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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 후보 '대세' 트럼프에 PGA투어 '고민되네'

(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차기 대통령이 될지도 모르는데 대놓고 오지 말라고 할 수도 없고…'

미국 대선 후보 '대세' 트럼프에 PGA투어 '고민되네' - 2

미국프로골프(PGA)투어가 고민에 빠졌다.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대세'로 나선 도널드 트럼프 때문이다.

4일(한국시각) 개막한 캐딜락 챔피언십은 플로리다주 동남부 마이애미 지역에서 명성이 높은 '트럼프 내셔널 도랄 마이애미'의 블루몬스터 코스에서 열린다.

트럼프는 이 골프장 주인이다. 지난 2012년 파산 위기에 몰린 '도럴 골프 리조트 앤드 스파'를 사들여 이름을 '트럼프 내셔널 도럴 마이애미'로 바꿨다.

이 골프장은 1962년부터 2006년까지는 PGA투어 도럴 챔피언십을 개최했고 2007년부터는 캐딜락 챔피언십을 치르고 있다. PGA투어와 이처럼 오랜 인연을 이어가는 골프장도 흔치 않다.

트럼프는 이 골프장 주인이 된 뒤 캐딜락 챔피언십 시상식에는 빠짐없이 모습을 드러냈다. 트럼프는 사실상 시상식을 주관했다. 18번홀 그린에서 우승자에게 챔피언 트로피를 수여하고 함께 사진을 찍는가 하면 일장 연설을 하는 등 요란을 떨었다.

트럼프 턴베리 링크스에서 열린 작년 브리티시여자오픈 때는 헬리콥터를 타고 경기장 상공을 선회하다 착륙해 눈길을 끌었다.

이번 대회 최종일인 오는 7일에도 대회장에서 트럼프가 나타나 시상식을 주관할 가능성이 크다.

PGA투어는 트럼프가 오지 말았으면 한다.

PGA투어뿐 아니라 골프 관련 단체들은 모두 트럼프를 배척한다.

트럼프의 막말 때문이다.

트럼프는 미국 국경을 넘어오는 멕시코인은 다 살인범이고 강간범이라고 말한 바 있다. 또 이슬람교도의 미국 입국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PGA투어는 멕시코에서도 대회를 연다. PGA투어에서 활동하는 멕시코 국적 선수도 있다. PGA투어는 멕시코를 비롯한 중남미 투어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이슬람교도가 압도적인 중동도 PGA투어가 신경 쓰는 시장이다.

PGA투어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이 된 골프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정성을 쏟는 중이다. 타이 보토 PGA투어 부사장은 국제골프연맹(IGF)에서 올림픽 골프 경기 담당 부회장을 겸임해 진두지휘하고 있다.

트럼프의 막말은 이런 PGA투어의 골프 세계화에 걸림돌이다.

PGA투어는 트럼프와 벌써 한바탕 붙었다. 성명을 통해 "골프가 추구하는 관용과 포용의 정신에 배치된다"고 트럼프의 발언에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하게 밝혔다.

PGA투어는 또 캐딜락 챔피언십 개최 장소를 '트럼프 내셔널 도랄 마이애미'에서 다른 곳으로 옮길 수도 있다고 내비쳤다.

이에 앞서 미국프로골프협회(PGA of America)는 트럼프의 막말을 이유로 로스앤젤레스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열려던 PGA 그랜드슬램 대회를 취소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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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아랑곳하지 않는다는 태도다.

골프위크와 인터뷰에서 그는 PGA투어와 어떤 논의도 한 적이 없지만 캐딜락 챔피언십 개최지를 옮기지는 못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그는 "우리 골프장보다 더 좋은 코스가 플로리다에는 없고 게다가 아주 싼 값에 쓰고 있다"고 큰소리를 쳤다.

늘 이런 식으로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고 하고 싶은 말만 하는 트럼프이기에 PGA 투어에 사전 통보도 없이 시상식에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는 2일 치러진 공화당 대통령 후보 경선의 고빗길 '슈퍼 화요일'에서 대승을 거둬 이제 유력한 차기 대통령으로 신분이 달라져 PGA투어는 더 입장이 곤란해졌다.

트럼프는 1라운드가 열린 4일에는 디트로이트 유세 일정을 잡아놨다. 6일까지 유세 일정이 이어진다. 7일 일정은 아직 알려진 게 없다. 대회장에 오겠다고 한 적은 없지만 오지 않겠다는 발표도 없었으니 대부분 오지 않겠느냐고 보고 있다.

PGA투어로서는 난감한 상황이다. 대놓고 오지 말라고 하기도 곤란하고 그렇다고 트럼프가 대회 시상식에서 어떤 막말을 쏟아낼지 모르는 상황을 놔둘 수도 없는 처지다.

골프닷컴 칼럼니스트 캐머런 모핏은 "이 대회는 전 세계 골프팬이 시청한다"면서 "만약 멕시코인이, 또는 이슬람교도가 이 대회 중계를 보다 트럼프가 나타나 설치는 모습을 본다면 PGA 투어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라고 트럼프의 시상식 등장을 반대했다.

그는 "트럼프의 막말에 PGA투어의 대응은 너무 늦고 미지근했다"면서 "트럼프가 외치는 차별과 배제의 메시지는 골프의 영역에서 용인할 수 없다고 단호하게 맞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와 와서 벌일 언동도 걱정이지만 과연 트럼프가 주는 트로피를 받을 우승자가 누가 될 지, 그리고 우승자의 반응이 어떨 지도 관심사다.

현지 언론은 선수들도 트럼프에 대한 언급은 대부분 껄끄러워한다고 전했다.

지역 신문 팜비치포스트는 "트럼프라는 이름을 언급하는 걸 마치 페어웨이 벙커에 볼이 빠진 것처럼 여긴다"고 보도했다.

직설적으로 말하는 편인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나야 미국인이 아니고 트럼프가 내 나라 대통령이 되는 것도 아닌데 내가 무슨 말을 하겠느냐"면서도 "하지만 나라면 (대통령으로) 안 뽑겠다"며 트럼프에 대한 반감을 감추지 않았다.

애덤 스콧(호주)은 "정치가 스포츠에 개입돼서는 안된다"고 원론적인 대답만 내놨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우승해 트럼프가 주는 트로피를 받았던 더스틴 존슨(미국)은 "트럼프 씨를 좋아하고 이 코스를 좋아하지만, 정치에 끼어들기는 싫다"고 선을 그었다.

매니저한테 트럼프와 관련된 질문은 피해가라는 '교육'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버바 왓슨(미국)은 "아마 트럼프 씨가 나타나면 난리가 날 게 틀림없다"고만 말했다.

세계랭킹 1∼3위 조던 스피스(미국), 제이슨 데이(호주), 매킬로이가 올해 들어 처음 맞대결을 펼친다 해서 주목을 받는 특급대회 캐딜락 챔피언십이 트럼프의 등장 여부로 더 떠들썩해졌다.

khoon@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03/04 07:01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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