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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경동 7년만에 세번째 시집 '나는 한국인이 아니다'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두번 다시는 속지 말자/ 그만 생을 꺾어버리고 싶을 때/ 그때가 가장 아름답게 피어나보라는/ 여름의 시간 기회의 시간/ 사랑은 한번도 늙은 채 오지 않고/ 단 하루가 남았더라도/ 우린 다시 진실해질 수 있다" ('먼저 가는 것들은 없다' 중)

송경동 시인이 7년 만에 세 번째 시집 '나는 한국인이 아니다'(창비)를 펴냈다.

2001년 실천문학을 통해 등단한 그는 천상병시문학상, 신동엽문학상 등을 수상한 중견 문인이지만 자본의 횡포를 규탄하는 현장에서 직접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참여시인이기도 하다.

송 시인은 '한국 노동시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에 걸맞게 이번 시집에서도 평화로운 서정의 세계는 다루지 않는다. 그는 삶은 근거지를 빼앗기고 세상의 그늘진 곳으로 내몰린 노동자들과 그들을 몰아낸 자본의 횡포를 이야기한다. 이는 용산 참사, 세월호 사건 등으로 구체화한다.

송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배관공으로, 목수로 하루 벌어 하루 살던 자신의 과거 모습을 담담하게 노래한다. 문제는 당시 시인이 만났던 사람들이 지금도 고통받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래도 그는 언젠가 노동자들에게 '햇새벽'이 오리라는 믿음을 버리지 않는다.

송 시인은 이번 시집이 나오기 전 희망버스 행사를 기획했다는 이유로 부산구치소에 수감되는 곤욕을 치렀다. 또 세월호 참사 집회에서 행진 경로를 벗어나 교통을 방해한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기도 한다. 이런 개인적은 경험들은 시 속에서 드러난다.

"늦은 밤에 들어오니/ 아내가 우편물 한묶음을 내놓는다/ 종로경찰서 영등포경찰서 서초경찰서 남대문경찰서 서울중앙지법/ 골고루 다양한 곳에서 여섯통의 소환장이/ 한날한시에 와 있다 기네스협회에라도 보낼까" ('여섯통의 소환장' 중)

송 시인은 동남아시아에 진출한 한국 자본의 폭력에 분노해 급기야는 국적을 부인하고 자신의 정체성을 되묻는다. '나는 한국인이 아니다'를 표제작으로 한 것도 이 때문이다.

"나는 한국인이다/ 아니 나는 한국인이 아니다/ 나는 송경동이다/ 아니 나는 송경동이 아니다 (중략) 다시 쓰러짐이며 다시 일어섬이며/ 국경을 넘어선 폭동이며 연대이며/ 투쟁이며 항쟁이다" ('나는 한국인이 아니다' 중)

해설을 맡은 문학평론가 송종원은 "송경동의 시는 우리를 희망이 사라진 고립된 장소로 몰아간다"면서도 "사회의 타자화 전략에 목소리를 얻지 못했던 자들이 그의 시에서는 간접적으로 목소리를 낸다. 또 자본주의의 작동 부실을 돕는 국가의 폭력적 억압장치가 얼굴을 드러낸다"고 평했다.

송경동 7년만에 세번째 시집 '나는 한국인이 아니다' - 2

vivid@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02/16 18:53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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