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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화 "재즈 더 탐험해볼까 해요…지금이 딱 맞는 때죠"

송고시간2016-02-26 13:52

첫 재즈 무대 도전한 바이올린 여제

재즈에 첫 도전한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
재즈에 첫 도전한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

재즈에 첫 도전한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계속해서 재즈를 해볼까 생각해요. 더 배우기를 원하고요. 지금이 딱 맞는 타이밍이에요."

지난밤 음악인생 50년 만에 처음 재즈에 도전한 '바이올린 여제' 정경화(68)는 전날 무대의 흥분이 아직 가시지 않았는지 인터뷰 내내 만면에 웃음을 띠고 "너무너무 행복하다", "그렇게 재미있을 수가 없다"는 말을 반복했다.

정경화는 25일 밤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콘서트홀에서 열린 '평창겨울음악제' 개막공연에서 재즈 보컬리스트 나윤선, 세계적 기타리스트 울프 바케니우스와 협업공연으로 재즈 '데뷔' 무대를 치렀다.

공연 이튿날인 26일 오전 평창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난 정경화는 "제가 아직도 즐거워보이죠? 자기가 하는 분야에서 벗어난다는 게 참 신선한 것 같아요"라고 운을 뗐다.

'바이올린 여제' 정경화 재즈에 첫 도전
'바이올린 여제' 정경화 재즈에 첫 도전

'바이올린 여제' 정경화 재즈에 첫 도전

"재즈는 어릴 때부터 많이 들었지만, 클래식과는 정말 달라요. 클래식 음악은 정해진 짜임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죠. 그런데 재즈는 즉흥이 있어 같은 곡도 (연주자마다) 각자 스타일이 너무 독특해요."

정경화는 전날 공연에서 깜짝 게스트로 무대에 올라 나윤선, 울프와 함께 2곡을 연주했다. 대중에도 익숙한 재즈곡 '고엽(Autumn Leaves)'과 울프가 정경화를 생각하며 클래식과 라틴음악을 접목해 작곡한 신곡 '그란디오소(grandioso·웅장하게)'이다.

"지금 제 모토는 '하는 것이 안 하는 것 보다 낫다'에요. 그래서 시작했지만, 이전에는 전혀 안 해봤기 때문에 맨 처음에는 악보를 쓱 읽지는 못하겠더군요. 그래서 '이거 안되겠구나!' 해서 리허설을 한번 했는데 너무 불편한 거예요. 그래서 자신이 없어졌죠. 나윤선 씨에게 편지를 써서 '내가 준비됐을 때 다시 언제라도 합시다' 했는데 너무 부드럽게 반응해줬고 다시 한번 리허설을 하자 '어!'하며 뚫리더군요. '가능성이 있구나' 해서 열심히 연습했죠.(웃음)"

정경화는 전날 무대에서 나윤선의 스캣, 울프의 연주에 호흡을 맞춘 즉흥 연주를 보여줬다. 재즈에선 '신인'이었지만 '여제'의 카리스마와 내공은 자유로운 활에 실려 격정적 재즈를 빚어내며 무대를 달궜다.

연주를 마친 정경화는 어린 아이 같은 천진난만한 웃음과 함께 손으로 이마를 짚으며 쑥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바이올린 여제' 정경화 재즈에 첫 도전
'바이올린 여제' 정경화 재즈에 첫 도전

'바이올린 여제' 정경화 재즈에 첫 도전

"하하. 그런 재즈 대가들과 한 무대에 섰는데 수줍지 않겠어요? 계속해서 재즈를 해볼까 생각해요. 더 배우기를 원하고요. 클래식에 비해 자유가 너무 많은데 테크닉을 배우려면 열심히 해야되겠지요. 사실 칠순에 접어들어서 이제 브람스 협주곡 같은 것을 하려면 체력이 달려요. 바흐도 예전에는 몇십 번을 해도 괜찮았는데 지금은 있을 수 없죠. 그저 기를 쓰고 하는 거지요. 그런데 재즈는 즉흥이 있어요. 어제 무대에서도 지독히 몸으로 하지 않아도 되는 점이 너무 편했죠. 탐험해볼 만한 분야에요. 하느님이 지금처럼 딱 맞는 타이밍에 이런 경험을 내게 주시는구나 생각해요."

이날 함께 한 나윤선은 "음악 하는 젊은 친구들이 선생님의 이번 연주를 보고 굉장한 희망을 품고 갔다"며 "새로운 클래식의 가능성을 선생님이 직접 보여주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정경화는 젊은 음악가들에게 먼저 자기만의 색깔을 찾으라고 조언했다.

"누구나 때가 있기 때문에 제가 한다고 해서 젊은 친구들이 하는 것은 아니라고 봐요. 우선 자기 목소리를 찾아야 합니다. 그게 성공 비결이죠. 요즘 젊은이들은 너무 급해요. 제가 평생 노력한 게 색채입니다. 먼저 인내와 믿음을 갖고 자기가 딱 하고 싶은 것을 찾아야 합니다."

정경화는 나윤선을 "한국의 보물"이라고 평가하며 "아무리 옆에서 잘했다고 칭찬해도 자기가 원하는 것을 찾지 못하면 받아들이지 않는" 점을 두 사람의 공통점으로 꼽았다.

"제 스승은 '자기가 만족하고 즐거울 때는 진보가 없다'고 하셨죠. 미치도록 괴로울 때 진보 가능성이 크죠. 그것을 놓치지 않고 딱 잡고 해나가면 강해지고 터득을 할 때가 옵니다. 예술가들은 무지개를 좇는 것과 마찬가지에요. 무지개를 따라가면 그 속에 있지만 보이지 않죠. 예술가에게는 거기에 도착하지 않는 것이 좋은겁니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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