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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 경찰 '101명 C형 간염' 병원장 출국금지 전격 요청

간호사 5명 소재 파악과 의료장비 등 조사도 착수 집단감염 의혹 넉달 후까지 언론 비공개 보건당국도 조사
15일 원주시 학성동 한양정형외과에서 진료를 받은 환자 100여 명이 C형간염에 무더기로 감염된 사실이 밝혀지자 이 병원을 거쳐간 환자들이 원주시 보건소 3층에 마련된 'C형 감염 비상대책본부'를 찾아 감염 여부 확인을 위한 검사를 받았다.
15일 원주시 학성동 한양정형외과에서 진료를 받은 환자 100여 명이 C형간염에 무더기로 감염된 사실이 밝혀지자 이 병원을 거쳐간 환자들이 원주시 보건소 3층에 마련된 'C형 감염 비상대책본부'를 찾아 감염 여부 확인을 위한 검사를 받았다.

(원주=연합뉴스) 류일형 기자 = 강원도 원주시 한양정형외과 C형 간염 집단 감염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원주경찰서는 17일 한양정형외과 원장 A씨의 출국금지조치를 검찰에 요청했다. 수사 착수를 선언한 지 하루만이다. 집단 감염 사실이 불거진 이후 수개월 간 A씨의 행방이 묘연한데다 외국으로 도피할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경찰은 해당 의원에서 일한 간호사들의 소재 파악과 PRP(자가혈시술) 장비 조사에도 나섰다.

보건당국의 늑장 대응 여부도 확인할 계획이다. 원주 보건소가 집단 감염 사실을 서둘러 공개하지 않아 사태를 키운 정황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경찰은 가용 수사 인력을 총동원해서 A 원장의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를 철저히 규명한다는 각오를 보인다.

성과를 얼마나 낼지는 미지수다. 해당 의원의 폐업 이후 대부분 증거가 사라진 탓이다.

◇ 간호사 소재 파악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자료사진>>

한양정형외과는 지난해 5월 폐업했다. PRP 시술 후 C형 간염에 걸렸다는 민원이 처음 제기된 이후 한 달여만이다.

당시 비슷한 민원이 쇄도하자 원주시 보건소가 현장 조사에 나섰으나 원장 A씨는 결백을 주장했다. 주사기를 재사용하지 않았으며 정상 진료를 했다고 항변한 것이다.

보건소가 추가 조처를 하지 않은 사이에 A씨는 의원을 서둘러 폐쇄했다. 이 때문에 보건소는 일회용 주사기 등 감염의 비밀을 밝혀줄 물증을 찾지 못했다.

보건소 관계자는 "원장이 주사기 재사용을 부인하는데다 PRP 시술 장비 등도 처분해버려 감염의 원인을 규명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A씨는 폐업 이후 원주의 다른 병원으로 옮겨 의료행위를 계속 했다는 소문이 있으나 근황은 보건소도 모른다. 경찰이 출국금지를 서둘러 요청한 이유다.

경찰은 한양정형외과에서 근무한 간호사·간호조무사들의 소재가 파악되는대로 소환할 계획이다. 일회용 주사기 등의 재사용 여부를 알아보기 위해서다. PRP 키트를 재활용했는지도 파악할 예정이다.

29병상 규모의 이 의원에는 원장 A씨와 간호사·간호조무사 등 5명이 근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들이 대부분 원주에 사는 것으로 보고 소재 파악에 나섰다.

◇ PRP 장비 흔적 조사

원주 경찰 '101명 C형 간염' 병원장 출국금지 전격 요청 - 3

경찰은 그동안 수사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다가 보건당국이 역학조사 결과를 발표한 지난 12일 이후에야 진상 규명에 들어갔다. 한양정형외과에서 2011~2014년 PRP 시술을 받은 101명이 C형 간염에 걸린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경찰은 주사기 재사용과 별도로 PRP 시술에 문제가 있었을 것으로 의심한다. 이 시술은 환자 혈액을 채취, 원심분리 후 추출한 혈소판을 환자에게 재주사하는 것이다. 안전성이나 유효성이 검증되지 않아 2012년 신의료기술평가가 반려됐다. 그럼에도 이 의원의 PRP 시술이 우수하다는 입소문이 퍼져 원주시내는 물론 외지에서도 손님이 몰려들었다.

그러다 C형 간염 민원이 잇따르자 원장 A씨는 PRP 장비를 서둘러 처분했다. 경찰은 자진 폐업에 앞서 증거 인멸 의도로 의료 장비를 없앤 것으로 의심한다. 따라서 폐업 직전에 처분한 PRP 시술 장비를 확보하는데 당분간 수사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PRP 장비에서 주사기 재사용 등 흔적을 찾는다면 수사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경찰은 기대한다.

◇ 보건당국 '늑장 대응'도 조사

경찰은 보건당국의 늑장대응 여부도 철저히 가릴 방침이다. 집단 간염 사태가 발생한 두 곳에서 대응 방식이 완전히 달랐기 때문이다. 서울 양천구 다나의원에서 C형간염 환자가 무더기로 발생하자 양천보건소는 업무정지 처분과 함께 원장의 의료인 자격을 정지시켰다.

다나의원에서는 2008년부터 주사기 재사용 등으로 집단 간염이 시작됐다. 보건소는 다나의원의 문제점을 인지하고서 해당 사실을 언론에 알리고 이용자들에게는 검사를 받도록 안내했다.

한양정형외과는 14명의 C형간염 의심환자가 발생하고서 넉 달이 지나도록 아무런 조사를 하지 않았다. 다나의원 대응과 전혀 다른 행보다. 뒤늦게 심층 역학조사에 나섰지만 대부분 증거가 없어진 뒤였다. 역학조사를 할 때도 감염 사실은 공표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경찰은 조기에 소기의 성과를 거둘지 낙관하지 못한다.

원주경찰서 관계자는 "수사에 필요한 자료를 수집해 분석하고 있다"며 "집단 감염 원인과 역학 조사가 늦어져 진상 규명에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모든 수사력을 동원해 진상을 파악하겠다"고 말했다.

ryu625@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02/17 17:1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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