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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슈퍼화요일 텍사스 민심 "힐러리 대항마로 트럼프는 안돼"

(휴스턴<美텍사스주>=연합뉴스) 장현구 특파원 = 차기 미국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민주·공화 양당 후보들에게 결전의 날인 1일 '슈퍼 화요일'에 만난 텍사스 주 유권자의 민심은 '공화당 후보로 도널드 트럼프는 안 된다'는 쪽에 가까웠다.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의 돌풍이 거세지만,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민주당 후보를 확실히 굳혔다는 게 이 지역의 대체적인 표심이었다.

미국 13개 지역에서 동시 다발로 치러지는 미국 대선 일정의 승부처인 이날, 민주·공화 양당에 가장 많은 대의원이 걸린 텍사스 주에선 오전 7시부터 투표가 일제히 시작됐다.

인구 440만 명으로, 유권자 수만 200만 명이 넘는 미국에서 세 번째로 큰 카운티이자 미국 4번째 도시 휴스턴이 속한 해리스 카운티에서도 양당의 1천 곳이 넘는 투표소에서 프라이머리(예비경선) 투표가 실시됐다.

민주당 후보를 찍고자 투표소를 찾았다가 공화당 투표소인 것을 뒤늦게 알고 금세 빠져나오는 유권자도 보였다.

가장 먼저 찾은 휴스턴 북쪽 크로켓 초등학교 투표소엔 이른 아침부터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고 출근하려는 직장인과 학생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곳은 민주당과 공화당이 공동으로 지정한 투표소로, 투표장 주변에 영어와 스페인어, 베트남어, 중국어로 표기한 안내 표지 말을 붙인 게 이채로웠다. 휴스턴엔 베트남 이민자가 많이 거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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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를 마친 30대 여성 수전과 40대 초반의 여성 유권자 애니는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찍었다고 밝혔다.

수전은 "이제 미국에도 여성 리더가 필요한 시점"이라면서 "여성 대통령이라면 좀 더 평화롭게 나라를 이끌 것으로 봤다"고 설명했다.

애니는 "여러 후보 중에서 클린턴 후보가 지도자의 소양을 가장 잘 갖췄다"고 평했다.

같은 민주당의 샌더스 의원에게 표를 던진 남성 오티스(35)는 "거액을 모금하는 슈퍼 팩(정치활동위원회)의 지원 없이도 성공적으로 선거 운동을 이끈 샌더스 의원에게 감명을 받았다"면서 "그의 진보적인 의제를 전폭 지지한다"고 말했다.

비슷한 30대 중반의 연령대 남성이라도 공화당 유권자의 표심은 갈렸다.

라이언(36)은 "마르코 루비오(플로리다) 상원의원은 지금 우리가 찍을 수 있는 보수 후보 중 최고"라면서 "루비오만이 클린턴 전 장관을 꺾을 수 있다"고 힘줘 말했다.

이에 반해 더그(37)는 "중국과 멕시코를 겨냥한 트럼프의 자신감 넘치는 발언, 그리고 강경한 이민 정책 등을 선호한다"면서 트럼프를 택했다고 설명했다.

크로켓 초등학교 투표소에서 북동쪽으로 약 8㎞ 떨어진 터플리 공원 레크리에이션 센터 민주당 투표소.

햇살을 가린 먹구름 아래 을씨년스러운 날씨는 이 지역의 현실을 그대로 투영하는 것처럼 보였다. 휴스턴 시 중심가의 고층 건물이 보일 정도로 도심에서 가깝지만, 가난한 흑인과 히스패닉이 몰려 사는 지역이다.

민주당 측 선거 진행 요원은 "흑인과 히스패닉이 인구를 반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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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카리나(18)는 "부유한 다른 후보들과 달리 샌더스는 우리 시대의 '마틴 루서 킹' 목사"라고 열렬히 지지했지만, 전통적 민주당 지지자를 자처하는 흑인과 히스패닉 대부분은 클린턴 전 장관을 찍었다고 밝혔다.

흑인 남성 로런스(67)는 "샌더스 의원도 좋아하지만, 경륜과 이민 정책, 소수 인종에 대한 친밀도에서 모두 클린턴 전 장관이 앞선다"면서 "그는 아시아계, 흑인, 라티노를 우대한다"고 말했다.

멕시코 출신 남편을 둔 미국 태생 히스패닉 여성 산체스(41)는 "클린턴 전 장관의 재능이 대통령이 되기에 충분하다"고 했고, 마리아(54) 역시 "힐러리가 히스패닉에게 우호적"이라고 평했다.

산체스오 마리아는 멕시코를 비롯한 히스패닉 이민자를 비하한 '막말의 대가' 트럼프 얘기를 묻자 이구동성으로 "미친 인종차별주의자"라면서 똑같이 막말로 응수했다.

터플리 공원에서 약 6㎞ 떨어진 아담한 이스트우드 아카데미 차터 고등학교에 마련된 공화당 투표소에선 이 지역 맹주인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을 응원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백인 남성 더스트(64)는 "먼저 트럼프가 공화당의 후보가 되기를 원치 않는다"면서 "휴스턴을 지역구로 둔 크루즈가 분위기를 반전할 좋은 기회를 잡았다"고 말했다.

대선에선 최종적으로 누가 격돌한 것인가를 묻자 "저쪽(민주당)에선 클린턴 전 장관이 확실하지만, 공화당의 후보는 누가 될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20대 여성 더블린의 세 모녀는 크루즈에게 3표를 행사했다고 공개했다.

더블린은 "크루즈는 종교의 자유를 신봉하고 헌법주의자"라고 지지 이유를 설명했다.

'트럼프'라는 말이 나오자마자 세 모녀는 질겁하는 표정을 지었다. 두 딸의 50대 엄마는 손으로 목을 긋는 시늉을 하기도 했다.

이 학교 선생님으로 민주당원인 여성 하비(52)는 "투표는 하지 않았으나 나라면 루비오를 택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클린턴 전 장관은 (거짓말 때문에) 믿을 수 없고, 샌더스 의원이 당내 경선에서 클린턴 전 장관을 꺾을 수 없을 것"이라면서 "온건한 합리주의적인 이미지의 루비오가 대통령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하비는 "트럼프가 인기몰이 중인 현상을 좀처럼 이해할 수 없다"며 "그는 미쳤다"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러나 39세 백인 남성 로몬은 "국민을 위한 사람이 트럼프 후보밖에 더 있느냐"며 "거친 발언이지만, 러시아, 멕시코 등 다른 나라로부터 미국을 지키겠다는 방식으로 오로지 국민을 위해 말하는 사람은 트럼프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크루즈 의원이 텍사스에선 이길 것으로 보이지만, 이제 상원의원 첫 임기를 수행 중이면서 그것도 캐나다에서 태어난 크루즈가 어떻게 미국을 대표할 대통령이 될 수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쿠바계 아버지와 미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크루즈 의원이 미국 국민인 것은 맞지만, 출생지가 미국 바깥 지역이어서 대통령이 되기엔 부적절하다는 트럼프 측의 주장을 그대로 신뢰한 셈이다.

정치에 해박한 지식을 뽐낸 로몬은 "민주당 후보가 유력한 클린턴 전 장관은 '여성'이라는 것 말고 여러 의제에서 색다른 정책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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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y9900@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03/02 04:09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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