 원이 넘는 공기업 부채와 공무원연금 등 연금충당부채를 합하면 나랏빚은 1천800조 원 규모로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지난해 재정적자는 38조 원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있었던 2009년 이후 6년 만의 최대로 늘어났다. 나랏빚과 재정적자가 많다는 것은 경제 살리기를 위해 투입할 돈이 나올 구석이 별로 없음을 뜻한다. 가계 부채가 1천200조 원에 달해 소비 지출을 통한 내수 진작도 기대하기 어렵다. 정치권의 숱한 복지 공약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나랏빚과 재정적자가 더 늘어나지 않을까 걱정된다.

여야가 이번에 내놓은 경제, 복지공약은 구체적인 실천 계획과 재원 조달 방안이 결여돼 있어 선심성, 날림 공약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경제체질 개선, 구조개혁이 한국 경제의 당면 과제인데도 여야는 공약을 백화점식으로 나열만 했지, 국가 개혁 청사진이나 방향을 제시하지 못했다. '막장' 공천 드라마로 골든타임을 흘려보낸 여야는 선거일을 불과 2~3주 앞두고 공약을 내놓아 정책에 관한 토론도, 검증도 하지 못했다. 최소한 3개월 전에 공약집을 내 토론하고, 전문가들이 검증하는 선진국들과 대조된다. 유권자 눈에 공약은 선거 들러리에 불과하다는 느낌을 떨치기 어려웠다. 선거가 끝난 만큼 여야는 정쟁을 중단하고 민생과 경제 살리기에 힘을 모아야 한다. 민생에 여야와 진영이 따로 있을 수 없다. 작금의 경제 위기 해소를 위해 가장 현실적이고 효율적인 해법을 찾기 위해 여야는 머리를 맞대야 한다. 우선 현 19대 국회는 회기가 만료되는 다음달 29일까지 서비스산업발전법 등 경제활성화법안과 노동개혁 4개 법안의 논의에 나서야 한다. 덩어리 규제를 푸는 규제프리존 특별법 등 돈을 들이지 않고도 기업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당장 할 수 있는 조치들을 찾아봐야 한다. 혹여 정치권이 민생을 돌보지 않고 내년 대선을 겨냥한 권력 쟁탈전에 골몰하지 않는지 국민은 지켜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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