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배너
배너

[실시간뉴스]

최종업데이트YYYY-mm-dd hh:mm:ss
검색

"재선충병 방제도 '선택과 집중' 할 때...수종갱신도 함께 해야"

문일성 소나무재선충병 모니터링센터장 조언…센터 3월 출범최초 감염경로는 부산 사설 동물원 일본원숭이 우리 추정


문일성 소나무재선충병 모니터링센터장 조언…센터 3월 출범
최초 감염경로는 부산 사설 동물원 일본원숭이 우리 추정

(대전=연합뉴스) 유의주 기자 = "소나무재선충병 방제도 선택과 집중을 할 때입니다. 제주도에 피해가 크지만 한라산은 막아내고 있는 것처럼 백두대간과 강원도 소나무, 안면송 등 문화재와 보호가치가 큰 산림은 집중적으로 보호하고 나머지 지역은 방제작업을 하되 수종 갱신으로 가야 합니다. 산림이 이렇게 넓은데 모든 곳을 다 방제할 수는 없습니다"

산림당국의 거듭된 완전방제 의지 표명에도 소나무재선충병이 근절되지 않는 상황에서 오는 3월 출범하는 산림청 소나무재선충병 모니터링센터 센터장을 맡은 국립산림과학원 문일성(55) 박사는 23일 선택과 집중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올해 들어 지난달 15일 세종시 전동면 청송리의 소나무와 잣나무 등 14그루에서 재선충병이 발생한 데 이어 지난 1일에는 충북 제천시 수산면 원대리에서 소나무 4그루가, 같은 날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상봉리와 상정리에서도 소나무 3그루와 잣나무 2그루가 재선충병에 감염된 사실이 확인됐다.

"재선충병 방제도 '선택과 집중' 할 때...수종갱신도 함께 해야" - 2

지난해 12월 22일에는 광주시 서구 벽진동 야산에 있는 소나무류 고사목 7그루가 재선충병에 걸렸고, 그보다 한달 전인 11월에는 충남 연산면 사포리 일대 8그루의 소나무가 재선충병에 걸려 말라죽었다.

이같이 날로 확산하는 소나무재선충병이 국내에서 처음 발견된 것은 1988년 10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부산시 동래구 온천1동 금정산 일대에서 소나무가 고사하자 동래구청은 국립산림과학원의 전신인 임업연구원에 원인조사를 의뢰했다.

당시만 해도 국내에서는 소나무재선충병이라는 용어도 잘 알려지지 않았고, 임업연구원에 관련 연구부서도 없던 상태였다.

'나무가 말라죽는데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다'는 동래구청 측의 조사의뢰에 따라 임업연구원 연구원들이 조사한 결과 이 고사목에서 벌레가 나왔다.

이 벌레를 다시 일본의 연구소로 보내 조사한 결과 소나무재선충병 감염사실이 확인됐다.

이후 산림청이 임업연구원에 금정산내의 소나무재선충병 발생상황을 조사하도록 지시해 연구원이 부산시와 합동 조사를 벌였다.

조사결과 고사목 1천900여그루 중 1천589그루에서 감염이 확인됐고, 이미 100ha에 걸쳐 퍼진 사실도 드러나 감염목을 모두 베어냈다.

금정산 소나무의 재선충병 감염 경로에 대한 역학조사가 본격화한 것은 이듬해인 1989년부터다.

그해 4월부터 임업연구원에서 근무를 시작했다는 문 박사는 당시를 이렇게 회고했다.

"1989년 봄부터 역학조사가 시작됐는데 금정산 재선충병 피해지역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개인이 운영하는 동물원이 있었어요. 이곳에 일본으로부터 들여온 일본원숭이 우리로 사용된 목재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재선충병 매개충이 우화(성충이 됨)해 탈출한 흔적이 발견됐어요. 그때가 5∼6월쯤이었던 것 같아요"

일본 원숭이 수입에 사용된 우리를 통해 소나무재선충병이 국내에 상륙했다는 설은 여기서 비롯됐다.

이 같은 감염경로가 가장 근거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지지만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확인된 것은 아니다.

때문에 또다른 감염경로로 추정되는 것이 당시 우리나라 제1의 무역항이었던 부산항의 목재 수입과정이다. 당시 교역이 확대되는 추세였고, 목재 포장재 등이 땔감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잦았다.

국제적으로 이 같은 교역 과정에서 검역작업은 전혀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부산항의 목재 포장재에 대한 조사가 이뤄진 것도 아니고, 여기서 재선충병 매개충이 확인된 것도 아니어서 이 역시 하나의 '설'에 머무는 실정이다.

문 박사는 "재선충병 발생후 2∼3년이 지나면 고사목에서 매개충의 사체를 발견하기도 힘들어 조사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1988년 산림청과 부산시의 적극적인 대응으로 재선충병은 거의 박멸된 것으로 보였지만 1997년 이후 진주, 함안, 통영 등지로 확산됐다.

1997년 5월에는 전남 구례군 마산면 화엄사 주변에서 17그루의 소나무재선충병 고사목이 발견됐고, 같은 해 10월에는 경남 함안군 칠원면과 칠서면 일대 소나무림 678ha에 피해가 발생했다.

1998년 2월에 정밀 조사를 벌인 결과 발생면적 690여ha에 2천여 그루의 고사목이 발생해 벌채 소각했다.

그해 3월에는 경남 통영시 한산면 추봉도의 숲 102ha에서 1만여 그루의 고사목이 발생했다.

구례 화엄사 일대의 재선충병은 암자 신축공사용 목재에 의해 전파된 것으로 추측됐다.

함안과 진주지역은 피해 발생지 주변 공장에서 무거운 기계류를 수입할 때 포장재에 매개충이 붙어 왔거나, 부산에서 재선충병 감염 원목을 파쇄하기 위해 숲밖으로 반출할 때 취급 부주의로 전파된 것으로 추정됐다.

현재까지 전국 88개 시·군에서 재선충병이 발생했지만 이 중 17곳은 최초 발생후 적극적인 방제작업으로 재선충병이 사라진 '청정지역'으로 선포됐다.

강원도 동해시, 서울 노원구, 충북 충주시와 옥천군, 전남 목포시, 신안군, 영암군, 경남 산청군, 함양군, 부산 동래구, 동구, 수영구,연제구, 부산진구, 사상구, 서구, 전북 익산시 등이다.

동해시는 발생 초기 과감한 방제로 조기에 청정지역으로 회복된 우수사례로 꼽힌다.

동해에서는 2005년 11월 삼화동 산 267 일대 0.01㏊에서 소나무 3그루가 재선충병에 감염됐다.

"재선충병 방제도 '선택과 집중' 할 때...수종갱신도 함께 해야" - 3

동해시는 발생 즉시 피해목 주변 0.2㏊에 걸쳐 소나무 206 그루를 모두 베어낸 뒤 피해목을 파쇄해 소각처리했다.

경사지의 특성을 고려해 피해목 유실 방지망을 설치하고, 훈증제가 흐르는 것을 막기 위해 홈파기 작업도 했다.

피해 발생 이듬해와 그다음 해에도 700㏊에 걸쳐 적극적인 항공방제를 했다.

그 결과 2008년 청정지역으로 선포됐다.

산림청 산림병해충과 방재일 주무관은 "주변의 감염우려목까지 모두베기를 하고, 원목을 파쇄한 뒤 잔가지 수거와 소각, 뿌리 훈증 등 가장 강력한 방제를 집중한 사례"라며 "급경사지의 특성을 고려한 세심한 사업설계도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전했다.

전남 신안군은 끈질긴 맞춤형 대응으로 청정지역을 회복한 사례로 평가된다.

신안에서는 2002년 3월 압해도 장감리 산 122의 2 일대 1㏊에 걸쳐 소나무 23그루가 재선충병에 걸렸다.

신안군은 섬 지역의 특성을 감안해 맞춤형 방제를 지속했다.

"재선충병 방제도 '선택과 집중' 할 때...수종갱신도 함께 해야" - 4

피해 확산저지선을 설정한 뒤 압축방제를 하고, 고사목은 소각 처리했다.

피해지 주변 4천647㏊에 항공방제를 하고, 160㏊에는 예방 나무주사를 놓았다.

연 2회 이상 항공예찰과 주 2회 이상 지상 정밀예찰을 하고, 소나무류 이동단속 초소를 3∼4교대로 연중 운영했다.

신안군은 장기간의 방제작업 끝에 2011년 청정지역으로 선포됐다.

문 박사는 "넓은 면적의 산림에서는 재선충병 확산을 막을 적합한 방제방법이 아직 개발되지 않은 탓에 일본, 중국, 대만에서는 거의 피해림을 방치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우리나라도 현재 발생지역 내에서 재선충병을 박멸하지 않으면 중국이나 대만과 같이 박멸시기를 놓쳐 소나무가 전멸하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바로 그 시점에 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청정지역으로 회복된 시·군의 사례에서 시사점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yej@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02/23 07:00 송고

광고
댓글쓰기
배너
광고
AD(광고)
광고
많이 본 뉴스
많이 본 뉴스
종합
정치
산업/경제
사회
전국
스포츠
연예ㆍ문화
세계
더보기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