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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총선치른 이란 개혁바람 불까…"당장 변화는 없겠지만"

(테헤란=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 "선거를 한다고 해서 큰 변화가 생기지는 않을 겁니다. 똑같은 정치인들이 이름만 개혁으로 바꿔 붙였을 뿐이지요."

26일(현지시간) 총선을 치른 이란에는 새로운 정치에 대한 일말의 희망, 기대감과 더불어 냉소적인 분위기도 지울수 없었다.

젊은 층뿐만 아니라 50대 지식인까지 거리에서 만난 이란인들은 이번 선거의 결과에 크게 기대를 걸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경제학을 전공한 공무원 출신 호머(57)씨는 "37년 전 혁명 이후 정부는 계속해서 거짓말을 하고 있기 때문에 정부의 말을 믿지 않는다"며 "대선 후보자조차 최고지도자 등 정부가 고르기 때문에 정치가 달라질 게 없다"고 말했다.

양손에 쇼핑백을 가득 든 그는 경제적으로 다른 이란인보다 풍족해 보였지만 정치에 대해서는 날 선 비판을 멈추지 않았다. 조심스럽게 의견을 드러내며 익명을 요구하던 그는 일단 말문이 트이자 논리 정연하게 정책을 비판하기 시작했다.

호머 씨는 "정부는 연말이면 인플레이션이 4% 가량 떨어졌다고 통계를 제시하지만 시장 물가는 반대로 매년 30% 이상 오르고 있다"며 인플레이션 상승률만 보더라도 정부의 거짓말을 금방 알아챌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요즘 이란 사람들은 보수 세력을 안 받아들이려는 분위기"라며 "그러자 예전 강경보수파였던 사람들이 지금은 이름표만 바꿔서 개혁 세력이 됐다. 새로운 사람이 없다"고 밝혔다.

속내를 모두 털어놓은 호머 씨는 결국 이름까지 밝혀주고 자리를 떴다.

이번에 치러진 선거는 이란 의회(마즐리스)의 의원을 선출하는 총선이다. 보수파의 반대를 무릅쓰고 핵협상을 타결한 하산 로하니 정부에 대한 심판이라는 의미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바라보는 국민 상당수의 시선은 상당히 싸늘한 편이다.

후보에 대한 사전 자격 심사를 담당하는 헌법수호위원회가 총선 후보자를 걸러내는 과정에서도 논란이 일었다. 애초 총선 후보 등록자는 1만2천여명이었으나 헌법수호위원회가 지난달 자격심사에서 절반 정도를 떨어뜨렸다.

탈락자 대부분이 핵협상에 우호적인 개혁·중도 진영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총선 중간 개표 결과 최대 격전지인 테헤란에서는 개혁·중도파가 압승을 거둔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 지지를 등에 업은 개혁파가 총선에서 우세하다는 결과에도 국민 상당수는 여전히 심드렁한 표정이다.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것이다.

화장품숍을 운영하는 오미트(29) 씨는 "보수나 개혁이나 둘 다 정부가 골랐으니 누가 당선되든 상관 없다"며 "그나마 국민의 지지를 받던 그룹들이 정부에 의해 잘려나갔다"고 지적했다.

스포츠의류 매장 직원인 다르 유시(21)씨도 "지금 정부는 약속을 잘 지키지 않는다"며 "이번 총선도 실망스럽다. 당연히 투표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물론 선거에서 희망을 찾는다는 교과서적인 답을 한 사람도 있다.

아하 마디(31)씨는 "시장이 이번 선거의 결과에 대해 긍정적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최종 선거 결과가 나오면 새로운 변화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마디 씨의 목소리가 이란인의 다수 의견을 대변하지는 못하는 듯했다.

<르포> 총선치른 이란 개혁바람 불까…"당장 변화는 없겠지만" - 2

cool@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02/29 11:2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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