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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 중 작성한 접대장부, 증거 인정 안 돼

송고시간2016-04-09 07:33

법원 "허위 개입 여지 많아 정확성 보장 안 돼"

수사 중 작성한 접대장부, 증거 인정 안 돼 - 1

(의정부=연합뉴스) 김도윤 기자 = 수사 과정에서 뒤늦게 작성된 접대 장부는 증거로 인정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9일 의정부지법에 따르면 2011년 9월 당시 모 구청 위생과장이던 A(현재 61)씨는 시내 한 유흥업소를 찾아가 자신이 단속 권한이 있는 공무원임을 업주 B(57)씨에게 알렸다.

이후 A씨는 수시로 이 업소를 드나들며 매번 20만원 상당의 술과 안주를 공짜로 먹고 성접대까지 받았다.

A씨는 경찰 수사를 받게 됐고 B씨는 A씨에게 제공한 향응과 성접대 내용을 기록한 장부를 제출했다.

또 수사과정에서 기억을 더듬어 추가로 향응을 제공하고 돈을 건넨 날짜와 액수 등 목록을 장부 형태로 작성했다.

접대 장부 기록대로라면 A씨는 2011년 9월∼2013년 1월 35차례에 걸쳐 1천240만원 상당의 향응과 성접대를 받고 이 기간 뇌물 1천만원도 챙겼다.

결국 A씨는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B씨는 뇌물공여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졌고, 접대 장부는 증거로 제출됐다.

1심 재판부는 지난해 11월 A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120만원을 추징했다. 120시간의 사회봉사도 명령했다. B씨에게는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역시 120시간의 사회봉사 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재판부는 기소된 1천240만원 가운데 1천120만원과 뇌물 1천만원은 무죄로 판단했다. 모두 수사 과정에서 작성된 장부에 기록된 내용이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접대 장부의 일부 내용은 접대 당일 작성된 것이 아니라 경찰 조사를 받으면서 사후 작성됐고 기억에 의존해 작성됐는데도 내용이 너무 구체적이어서 그대로 믿기 어려워 죄가 입증됐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며 무죄 이유를 밝혔다.

이어 "접대받은 액수가 그리 크지 않지만 공무원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해하는 중대한 범죄이기 때문에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에 검사는 '무죄가 부당하다'며, A씨는 '양형이 부당하다'며 각각 항소했지만 지난 5일 2심 재판부는 1심 판단을 인정해 모두 기각했다.

k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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