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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이슈> 건립 확정 울산 신세계百…'현지법인화' 줄다리기

세수 증대 등 노린 기초단체 독립법인화 요구에 신세계 "실리 없다" 난색
신세계백화점 들어설 울산혁신도시 부지
신세계백화점 들어설 울산혁신도시 부지신세계백화점 들어설 울산혁신도시 부지

(울산=연합뉴스) 허광무 기자 = 공공기관 지방 이전 정책으로 전국 10곳에 형성된 혁신도시.

이전 대상 115개 중 100개 기관의 이전이 완료되는 등 혁신도시들이 저마다 제모습을 갖춰가면서 해당 지역에서는 효과와 부작용을 따져보려는 득실 계산이 한창이다.

10개 중 9개 기관 이전이 완료된 울산은 인구이전율이 높고 지방세도 증가하는 등 수혜를 본 지역으로 분류된다. 다만, 세수 증대나 건설경기 부양 등 그동안의 순기능은 시민이 직접적으로 체감하기가 쉽지 않았다.

이런 측면에서 울산 혁신도시에 신세계백화점 건립이 확정됐다는 소식에 시민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때 지지부진한 사업 추진으로 '백화점 건립이 무산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컸던 점을 고려하면 분명히 반가운 소식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백화점 현지법인화'가 새로운 쟁점으로 부상했다.

담당 지자체인 중구가 단순한 지점 형태가 아닌 '독립 법인'으로 백화점을 건립해 달라고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신세계 측은 명확한 대답을 회피하면서도 부담스러워하는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 지자체·신세계 협약으로 건립 확정…"백화점 무산" 논란 종지부

2013년 5월 신세계는 울산 혁신도시에 약 2만4천300㎡ 규모의 백화점 신규 출점용 부지를 555억원에 사들였다고 발표, 소문만 무성하던 울산 진출을 공식화했다.

쇼핑과 엔터테인먼트, 레저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춘 지역 최대의 '라이프 스타일 센터'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덧붙였다.

울산중구-신세계, 백화점 건립 업무협약 체결
울산중구-신세계, 백화점 건립 업무협약 체결울산중구-신세계, 백화점 건립 업무협약 체결

현대와 롯데가 양분하던 울산 백화점 업계에 프리미엄 이미지가 강한 신세계백화점이 진입한다는 소식은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이후 울산점 건립이 신세계 측의 사업 우선순위에서 밀리면서 진행이 지지부진했고, '백화점 건립이 무산됐다'거나 '그룹 계열 대형마트인 이마트 건립으로 계획이 변경됐다'는 등의 소문이 돌기도 했다.

이런 논란은 이달 17일 울산시 중구와 신세계가 '울산혁신도시 백화점 건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 종지부를 찍었다.

협약에 따라 신세계는 판매시설 운영에 필요한 인력을 고용할 때 지역민을 우선 채용한다는 내용을 비롯해 지역 중소업체 컨설팅 지원, 저소득층 자녀 장학금 지원, 지역행사 홍보 참여 등을 약속했다.

중구는 백화점 건립에 필요한 행정적 지원 등 제반 활동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기로 했다.

신세계는 백화점 규모와 시설 등 사업계획을 늦어도 올해 말까지 결정하고, 2020년까지 건립을 완료할 예정이다.

장재영 신세계 대표이사는 "울산의 핵심이자 중심인 혁신도시에 랜드마크 점포를 건립할 것"이라고 약속했고, 박성민 중구청장은 "스포츠, 영화, 레저 기능을 갖춘 대규모 백화점 건립은 지역경제 활성화의 견인차이며 지역사회 발전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 쟁점 부상한 '현지법인화'…"울산 세수 증대에 유리"

중구와 신세계의 협약으로 거칠 것이 없어 보이는 백화점 건립사업에도 잠재적 갈등 요인이 될 수 있는 뇌관이 하나 남았다.

'현지법인화' 문제가 그것이다.

중구는 이번 협약에 앞서 신세계 측에 '현지법인화를 약속하는 내용을 협약 조항에 포함하자'는 의사를 전달했다. 독립된 법인 형태로 백화점을 지어달라는 요구다.

신세계 측이 이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보여 관련 조항은 일단 협약서에서 빠졌다.

울산 신세계백화점 건립 예정 부지
울산 신세계백화점 건립 예정 부지울산 신세계백화점 건립 예정 부지

중구는 현지법인화가 성사되면 울산 소비자가 사용한 자금의 역외유출이 적어지고, 무엇보다 지자체 세수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만약 현지법인화가 이뤄지면 세수 증대에는 얼마나 도움이 될까.

이는 광주 신세계백화점 사례로 그 규모를 짐작해 볼 수 있다.

현재 전국의 신세계백화점은 서울 3곳, 그 외 지역 7곳 등 총 10곳이 있다. 지방 7곳 중의 6곳은 지점 형태로 운영되는데, 광주 신세계백화점은 유일하게 현지법인이다.

29일 울산시에 따르면 광주 신세계백화점은 2014년 550억원가량의 영업이익을 올려 이듬해 약 11억원의 법인지방소득세를 광주시에 냈다.

전국에서 가장 소득이 높은 울산 소비자의 구매력을 고려하면 울산시는 광주 이상의 세수를 기대할 수 있다.

특히 법인지방소득세의 3%는 징수교부금 명목으로 담당 기초단체에 주기 때문에 중구로서도 적잖은 세수를 확보하는 셈이다.

다만, 현지법인화가 무조건 높은 세수를 보장하지는 아니다. 어디까지나 경영 흑자를 냈을 때 해당하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가령 광주 신세계백화점도 1995년 설립됐으나, 법인지방소득세를 낸 것은 영업흑자를 내기 시작한 1999년부터다.

이는 건립 초기 막대한 투자비용을 회수하는 기간에 4∼6년가량 걸리는 특성 때문이라고 울산시는 설명했다.

즉 백화점이 현지법인 형태로 건립되더라도 경영난으로 영업이익을 내지 못하면 법인지방소득세는 기대할 수 없다.

이때는 오히려 현지법인보다 지점이 도움된다. 지점은 본사 전체 영업이익을 해당 지점의 직원이나 매장 규모 등에 따라 적절히 나눠 세금을 부과하기 때문에, 해당 지점이 영업적자를 내더라도 본사가 이익을 내면 세수를 확보할 수 있다.

현재 울산에 있는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은 모두 이런 형태로 세금을 내고 있다.

다만, 충분한 흑자를 내는 백화점이라면 지점보다는 현지법인 형태가 지자체 세수 증대에 유리한 것이 사실이다.

앞서 예를 든 광주 신세계백화점이 현지법인이 아닌 지점이라면 법인지방소득세 액수는 1억∼2억원 수준으로 급감한다.

신세계백화점 들어설 울산혁신도시 부지
신세계백화점 들어설 울산혁신도시 부지신세계백화점 들어설 울산혁신도시 부지

울산시 관계자는 "백화점 경영 실적에 따라 현지법인화는 유리한 조건도, 불리한 조건도 될 수 있다"면서 "다만 울산은 구매력이 높고 신규 백화점에 대한 수요가 크다는 점을 고려하면 장기적으로 현지법인화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 중구 "준공 때까지 지속 요구할 것"…신세계 "기업 부담 크고, 지역 실리도 없어"

중구는 이번 협약을 체결하면서 현지법인화 관철을 고집하지는 않았다.

지자체가 기업에 강요할 성격의 문제가 아닌 데다, 현재로선 백화점 건립을 정상적으로 추진하겠다는 확답을 받는 것이 우선이라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중구는 협약을 계기로 현지법인화 희망 의사를 대외에 성공적으로 알렸고,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요구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중구는 울산 5개 기초단체 중에 유일하게 대규모 사업장이 없어 지역을 대표하는 대형 유통법인 설립에 목을 매고 있다.

박성민 중구청장은 "울산 최고 규모를 자랑하는 신세계백화점이 현지법인으로 건립돼 울산과 중구를 대표하는 유통기업이 되길 희망한다"면서 "백화점 착공 이후에도 현지법인화를 지속적으로 신세계 측에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실적으로 현지법인화 전망은 밝지 않다.

익명을 요구한 중구 관계자조차도 "지자체장이나 정치인이 그런 요구를 할 수는 있지만, 대체로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많다"면서 "앞으로도 신세계 측이 긍정적으로 태도를 바꾸지 않는 한 가능성은 희박할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신세계는 사실상 거절의 뜻을 분명히 밝히면서, "장기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정도의 여지만 남겼다.

독립법인을 설립하면 별도 인력이나 비용이 추가로 필요해 기업에 부담되고, 실상 지역사회로써도 별다른 실리가 없다는 것이다.

장재영 신세계 대표이사는 "세계 최대 규모 백화점인 부산 센텀시티점을 건립할 때도 현지법인화를 검토했으나, 기업 부담과 비교하면 지역사회 이익이 크지 않다는 결론이 났다"면서 "백화점의 지역사회 기여도는 현지법인화 여부와 관계없지만, 지역사회 요구가 있다면 협의하겠다"고 강조했다.

hkm@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02/29 09: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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