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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수 흘러든 강화갯벌…오염 막으려 논문 쓴 고교생들

김선혁·한건호 군 "나고 자란 해변과 갯벌을 지키고 싶었어요"

(인천=연합뉴스) 최은지 기자 = "저희가 나고 자란 동막 해변과 갯벌에 더러운 물이 흘러드는 걸 우연히 봤죠. 소중한 이 곳을 지켜내자고 결심했어요."

지난해 8월 인천 강화고등학교 3학년 김선혁(18) 군과 한건호(18) 군은 반짝이는 바다와 백사장 대신 그 뒤로 흘러드는 하수에 관심을 빼앗겼다.

강화도 동막 해변과 1m도 채 떨어지지 않은 곳에 설치된 하수관에서는 맨눈으로 보기에도 더러운 물이 '콸콸' 흘러나왔다.

생명과학도와 환경공학도를 꿈꾸던 이들은 '하수를 해결할 수 없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김선혁 군은 "애정이 깃든 공간이니까 직접 오염 문제를 풀어보자고 친구와 뜻을 모았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하수 흘러든 강화갯벌…오염 막으려 논문 쓴 고교생들 - 2

바로 강화군에 오염 관련 민원을 넣기에는 근거가 모자랐다. 둘은 직접 오염도 조사를 한 뒤 구체적인 수치를 넣은 논문을 쓰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아무 것도 모르는 고등학교 2학년생에게 '논문'의 벽은 높았다. 정확한 실험과 조사 방법은 물론 논문을 쓰는 법도 몰라 갈팡질팡했다.

김 군과 한 군은 무작정 환경공학과가 있는 대학교 5∼6곳에 메일을 보냈다.

'인천 강화도에 해변 오염 문제가 있다. 우리끼리 오염 연구를 하고 있지만 고등학생 여건상 정확한 조사가 어렵다. 한 번만 도와달라'는 내용이었다.

이들이 답장을 기다리다 지칠 즈음 서울시립대 수처리공학 대학원 연구실에서 "대학교로 한 번 와 보라"는 메일을 보내왔다.

김 군은 "아무 데서도 답장이 오지 않아서 우리끼리라도 조사를 시작하려던 차에 답이 와서 정말 기뻤다"며 "서울시립대 대학원에 다니는 형·누나들이 체계적으로 도와준 덕분에 실험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하수 흘러든 강화갯벌…오염 막으려 논문 쓴 고교생들 - 3

대학원에서 알려 준 조사 방법은 까다로웠다. 무균 상태의 채취병을 증류수로 세척하고 하수를 떠야 했다.

시간대마다 오염 정도가 달라질 수 있는 점을 고려해 점심에 한 번, 저녁에 한 번 하수를 채취했다. 평일과 주말을 가리지 않고 하수를 떴다.

번거로웠지만 데이터의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한 과정이었다.

그 결과 오수 지표인 화학적산소요구량(COD), 총질소량(TN), 총인량(TP) 모두 방류수 수질기준을 초과했다.

김 군은 "오염도 실험을 하기 위해 시립대까지 가는 데만 왕복 6시간이 걸렸다"며 "건호랑 같이 공부도 중요하지만 언제 이런 좋은 경험을 해 보겠느냐고 서로 다독였다"고 말했다.

둘은 수차례 수정을 거쳐 '동막해수욕장(갯벌)의 생활하수가 갯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탐구 및 해결 방안 제시'라는 논문을 지난달 20일 드디어 군청에 냈다.

논문을 쓰기 시작한 지 7달 만이었다.

20쪽 분량의 논문에는 갯벌 토양 오염도, 이 오염이 갯벌 생태계에 미칠 수 있는 영향, 하수 처리 대안 등이 담겼다.

강화군은 "동막 해변 인근은 하수가 많이 발생하는 지역이어서 하수도정비 기본계획에 따라 동막지구 공공하수도 설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답변을 내놨다.

이들은 2018년 완공 예정인 공공하수도가 들어설 때까지 하수를 어떻게 관리할지도 계속해서 지켜볼 계획이다.

김 군과 한 군은 "앞으로 하수 처리가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 끝까지 함께 지켜보기로 했다"며 "우리의 애정이 서린 동막 해변과 갯벌을 소중하게 지켜나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chams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04/11 10:18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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