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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의원들, 공천배제·불출마에도 필리버스터 무대(종합)

송고시간2016-02-26 21:21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 테러방지법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이 나흘째 이어지는 26일 국회 본회의장에는 4·13 총선에서 공천배제되거나 불출마를 선언한 의원들도 토론자로 나서서 힘을 보탰다.

더불어민주당의 '하위 20%' 공천배제 대상에 포함된 김현 의원은 이날 12번째 주자로 연단에 올랐다.

19대 국회 상반기 정보위원회에서 활동했던 김 의원은 "국정원이 왜 국민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비판을 받는지 몸으로 체험했다"면서 2012년 대선에서 드러난 '댓글 사건' 등 국정원의 과거 권력남용 사례를 집중 조명했다.

김 의원은 "국정원 댓글공작이 여론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겠느냐고 하는데 이게 (검찰의) 중간수사 발표 때 나온 자료"라며 한 상자 분량의 서류를 발언대에 쌓아올리기도 했다.

지난 24일 오후 자신이 공천배제 대상에 포함됐다는 통보를 받은 김 의원은 동요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다만, 공천배제와 토론에 나선 것이 관련이 없다는 점을 밝히려는 듯 연설을 시작하면서 "먼저 제가 오늘 필리버스터를 신청한 것은 2월 24일 오전 9시다"라고 말했다.

반면 같은 당 강기정 의원은 9번째 토론자로 나섰지만 사실상 공천에서 배제된 것에 대한 회한 때문인지 토론 도중 눈물을 보여 본회의장을 숙연하게 만들었다.

강 의원은 연설 도중 수차례 한숨을 내쉬면서 옷 소매로 눈물을 훔치는 모습을 보였고 사회를 보던 이석현 국회부의장이 "용기를 잃지 마라"고 격려하자 단상 뒤에 주저앉아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그는 이날 오전 2시께 "제가 꼭 한 번 더 이 자리에서 부르고 싶은 노래"라며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면서 마무리했다.

이에 사회를 보던 새누리당 정갑윤 국회부의장은 "사실 오늘 안 나올 줄 알았는데 나와서 끝까지 해주시는 모습 정말 고맙고 다시 여기서 만나기를 바란다. 사랑한다"고 말했다.

정의당 비례대표 국회의원으로 전남 목포 출마를 준비하던 서기호 의원은 이날 본회의장 토론을 마친 직후 국회 정론관에서 20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서 의원은 "불출마 결심은 더 일찍 했지만, 뜻밖에도 테러방지법에 대한 필리버스터가 시작됐다"며 "끝까지 테러방지법 통과를 저지하고 제 입장을 말씀드리는 것이 순서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가 토론을 하는 동안, 많은 분이 후원금을 보내주시고 총선에서 당선되었으면 좋겠다며 응원해주셨다는 소식을 들었다. 더 늦기 전에 총선 불출마를 공식 선언하는 것이 그분들에 대한 도리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국회의장과 국회부의장이 야당 의원들을 격려하는 훈훈한 장면도 연출됐다.

신경외과 의사 출신인 정의화 국회의장은 필리버스터에 나선 의원들이 장시간 서 있으면 허리에 무리가 갈 것을 우려해 '발판'을 마련하기도 했다.

정 의장은 더민주 신경민 의원이 토론에 나설 때 연단 옆에 '발판'을 갖다두도록 사무처 직원에 지시한 뒤 "신의원, 내가 여기 발판을 갖다 놨으니 한 번씩 (발을) 바꿔주면 허리에 도움이 됩니다. 장시간 하실 거니까"라고 말하며 야당 의원들의 건강을 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석현 국회부의장은 서기호 의원에게 "3시간 가까이 수고가 많다"면서 "필요하시면 여기 본회의장에 딸린 부속 화장실에 잠깐 다녀오시죠. 3분 이내로 다녀오시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필리버스터를 "국회를 볼모로 한 선거운동"이라며 비판하는 새누리당 의원들이 야당 의원들의 발언에 문제를 제기하는 등 신경전은 여전했다.

토론자인 더민주 김경협 의원은 이날 새벽 "지금 SNS에서 국민이 직권상정된 테러방지법을 이렇게 부르고 있다"며 "국민스토킹법, 빅브라더법, 유신부활법, 국민주권강탈법, 아빠따라하기법, 국정원하이패스법" 등의 인터넷 댓글을 읽어내려갔다.

이에 새누리당 조원진 의원이 의장석 앞까지 와서 "(테러방지법이) 아빠따라하기 법입니까? 그렇지 않다"고 거세게 항의했다. 아빠따라하기법은 누리꾼들이 박근혜 대통령이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신통치를 부활시키려고 테러방지법을 추진한다고 주장하며 붙인 이름이다.

조 의원은 항의를 계속 하자 이 부의장이 "꼭 퇴장시켜야 알겠어요? 경위 불러서? 이 양반이 말이지"라고 경고했고 조 의원은 그제야 자리로 돌아갔다.

blueke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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