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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리 제재> '칼자루' 中 이행이 관건…'양보'하며 '마지노선' 관철(종합)

송고시간2016-02-26 17:44

'원유금수 불가' 고수·정상 교역·인력 송출도 계속'생계형에 예외' '인도적 수송에 차질 최소화' 조항도 쟁점될 듯

(베이징=연합뉴스) 홍제성 이준삼 특파원 = 유엔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강력한 대북 결의안 초안이 공개된 가운데 결국 또 중국이 '칼자루'를 쥐게 됐다.

'20여년 만의 최강'이라는 제재안이 미국과 중국의 합의로 토대로 나왔고 상당부분 경제 제재에 초점이 맞춰졌지만, 북한의 핵심 교역상대국인 중국이 제대로 이행하지 않으면 실효성이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은 북한의 숨통을 끊어놓을 만큼의 초강경 제재안 추진에 공을 들였지만, 중국은 끈질기게 수위 조절을 시도했다. 제재안이 북한 체제를 붕괴하는 수준이 돼서는 안 되며, 협상 테이블로 복귀하도록 설득하는게 중요하다는 주장이었다.

25일(현지시간) 공개된 안보리 결의안 초안을 보면 중국이 미국에 양보한 것과 끝까지 지켜낸 것이 무엇인지를 짐작해 볼 수 있다.

일단 중국이 미중 관계와 북한의 추가도발 억제 필요성 등을 고려해 상당부분 양보한 모습이 보인다는 분석이 많다.

모든 수출입 화물의 검색 의무화, 북한의 광물 수출 금지, 모든 무기에 대한 금수조치, 항공유와 로켓 연료 등의 공급 금지 등 전례없이 강한 제재안은 중국의 결단이 없었다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특히 강력해진 제재안 가운데 '모든'이란 수식어가 붙은 조항은 미국 측의 입장이 관철됐을 가능성이 큰 부분으로 해석된다.

'모든 수출입 화물 검색 의무화'는 북한의 육로·바닷길·하늘길을 사실상 묶어두는 의미여서 미국의 입장을 중국이 수용한 것이란 해석을 낳고 있다.

모든 무기에 대한 금수 조치도 같은 맥락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중국이 끝내 관철한 마지노선은 제재안이 북한 경제를 무너뜨려 정권의 붕괴로까지 나아가서는 안 된다는 부분이었다.

중국은 대북 제재는 북한 민생 영향을 최소화하고 핵·미사일 개발 억제에 초점을 맞춰야한다고 여러차례 설명해왔다.

훙레이(洪磊)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결의안이 조선(북한)의 정상적인 민생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된다"며 "중국은 관련 결의가 마땅히 조선의 핵미사일 개발 억제에 초점을 맞추고, 명확한 방향성을 가져야 한다고 여긴다"고 말했다.

관영 환구시보(環球時報)도 이날 사설에서 "한·미·일은 북한 경제 전체를 무너뜨리고 싶어했고 심지어 북한의 현 정권을 깨뜨리고 싶어했지만, 중국은 이런 목표에 반대했다"며 "제재는 북한의 핵무기 개발 능력에 타격을 가하는 데 집중돼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당초 미국은 제재를 무기 분야 이외에 일반 무역분야로 확대하는 것까지 추진했지만, 중국은 이에 대해 강력하게 반대하며 맞서 결국 결의안 초안에서 빠졌다.

대북 원유 공급 중단조치가 빠진 것도 같은 맥락이다. 북한의 원유 사용량 거의 전량을 공급하는 중국은 이를 받아들이면 정권 붕괴로 이어질 것을 우려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까지 직접 나서 "한반도에서는 전쟁과 혼란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한 것도 이런 점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중국은 대신 수위를 크게 낮춰 군사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항공유와 로켓 연료 공급 금지에는 동의하는 쪽으로 '절충점'을 찾았다.

미국이 원해온 북한과의 전면적 무역거래 중단이나 해외인력 송출 차단 등의 조치가 새로운 대북제재안에 포함되지 않은 것도 중국의 입장이 크게 반영됐다는 시각이 많다.

전면적 무역거래 중단은 식량과 생필품까지 차단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북한 입장에서는 상당한 타격을 입을 수 있었다. 최대 5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북한의 해외파견 노동자들에 대한 제재가 포함되지 않은 것도 외화벌이 창구를 열어놓은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아울러 육해공을 망라하는 북한 화물을 전량 검색하도록 한 가운데, 인도주의적 구호물자를 실은 화물의 이동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검색 조치를 집행해야 할 것이라고 여지를 둔 것도 주목거리다.

'생계(livelihood)' 목적이나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위한 수익 창출을 하지 않는 경우 등 예외조항을 넣어 북한 지하자원 등에 대한 수출 길도 열어놨다.

또 관심을 모았던 '세컨더리 보이콧'(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 단체·개인제재)' +역시 포함되지 않았다.

결의안 초안 전문에 "북한 주민이 처한 심각한 어려움을 깊이 우려한다"고 명시한 것도 주민생활에 직접 타격을 주는 제재는 피해야 한다는 중국의 주장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런 점에서 이번 대북 제재안은 오히려 중국이 양보했다기보다는 중국의 입장이 상당히 수용된 것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양시위(楊希雨) 중국국제문제연구소(CIIS)선임 연구원은 26일 "미국은 계속해서 '전면적인 제재'를 요구해 왔지만 그것은 필연적으로 조선(북한)에 대해 인도주의적 위기를 불러올 수밖에 없다"며 "그에 대해 중국이 계속 주장한 것은 선택적이고 부분적인 제재였다"고 강조하며 중국이 양보했다는 시각에 대해 '상황 오판'이라고 주장했다.

외교가는 미중간 타협을 통해 도출한 대북 제재안이 과거보다 강력해진 것은 분명하지만, 실질적 효과는 중국의 이행 여부에 달렸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 외교 소식통은 "결의안의 효과는 중국이 얼마나 충실하게 이행하는지가 관건으로 또다시 중국이 칼자루를 쥐게 된 셈"이라면서 "중국은 스스로 도출해 낸 결의안을 충실히 이행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예외조항 등에 대한 해석을 놓고 이견이 불거질 가능성도 있어 앞으로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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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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