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도서관, '책의 보고' 보존서고 일반에 첫 공개
송고시간2016-04-13 10:49
도서관 특별 견학 프로그램 '책의 일생 따라잡기'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이 서고에는 조선총독부도서관에서 이관된 1945년 이전 자료와 1994년에서 2000년 사이에 발행된 단행본들이 모여 있습니다. 서고 내부는 책을 보관하기 좋도록 20도의 온도와 50퍼센트의 습도로 유지됩니다."
지난해 '장서 1천만 권' 시대를 연 국립중앙도서관이 12일 특별 견학 프로그램을 통해 보존서고를 최초로 일반에 공개했다.
박물관 수장고에 해당하는 도서관 보존서고는 9단 선반에 온갖 책이 꽂혀 있는 보물창고다.
최명옥 국립중앙도서관 주무관은 이날 도서관을 찾은 시민에게 "보존서고는 소화 방재 시스템과 전자파 차단 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먼지가 쌓이면 자동으로 배출하는 장치도 마련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서고는 560만 권의 책이 보관돼 60%가량 찬 상태로, 10년쯤 뒤면 서고가 책으로 가득 찰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국립중앙도서관에서 가장 오래된 책은 1355년 고려 공민왕 시절 편찬한 '동인지문사육'(東人之文四六) 권10∼12이다. 도서관은 수많은 도서 자료 외에도 지도, CD, DVD 등 각종 기록매체를 수집해 소장하고 있다.
이날 특별 견학 프로그램은 '책의 일생 따라잡기'란 주제에 따라 도서관 책이 어떤 과정을 거쳐 이용자에게 제공되는지 등의 내용으로 구성됐다.
도서관 방문객들은 자료수집과를 시작으로 국가서지과, 자료보존센터, 문학실, 디지털도서관 정보광장, 보존서고 등을 차례로 둘러봤다.
도서관 자료수집과는 납본, 구매, 기증을 통해 자료를 모으는 곳이다.
국내 서적은 발간되면 국립중앙도서관에 의무적으로 두 권씩 제출하는 납본 제도를 통해 수집하고, 외국에서 나온 책이나 근대 문학 자료는 도서관이 직접 구매한다.
국가서지과는 도서관 이용자가 책을 쉽게 검색할 수 있도록 수집한 자료에 각종 정보와 일련번호를 부여한다.
오래되거나 손상된 도서는 자료보존센터에서 보존처리 과정을 거친다.
현혜원 학예연구사는 "청나라에서 조선에 보낸 외교 문서와 근대 문학 자료를 중심으로 보존처리를 하고 있다"면서 "CD와 DVD의 보존 기한을 늘리는 일도 수행한다"고 밝혔다.
그는 "1980년대 이전 자료는 종이가 산성화되는 경향이 있다"면서 "산성화된 종이에는 알칼리 성분을 투여하는데, 종이가 중성화되면 수명이 세 배 늘어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특별 견학 프로그램은 18일까지 세 차례 더 운영된다.
국립중앙도서관 관계자는 "출판사에서 책을 만드는 과정은 잘 알려졌지만, 도서관에서 책을 관리하는 작업은 거의 소개된 적이 없다"면서 "이번 프로그램이 도서관 이용자의 궁금증을 풀어주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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