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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도 없이 원가산정·불법 하도급 방치…스크린도어 공사 엉망

송고시간2016-02-26 17:34

대구시, 도시철도 사장·직원 5명 문책…"부적절 행위 수사의뢰"

대구도시철도공사
대구도시철도공사

대구도시철도공사

(대구=연합뉴스) 최수호 기자 = 대구도시철도공사(이하 철도공사)가 도시철도 1·2호선 스크린도어 공사를 하며 각종 규정을 위반한 사실이 대구시 특별감사 결과 드러났다.

시는 책임을 물어 기술본부장 등 직원 3명을 해임하고 업무보조 직원 1명을 견책조치 하도록 철도공사 측에 요구할 방침이다.

또 공사 업무를 총괄 지휘한 도시철도공사 홍승활 사장에게 주의 처분을 내릴 예정이다.

26일 시에 따르면 철도공사는 먼저 규격서 및 설계도면을 토대로 공사 원가를 산정토록 한 규정을 어겼다.

대신 철도공사 측은 사업참가 의사를 밝힌 4개 업체에서 역사별(1호선 27곳, 2호선 22곳) 견적을 받은 뒤 최저 견적가를 토대로 700억원 규모의 사업비를 확정했다. 그뒤 2015년 5월 이를 토대로 조달청에 스크린도어 사업 발주를 의뢰했다.

그러나 사업 규모가 큰 까닭에 조달청에서 사업비 산정 근거로 삼은 세부 설계내역서 등을 제출할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철도공사는 자체적으로 세부 설계내역서를 마련하는 대신 대학 부설연구소에 원가계산 용역을 의뢰했고, 이 과정에 확보한 스크린도어 구조체 도면(5매), 구조체 이외 도면(4매) 등을 조달청에 제출했다.

시 관계자는 "철도공사가 조달청에 낸 구조체 도면 등은 1·2호선 공사와 관계없다"며 "공사 측이 조달청에 발주를 의뢰하기 전 시 감사관실에 계약심사를 요청하지 않아 잘못한 부분을 바로잡지 못했다. 이 역시 규정을 어긴 것이다"고 말했다.

또 철도공사는 승강장 스크린도어 설치공사에는 건설산업기본법 시행령에 '금속 구조물·창호 공사업'으로 분류했음에도 이 공사를 '물품 구매'로 잘못 발주했다.

게다가 스크린도어 공사를 따낸 현대로템과 현대엘리베이터는 발주처인 철도공사 승인 없이 불법 하도급 계약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로템은 대구지하철 2호선 22개역 스크린도어 공사를 233억7천여만원에 계약한 뒤 작년 말 2차 시공업체에 일괄 하도급을 주고 56억원을 챙기려 했다.

대구지하철 1호선 27개역 스크린도어 공사를 285억4천여만원에 낙찰받은 현대엘리베이터는 '자기상표부착제품 표준하도급 기본계약서'를 이용해 2개 업체와 하도급 계약을 했다.

시는 업체 2곳이 건설산업기본법과 지방계약법시행령을 각각 어긴 것이라고 판단해 과징금 또는 영업정지, 입찰참가자격 제한 등 조치를 할 계획이다.

대구시는 "스크린도어 설치공사는 관련법 상 발주처 승인 없이 하도급을 줄 수 없음에도 철도공사는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며 "그러나 불법 하도급은 계약 해지 사유에 해당하지 않아 스크린도어 설치 공사는 2곳 업체가 계속 맡는다"고 전했다.

그러나 업체별 스크린도어 제품 납품기준에 안전무결성등급(SIL)을 적용하지 않아 안전성을 우려한다는 주장에는 "감사 결과 제품 성능이 한국철도표준규격(KRS)에 근접하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이경배 대구시 감사관은 "원가계산 과정, 불법하도급 과정에 임직원 및 관계자 등 부적절한 행위가 있었는지를 밝히기 위해 사법기관에 수사를 의뢰한다"고 밝혔다.

앞서 시는 시민단체가 스크린도어 안전성 확보 미흡, 하도급업체 선정 외압 의혹 등을 제기하자 작년 12월 29일부터 두달 가량 스크린도어 설치사업 전반을 특별 감사했다.

su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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