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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마이너스 금리정책 효과 미지수"

(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 일본은행이 16일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 금리정책을 시작했다. 금융기관이 일본은행에 돈을 맡기는 당좌 예금 일부에 0.1%의 마이너스 금리를 부과해 금융기관들이 투자나 융자를 늘리도록 유도하는 조치다.

17일 니혼게이자이·아사히·마이니치 신문 등 일본 언론들은 마이너스 금리정책이 시작되기는 했지만 일본은행의 의도대로 돈의 흐름이 활발해지고, 경기나 물가를 지탱할 수 있을 지가 미지수라고 전했다.

예상하지 못했던 중국경제 불투명성이나 저유가 지속 등 해외요인에 의한 시장혼란 때문이다.

해외 언론이나 전문가들도 마이너스 금리 정책이 긍정적 효과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해 의심하고 있다.

마이너스 금리정책은 향후 적절하게 대응해 잘 쓰게 되면 좋은 약이 되지만, 대응이 부적절해 잘못 쓰게 되면 독약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많다.

"일본 마이너스 금리정책 효과 미지수" - 2

◇ 금리 급하락, 긍정 효과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일본은행이 원했던 결과가 나타나기도 했다. 도입 첫날인 16일 시장에서는 금융기관 사이의 하루짜리 콜금리가 평균 0.074%에서 급하락, 0%의 금리를 기록했다. 마이너스 금리정책이 시작되면 시장에 돈의 흐름이 늘어난다는 일본은행의 기대가 먹히면서 금리가 대폭 떨어진 것이다. 일본은행이 2001년에 도입한 양적완화 정책을 해제하기 직전인 2006년 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단기간 금리가 떨어지면서 장기 금리도 낮아지는 효과도 나타났다. 장기금리의 지표가 되는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전일 대비 0.045%포인트 낮은 0.04%까지 급락했다. 마이너스 금리정책의 주요 목적은 금융기관이 융자나 투자를 늘리고, 돈의 흐름을 활성화하는 것이다.

주택금리 하락으로 수요자들에 대한 혜택도 구체화되고 있다. 거대은행 가운데 미쓰이스미토모은행이 앞장서 16일부터 주택융자 금리를 내리고, 미쓰비시도쿄UFJ은행과 미즈호은행도 뒤따를 전망이다.

부동산업계에서는 마이너스 금리정책 효과에 대한 기대가 크다. 그 예로, 미쓰비시지소의 '더파크하우스하나고가네이 가든'(도쿄도 고다이라시)의 모델하우스를 찾는 고객들이 호조를 보였다. 30대 남성은 "주택융자 금리가 떨어질 것 같은 분위기여서 구입을 검토하게 됐다"고 말했다.

◇ 엔고 억제 효과는 불투명

새해부터 강해진 엔고의 흐름에 제동을 거는 효과도 기대됐다. 일본내의 금리가 대폭으로 떨어지면, 해외의 금리와 차가 벌어지면서 엔화를 팔아 달러나 유로화 등 외화를 사려는 자금이 늘어나기 쉬워진다. 그런데 마이너스 금리정책의 발표뒤 엔가치가 한 때 달러당 110엔대로 상승하는 등 현시점에서는 충분한 효과는 나타나고 있지 않다.

마이너스 금리의 대상이 되는 당좌예금은 전체의 10% 미만인 20조엔 전후에 머물 전망이다. 일본은행 측은 이 규모라도 충분한 효과가 나타난다고 예상하지만, 엔고·주가하락을 억제하는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 있을 지는 불투명하다.

경제계의 평가도 엇갈린다. 경제동우회 고바야시 요시미츠 간사는 16일 기자회견에서 "마이너스 금리정책으로 엔화 하락이나 주가상승이 된 것은 정책발표 후 2~3일에 그쳤다. 시장이 크게 요동치는 상황에서 투자를 할 것이라고 당장 기대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현 단계에서는 긍정적 효과는 한정될 것이라는 견해다.

일본은행의 대규모 금융완화는 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제정책)의 핵심 동력으로, 일본경제를 유지해 왔다. 그리고 국제유가 급락 등에 의한 시장혼란을 방치하면 "디플레이션 탈출 흐름에 방해될지 모른다."는 위기감에 따라 극약 처방식 마이너스 금리정책을 도입했는데, 성공 여부는 불투명하다는 분석이 많이 나오는 상황이다.

"일본 마이너스 금리정책 효과 미지수" - 3

◇ 상정 못한 변수 속속 등장, 효과 없을 우려

마이너스 금리정책 도입 뒤 시장의 움직임은 일본은행이 상정하지 않았던 방향으로 전개됐다고 마이니치 신문은 전했다.

정책 결정 직후 잠깐 엔화 하락과 주가상승이라는 긍정 효과가 있었지만 미국의 경기악화나 유럽의 은행 불안 등 새로운 리스크로 인해 외환시장에서는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엔을 사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이 조치가 극약이 될 수도 있다. 금융기관이 수익 악화에 따라 융자축소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하고 있는 유로권에서는, 시장금리가 하락했지만 은행대출은 침체했다. 게다가 인구감소로 인해 국내의 성장 기대가 낮은 일본의 경우 대출금리가 내려가도 사업 확대를 위한 자금 요구가 생길지는 불투명하다.

아사히 신문의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61%가 마이너스 금리정책으로 인한 경기부양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경기부양 효과를 기대한 응답한 13%에 불과했다.

전문가들 분위기도 유사하다. JP모건 요시노리 시게미는 "일본은행의 금융시장 활성화 노력은 시간이 경과할수록 다른 우려를 증폭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컨설팅업체 오피스니와의 나카지마 세이야는 "통화완화 효과는 외환시장 개입과 유사하며, 초기에 비해 시간이 지날수록 파급효과는 낮다"고 평했다. 다이와종합연구소 곤도 도모야 시니어 이코노미스트는 "전통적인 경제 예측 모델에 마이너스 금리를 적용할 수 없기 때문에 일본경제에 어떤 효과가 예상되는지를 수치로 산정하기는 곤란하다"고 밝혔다.

taein@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02/17 12:01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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