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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만 3번째' 외국선원 밀입국 통로 전락한 인천항

송고시간2016-02-26 17:12

보안기관 간부, 청와대 경호실·해수부 출신이 '독점'

출입국 당국, 밀입국 사건 후 경찰 협조 요청 늦어 '미숙'

'올해만 3번째' 외국선원 밀입국 통로 전락한 인천항 - 2

(인천=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 올해 들어 벌써 3번째다. 인천항에서 지난달 2차례 외국인 선원이 밀입국한 사실이 알려진 뒤 정부가 긴급히 보안대책을 마련했지만 이를 비웃기라도 한 듯 또 중국인 선원이 보안 울타리를 손쉽게 뛰어 넘었다.

항만 경비를 책임지는 보안공사의 구조적인 문제와 출입국 당국의 미숙한 대처가 인천항을 외국선원의 밀입국 통로로 전락하게 한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인천항보안공사에 따르면 중국인 선원 A(33)씨가 인천 내항 4부두에서 보안 울타리를 뛰어넘은 건 26일 0시 56분께.

A씨는 2.7m 높이의 보안 울타리를 뛰어넘기 위해 컨테이너 부두 인근에 놓여 있던 높이 3m짜리 작업용 사다리를 이용했다.

내항 부두를 순찰하던 보안공사 직원이 30여분 뒤인 오전 1시 28분께 이 사다리를 발견하고 종합상황실에 연락했지만, A씨는 이미 울타리를 넘어 행방을 감춘 뒤였다.

인천항 관계자는 "내항에 설치된 보안 울타리에는 사람의 신체가 닿으면 경고음이 울리는 적외선 감지기가 달려 있다"면서도 "A씨가 45도 각도로 사다리를 보안 울타리에 댄 탓에 당시 경고음이 울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인천항에서 외국인 선원이 보안 울타리를 뚫고 밀입국한 것은 올해 들어서만 3번째다.

지난달 6일 0시 18분께 인천북항 기업전용 민자 부두인 현대제철 부두에서 베트남인 화물선 선원 B(33)씨가 보안 울타리 상단부를 자르고 밀입국했다.

같은 달 17일 오전 4시 19분께 인천북항 동국제강 부두에서도 중국인 화물선 선원 C(36)씨가 울타리를 넘어 달아났다. 이들은 모두 현재까지 검거되지 않았다.

'올해만 3번째' 외국선원 밀입국 통로 전락한 인천항 - 3

정부는 항만에서 밀입국 사건이 잇따르자 25일 항만보안 강화 방안을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확정했다.

선박입출항법 시행령을 개정해 외국인 선원 이탈사고가 발생한 선박에 대해 단계적으로 입항을 제한하기로 했다.

또 보안사고가 빈번한 취약구역에는 보안인력을 배치하고 보안울타리, CCTV, 조명시설 등 장비 설치 기준을 강화해 사각지대를 없애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런 보안 대책이 나온 지 하루 만에 중국인 선원이 인천항에서 또 밀입국하는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인천항의 경우 경비 업무를 맡는 인천항보안공사 조직의 구조적인 문제가 잇따른 밀입국의 근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그동안 인천항보안공사 사장은 청와대 대통령 경호실 출신이 독점했다.

정동활 현 사장은 경호실 기획관리 실장 출신으로 지난해 8월 부임했다. 박영서 초대 사장 등 역대 사장 3명도 모두 청와대 경호실 출신이다.

사장 아래 직급인 경영본부장은 역대 3명 모두 해양수산부 출신이 차지했다.

이 때무에 '낙하산 인사'로 보직을 꿰찬 간부들이 자리보전에만 급급해 보안시설 투자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뒷말이 인천항 업계에서는 예전부터 나왔다.

밀입국 사건의 수사 주체인 법무부 인천출입국관리사무소는 지난달 밀입국 사건이 벌어진 이후 뒤늦게 경찰에 수사 공조를 요청하는 등 소극적으로 대응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인천항 업계 관계자는 "잘해야 본전인 보안은 예방이 중요한데 비용을 아끼려고만 하니 사고가 계속 터지는 것"이라며 "저임금 특수경비원에게 제대로 된 임금을 보장해 주고 동시에 책임감과 전문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s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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