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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통제 강화예언 홍콩영화 '10년', 종영후에도 화제

저예산 제작에도 흥행몰이, 일부 상영관선 '스타워즈' 능가홍콩영화금상 작품상 후보·미·대만·싱가포르 영화제 초청도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10년 후인 2025년 중국 본토의 통제가 한층 강화된 홍콩의 암울한 상황을 그린 옴니버스 영화 '10년'(Ten Years)이 극장 상영이 후에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작년 말 홍콩 영화관 한곳에서 개봉된 이 영화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관객이 몰리자 홍콩 전역으로 상영관이 늘었다. 일부 상영관에서는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보다 좋은 흥행성적을 냈다.

19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에 따르면 제작비 50만 홍콩달러(약 7천만원)의 저예산 영화인 '10년'은 9만명의 관객을 동원, 제작진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600만 홍콩달러(약 8억4천만원)의 흥행실적을 올렸다.

'10년'은 일반 상업영화와 함께 '홍콩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홍콩영화금상 최우수 작품상 후보에 올랐다. 3월에 열리는 일본 오사카(大阪)영화제에서도 상영이 확정됐다. 대만과 싱가포르는 물론 미국 영화제에도 초청되는 등 최근 극장 상영이 끝난 후에도 갖가지 화제가 이어지고 있다.

중국 통제 강화예언 홍콩영화 '10년', 종영후에도 화제 - 2

이 영화는 5편의 단편영화로 이뤄져 있다.

첫편인 '푸과(浮瓜)'는 언론과 정치활동의 자유를 제한하는 국가안전법을 홍콩에 도입할 구실을 만들기 위해 중국 정부 고관이 지하(黑社會) 세계로 불리는 폭력단을 동원해 친중국파 정치가의 암살을 시도하는 서스펜스물이다.

두번째 편인 '둥촨(冬蟬)'은 불도저로 파괴된 주택지에서 표본을 채집하는 커플을 다룬 시적인 작품이며 3번째 '팡옌(方言)'은 홍콩 택시에도 중국 표준어(普通話) 사용이 의무화된 가운데 광둥(廣東)어 밖에 모르는 택시 운전사가 겪는 곤경을 다뤘다.

4번째인 '분신(自焚者)'은 홍콩 독립운동을 주도하다 투옥돼 단식투쟁을 벌이다 사망한 청년운동가와 홍콩 영국 총영사관 앞에서 발생한 분신자살의 수수께끼를 그린 드라마다. 마지막편인 '번디단(本地蛋)'에서는 중국이 주도하는 교육을 받은 자녀들이 문화대혁명 당시의 홍위병이 무색할 정도로 홍콩의 독자적인 문화를 억압하기 위해 날뛰는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1국2체제'가 보장돼야 할 홍콩에서 자유와 인권이 점점 사라져 간다는 내용의 '10년'이 이처럼 인기를 모은 이유는 뭘까. 제작책임자인 차이렌밍(蔡廉明.44)은 "영화의 내용이 지금 홍콩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들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홍콩에서는 중국공산당에 비판적인 서적을 취급하던 서점과 출판 관계자 5명이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들은 중국 공안당국에 연행됐다는 관측이 많으며 홍콩의 지하세계가 동원됐을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설날인 지난 8일에는 까우룽(九龍)반도의 번화가 몽콕(旺角)에서 홍콩의 자치확대를 요구하는 젊은이들이 경찰과 격렬하게 충돌했다. 인터넷에는 "(영화) '10년'은 현실을 예언한 것"이라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차이렌밍에 따르면 영화 제작구상을 한 건 2년 전이다. "젊은 사람이나 노인 모두 상상하기 쉬운 10년후라는 시간축을 설정하고 홍콩사회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생각해 보고 싶었다"고 한다.

제작준비를 하던 2014년 가을, 민주화를 요구하는 학생과 젊은이들이 홍콩 중심부의 도로를 79일간 점거한 '우산혁명'이 일어나는 등 영화에서 그렸어야 할 일들이 이미 현실이 돼 버렸다. 실제 상황에 맞춰 각본을 고치는 바람에 "영화 전체의 톤이 더 암울하고 비관적으로 돼 갔다"

우산혁명은 제작자들의 문제의식을 갈고 닦는 계기가 됐다. '푸과' 제작감독인 궈친(郭臻. 30)은 "홍콩을 둘러싼 상황이 악화됐을 때 보통사람들이 당면해야 하는 상황을 그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번디단'을 감독한 우자량(伍嘉良. 34)은 "미래는 자식들의 것이다. 지금 어른들의 결단이 다음 세대에 미칠 영향을 생각해 보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제작진이 겪은 어려움은 영화제작의 현장이기도 한 중국의 영향력이 강화되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홍콩 영화계는 한때 "동양의 할리우드"로 불리며 많은 인재를 배출했으나 중국 영화시장이 급속히 확대되면서 중국 본토와의 공동제작영화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바람에 독자적인 색깔이 엷어졌다.

홍콩 영화인들이 중국 국내의 촬영현장에서 활약할 기회도 늘고 있다. "정치색이 너무 짙으면" 중국 국내에서 활동하기 어려워질 것을 우려해 출연을 거절하는 배우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

"너무 늦어버린 건가, 아니면 너무 늦은 일은 없다고 해야 하나" '10년'은 그런 물음으로 막을 내린다. 10년후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관객에게 묻는 것이다.

lhy5018@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02/19 11:23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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