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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스캘리아 美대법관 후임은?…사활 건 '보혁 대결'

아시아 출신 대법관 발탁 여부 주목 속 인도계 유리한국계는 정치력 부족하고 중국계는 오바마에 부담


아시아 출신 대법관 발탁 여부 주목 속 인도계 유리
한국계는 정치력 부족하고 중국계는 오바마에 부담

<※ 편집자 주 = 미국 연방대법원의 보수 아이콘인 앤터닌 스캘리아 대법관이 사망해 후임자 선정에 세계의 관심이 쏠립니다. 미국 최고 사법기관인 연방대법원의 대법관은 9명입니다. 누가 공백을 메우느냐에 따라 보수파와 진보파의 5:4 구도가 깨질 수도 있습니다. 대법원 판결은 국가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합니다. 후임을 놓고 치열한 보혁 대결이 예상되는 이유입니다. 대법관 임명에는 고려할 변수가 워낙 많아 유력 후보를 점치기 어렵습니다. 연합뉴스는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미국 사법제도를 오래 연구하고 책까지 발간한 최승재 대한변호사협회 법제연구원장(변호사)의 글을 싣습니다.>

<기고> 스캘리아 美대법관 후임은?…사활 건 '보혁 대결' - 2

『 2016년 2월 13일(미국시간) 앤터닌 스캘리아(Antonin Gregory Scalia) 미국 연방대법관이 사망했다. 지난해 8월 서초동 대법원을 방문한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83) 대법관이 고령에다 지병까지 겹쳐 머잖아 사임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대척점의 인물이 먼저 대법원을 떠났다. 두 대법관의 깊은 우정을 다룬 코믹 오페라 '스캘리아/긴즈버그(Scalia/Ginsburg)'만 남았다.

스캘리아는 대법원 내 보수의 리더였다. 흑인인 클래런스 토머스 대법관과 함께 보수 성향이 가장 뚜렷하다. 스캘리아는 2015년 12월 텍사스대학 강연에서 인종차별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흑인은 자신이 따라갈 수 있는 정도의 좀 떨어지는 대학을 다니도록 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이다. 토머스 대법관은 유일한 연방대법원 내 흑인대법관이지만 스캘리아 대법관과 늘 한배를 탔던 확고부동한 연방대법원 내 보수파다.

새뮤얼 앨리토 대법관과 존 로버츠 대법원장도 보수파 인물이지만 스캘리아와 다른 길을 종종 걸었다.

2012년 건강보험법안(오바마 케어) 판결 때 로버츠 대법원장은 보수진영과 다른 의견을 냈다. 앤서니 캐네디 대법관은 2015년 동성결혼 판결 때뿐만 아니라 여러 사건에서 보수와 진보를 오가는 스윙보터(swing voter)였다. 캐네디 대법관은 '믿을 수 없다'는 얘기가 보수진영에서 나오는 이유다.

스캘리아는 윌리엄 랭퀴스트 전 대법원장의 보수파 리더십의 적통이다.

긴즈버그와 엘리나 케이건, 소니아 소토마요르 등 여성 3명과 <살아있는 헌법(Living Constitution)>의 저자인 스티븐 브레이어로 이뤄진 진보 대법관 4명은 강하게 연대했다.

보수와 진보는 2가지 측면에서 구별된다. 보수는 법문(Textualism), 선례구속 법칙, 법적 안정성을 중시한다. 불법이민 양성화, 사형제 폐지, 총기규제, 낙태허용, 대학 소수자우대(affirmative action) 등은 반대한다.

연방정부는 물론, 주정부 등의 개입에도 부정적이다. 작은 정부와 시장주의를 지향하기 때문이다. 브레이어 중심의 진보진영은 입법 취지를 토대로 시대상황에 맞춰 헌법을 유연하게 해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진보진영의 대법관들은 공정성 달성을 위해서라면 정부 개입이나 규제도 받아들인다.

연방대법원에는 중요한 사회 현안들이 잔뜩 올라와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추진해온 이민개혁법, 대학 소수자 우대, 총기소유 제한법 등이다.

이런 상황에서 보수의 리더가 타계했다. 공화당이나 보수진영에서 보면 대법원에서 단순히 한 표를 잃은 것이 아니다.

스캘리아는 한때 가톨릭 신부를 꿈꿨던 독특한 이력, 탁월한 법률해석론과 문장력까지 겸비한 인재였다.

미국 대법원 역사를 보면 스캘리아의 후임을 오바마가 지명하는 것은 '미란다 고지'로 유명하고 미국 사법부의 절차혁명 주역이었던 얼 워렌 전 대법원장의 후임을 공화당이 선택한 것과 비슷한 의미가 있다.

오바마가 임명권을 갖는 후임은 종신 대법관의 지위와 영향력, 역할 등을 고려해서 발탁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대법관 성향 비율이 보수 4:진보 4라는 점에서 대법관 지명 과정에서 거대한 논쟁이 예상된다. 그 결과에 따라 미국의 미래 보혁지형이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오바마가 어떤 지명카드를 쓸지 세계의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오바마 대통령은 케이건, 소토마요르 대법관 지명으로 여성과 히스패닉 카드는 이미 사용했다. 공화당이 다수를 점하는 상원에 제시할 카드는 심모원려가 필요하다. 전략적 고려를 하지 않으면 인준 권한을 갖는 상원에서 거부될 수 있다.

1968년 민주당 린든 존슨 전 대통령은 에이브러햄 포타스 대법관을 대법원장에 지명했으나 공화당의 벽을 넘지 못한 채 결국 1년 만에 지명이 좌절됐다. 포타스의 고액 강연료 등 온갖 악재가 불거진 탓이다.

이번에도 밀어붙이기식 지명은 쉽지 않아 보인다. 공화당의 집중포화가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대법관 임명은 대선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후보 성향과 인종 문제를 함께 고려해서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인구 구성을 보면 아시아계 인물도 대법원에 조만간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히스패닉계 대법관은 이미 배출됐다. 유능한 한국계 법관들이 더러 있지만, 한국계 미국인 사회의 정치적 영향력은 아직 부족하다. 연방항소법원 판사까지 오른 중국계는 오바마에게 정치적 부담이다.

인도계는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실리콘밸리 영향력이 높고 오바마가 선호하는 것은 장점이다.

미국 대통령 임기는 길어야 8년이지만 스캘리아 대법관은 30년간 보수의 리더였다.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워렌 대법원장 지명을 최대 실수로 꼽았다고 한다. 워렌은 절차혁명으로 새로운 미국을 만들었다. 오바마의 3번째 지명은 어떤 미국을 만들까. 지켜볼 일이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02/17 11:3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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