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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기업 재산손실 보상 '산너머 산'

송고시간2016-02-24 17:20

개성공단 정기섭 비대위원장 발언
개성공단 정기섭 비대위원장 발언

개성공단 정기섭 비대위원장 발언

(서울=연합뉴스) 고유선 기자 =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 영업손실을 제외한 재산피해액을 발표했지만 이를 어떤 방식으로 얼마나 보상받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여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4일 개성공단 입주기업 비상대책위원회가 발표한 123개 업체의 재산피해 규모는 고정자산 5천688억원과 유동자산 2천464억원 등 모두 8천152억원이다.

영업손실과 앞으로 있을 원청업체로부터의 손해배상 청구 예상 금액 등은 빠졌다.

우선 이들 업체가 보상받을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은 경협보험금을 받는 것이다.

개성공단 입주업체들이 가입할 수 있는 보험은 크게 남북경협보험과 교역보험으로 나뉘는데 이 가운데 경협보험은 북한에 투자한 지분이나 대출받은 시설·운영자금 등을 보장하는 보험이다.

전쟁이나 북한 당국의 일방적인 합의 파기, 국제법규 등에 따르기 위한 남한 당국의 조치 등 이번처럼 경영 외적인 이유로 개성공단 가동이 중단됐을 때 기업이 지분이나 투자금액에 대한 손실을 보장받고, 공단 가동이 재개되면 이를 반납하는 형태다.

문제는 정부가 보상의 근거를 산정할 때 고정자산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고 부보율(보험 대상의 경제적 가치에서 보험가입이 가능한 금액의 비중)이 90%, 보험금 한도가 70억원으로 책정돼 있어 투자 규모가 큰 업체들은 손실의 상당 부분을 보상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실제로 비대위는 기업들이 받을 수 있는 보험금이 고정자산 피해액의 절반가량인 3천억원 미만일 것으로 추산하고 있으며 통일부는 70억원 이상 투자한 14개사가 초과 투자분을 보장받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업체도 많다.

입주기업 123곳 가운데 경협보험에 가입한 곳은 79곳이고 매점이나 주유소 등을 운영하면서 보험에 가입한 곳은 33개사다.

입주기업 중 경협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44개사에 대해 통일부 관계자는 "특별대출, 원리금 상환 유예, 대체 생산지 알선, 세금 지원 등 다른 방법으로 지원할 수밖에 없고 보험에 따른 보상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경협보험이 보장하지 않는 영업손실과 신용도 하락 등에 대해 국가에 배상을 청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흘러나온다.

원청업체와의 계약 파기에 따른 배상금이나 개성으로 반출했다가 찾아오지 못한 원부자재 일부를 보상해주는 교역보험이 있지만 가입한 업체가 없어 이에 따른 대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경협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업체들도 집단소송을 택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다만, 국가의 위법행위에 대한 책임을 묻는 국가배상 청구나 적법한 행위일지라도 개인이 손해를 입었을 경우 이를 보상해달라고 제기하는 손실보상 청구 모두 입주기업이 승소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2010년 5.24 조치로 대북투자가 동결된 직후에도 이런 소송이 수차례 있었지만 법원은 대북투자 동결을 적법한 국가의 권한 행사로 해석한데다 보상에 대한 법적 근거가 충분치 않아 손실보상도 대부분 기각됐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입주기업들은 특별법 제정에 기대고 있다.

실제로 입주기업들은 이달 중순 여야 각당 대표들을 만나 정치권이 특별법 마련 등 입주기업 지원에 힘을 실어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다만, 총선 일정이 코앞으로 다가온 점이나 정부의 보상 또는 지원 범위에 대해 여야의 입장이 갈릴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특별법 마련 역시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5.24조치 당시에도 특별법 제정 요구가 있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이에 따라 일부 대북투자 업체는 정부가 입법부작위(마땅히 해야할 일을 하지 않은 것)로 국민에게 피해를 입혔다며 헌법소원을 내기도 했다.

cin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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