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연합뉴스 최신기사
뉴스 검색어 입력 양식

"北주민 유일한 외부통로는 중국서 밀반입한 휴대전화기"

송고시간2016-03-27 15:16

NYT 북한주민 실태 소개…"탈북자들, 남은 가족들과 전화·송금"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이동과 통신을 엄격하게 제한받는 북한 주민들에게는 중국 접경지에서 밀반입된 휴대전화로 하는 통화가 외부세계와 접촉하는 유일한 통로라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는 서울발 기사에서 중국 접경지에서 북한 주민들이 외부, 특히 남한에 있는 친지들과 연락하는 일이 그동안 어떤 식으로 이뤄져 왔는지 소개했다.

주찬양 씨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먼저 탈북한 아버지와 처음 통화가 성사됐던 2009년의 일화를 떠올렸다.

아버지가 고용한 브로커가 주 씨가 일하던 청진의 식당으로 찾아와 가족만 알 수 있는 암호를 댔고, 주 씨는 그를 따라 국경이 내려다보이는 산에 올라가 중국 휴대전화를 건네받아 아버지와 통화했다.

주 씨는 "10분가량 대화하다 갑자기 전화가 끊겼다"며 "아버지는 내가 군인들에게 잡힌 것일까 봐 그날 밤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하셨다"고 말했다.

그는 2010년 아버지와 접경지에서의 마지막 통화를 하고 나서 북한을 탈출해 이듬해 남한으로 들어왔다.

그는 자신의 탈북을 도와준 북한 군인이 비닐로 꽁꽁 싸맨 휴대전화를 입에 물고 강을 건넜다면서 "그 전화가 북한을 외부 세계에 연결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북한인들이 중국에서 몰래 들여온 휴대전화를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북한에 기근이 극심했던 1990년대부터다.

북한의 장사꾼들이 중국에서 음식과 물품을 몰래 들여오려 이런 휴대전화를 사용했고, 기근을 피해 남한으로 건너온 탈북자들도 북에 남겨둔 가족들에게 중국 전화와 SIM(가입자식별모드)을 보내려 거간꾼들을 고용하기 시작했다.

북한에도 이집트 통신사 오라스콤의 합작회사 고려링크가 있어 가입자가 300만 명을 넘지만, 국제전화는 금지된다. 유선전화는 감시를 피하기 어렵고 역시 국내 통화로 제한된다.

탈북자들과 국제앰네스티(AI)에 따르면 북한에 반입되는 중국 휴대전화는 점점 늘고 있다.

서울에 사는 탈북자 최현준 씨도 중국의 중개인을 통해 평양에 있는 딸을 수소문해 두 달 만에 전화 통화에 성공했고 이후 800만원(6천700달러)을 송금했다.

딸이 받은 돈은 그 절반이었고 나머지 반은 중개수수료로 떼였다.

최 씨는 "30∼50% 돈을 떼이지만, 가족에게 돈을 보낼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결국 2010년 딸을 탈북시켰다.

다만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집권 이후 통신 감시와 단속이 점점 거세지고 있다.

최근 앰네스티가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적발된 주민들에게는 큰 처벌이 뒤따른다.

이는 북한 주민들에게 바깥소식을 알게 해주는 통로일 뿐 아니라 북한 소식을 남한 언론이나 활동가 등 외부에 알리는 역할도 하기 때문이다.

"北주민 유일한 외부통로는 중국서 밀반입한 휴대전화기" - 2

"北주민 유일한 외부통로는 중국서 밀반입한 휴대전화기" - 3

cherora@yna.co.kr

댓글쓰기
에디터스 픽Editor's Picks

영상

뉴스
댓글 많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