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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배제 강기정, 눈물의 필리버스터(종합2보)

송고시간2016-02-25 23:38


공천배제 강기정, 눈물의 필리버스터(종합2보)

공천배제에도 무제한 토론 참석한 강기정의 울음
공천배제에도 무제한 토론 참석한 강기정의 울음

공천배제에도 무제한 토론 참석한 강기정의 울음


"무제한 토론 있었더라면 '폭력의원' 낙인찍히지 않았을텐데"
신경민 "필리버스터는 與 총선공약" 새누리당 홈페이지 한때 마비
與 '국회 마비 ○○시간째' 글귀 릴레이 피켓시위
속기사도 바쁘다 바빠…2인1조 5∼10분 릴레이 받아치기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김동현 기자 =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이 사흘째 진행 중인 25일 밤 이날 발표된 당의 전략공천 방침으로 4·13 총선에서 사실상 공천배제된 더불어민주당 강기정 의원이 본회의장 연단에 올랐다.

이날 마지막 주자인 강 의원은 오후 8시 55분 깊은 한숨으로 입을 열었다. 그는 시작부터 감정이 북받치는 듯 눈물을 흘렸고 동료 의원들은 안타까운 시선으로 지켜봤다.

3선인 강 의원은 19대 국회에서 국회선진화법이 개정되기 전 본회의장에서 몸싸움을 자주 했다고 언급하고서 "그때는 필리버스터 같은 수단이 없으니까 점잖게 싸울 수가 없었다. 지금 돌이켜보니 19대 국회는 그런 싸움도 없고 참으로 행복한 국회였다"고 말했다.

또 "이렇게 자유롭게 토론할 기회가 있었더라면 국민으로부터 폭력의원이라고 낙인찍히지 않았을 텐데. 그렇지 않았다면 저희 이번 4선 도전은 또 다른 의미를 가졌을 텐데"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본회의장에서 규탄시위 하는 새누리당 의원들
본회의장에서 규탄시위 하는 새누리당 의원들

본회의장에서 규탄시위 하는 새누리당 의원들

강 의원은 옷소매로 눈물을 닦다 손수건을 건네받고 잠시 등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이날 당이 자신의 지역구에 전략공천을 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한 직후에도 본회의장과 의원회관을 오가며 토론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의원은 결론에서 "테러방지법으로 까딱하면 안기부와 중앙정보부가 무소불위 권력으로 국민을 공포에 떨게 했던 공포시대가 올 수 있다. 그걸 막는 것은 우리에게 내려진 국민의 명령"이라며 테러방지법의 독소조항을 수정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사회를 보던 이석현 국회부의장은 "이렇게 뒷모습을 보니까 참 외로워 보이고 고독해 보인다"면서 "용기 잃지 마시고 더 열심히 해서 국민으로부터 더 큰 인정을 받고 무엇보다 스스로 양심에 만족할 수 있는 의정 활동 하시기를 바란다"고 강 의원을 북돋아주었다.

문재인 전 대표도 트위터에 "공천배제라는 말이 당에서 나오고 있는데도 당을 위해 있는 힘을 다하고 있다"고 응원 메시지를 올렸다.

이런 가운데 이날 본회의장에는 전날 더민주 '하위 20%' 공천배제 대상에 포함된 문희상 유인태 김현 의원이 자리를 지켜 눈길을 끌었다.

강 의원에 앞서 연단에 오른 신경민 의원은 "(새누리당의 19대 총선 공약에) 필리버스터를 도입하겠다는 얘기가 있다"며 "자신들의 약속을 자신들이 틀렸다고 국회 (본회의장) 밖에서 시위를 한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새누리당이 지난 19대 총선 때 내놓은 '새누리당의 진심을 품은 약속' 공약집을 살펴보면 "정치선진화로 더 큰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면서 '국회의 합리적 의사절차와 질서유지 확보' 차원에서 본회의 필리버스터를 도입하겠다는 게 공약으로 포함돼 있다.

신 의원이 해당 공약집 문서파일이 새누리당 홈페이지에 게재됐다는 사실을 밝히면서, 오후 한때 새누리당 홈페이지가 마비되는 상황도 발생했다.

이에 대해 신 의원은 발언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국민은 누가 옳고 그른지 설명만 해주면 금방 알아들을 정도로 충분히 현명하다"며 "깨어 있는 시민 외에 우리나라 정치의 답답함을 풀어낼 방법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필리버스터 비난 여당 비판하는 더민주 신경민 의원
필리버스터 비난 여당 비판하는 더민주 신경민 의원

필리버스터 비난 여당 비판하는 더민주 신경민 의원

한편 필리버스터로 지지층의 주목을 받은 의원들은 토론 이후 쏟아진 관심과 후원금에 기쁜 비명을 질렀다.

전날 국내 필리버스터 최장 발언기록을 세운 은수미 의원은 블로그에 "오늘 아침 통장정리를 하러 가서 깜짝 놀랐다. 1만원, 2만원씩 보내주신 후원금으로 한 개의 은행에서 정리된 통장만 8개"라며 통장 사진을 올렸다. 신경민 의원실도 트위터에 "후원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며 "온라인상에 잘못된 계좌가 돌아다니고 있다 하여 피해보지 마시라고 공지한다"는 글을 올렸다.

이처럼 야당 의원들이 테러방지법 처리를 막고자 본회의장 안에서 무제한 토론으로 '방패'를 들었다면, 여당 의원들은 이 법을 관철하기 위해 본회의장 밖에서 피켓시위와 간담회 등으로 '창'을 들이댄 상황이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원유철 원내대표 및 최고위원들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당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직후 본회의장 앞으로 이동해 '국회마비 ○○시간째' '테러방지법도 못 만드는 국회'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했다.

특히 야당의 필리버스터를 '국회마비'로 규정하면서 매시간 피켓의 숫자를 바꾸고 있다. 당은 원내부대표단과 참가를 희망하는 의원들을 중심으로 본회의장 앞에서 피켓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이와 동시에 새누리당은 야당의 필리버스터가 중단돼 곧바로 테러방지법 표결에 돌입할 가능성에 촉각을 세우고 소속 의원들에게 '소집 명령이 떨어지면 2시간 안에 본회의장에 올 수 있도록 대기하라'는 지침을 내린 상태다.

필리버스터가 3일째 이어지면서 의원들의 발언을 모두 기록으로 남겨야 하는 속기사들의 업무 부담도 많이 늘어난 상황이다.

약 60명의 속기사들이 2명씩 한 조를 이뤄 본회의장으로 들어가 의원들의 발언을 5∼10분씩 받아치고 나오는 방식인데, 5∼10분간의 발언을 회의록으로 만들기 위해 소요되는 시간이 약 1시간 30분이라고 한다.

정의화 국회의장과 정갑윤·이석현 국회부의장도 3교대로 근무표를 작성해 필리버스터가 진행되는 본회의장의 의장석을 지키고 있다.

ykb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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