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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냉전' 발언에 동·서유럽 반응 대조적

"냉전 피하자는 뜻" Vs "이미 실제 전쟁 진행" 난민·민주주의 문제에서 드러난 시각차 재연

(서울=연합뉴스) 최병국 기자 = 세계가 신(新)냉전 시대에 접어들고 있다는 러시아 총리의 발언에 대한 유럽연합(EU) 내의 반응이 미묘하게 엇갈리고 있다.

EU 외교 최고책임자와 서유럽 회원국들은 '신냉전은 없다'며 러시아와의 대결을 피하려는 유화적 입장을 보이는 반면 동유럽 국가들은 '이미 실제 전쟁이 진행 중'이라고까지 주장하며 날을 세우고 있다.

옌스 슈톨텐베르크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사무총장은 지난 13일 뮌헨안보회의 연설에서 "러시아의 최근 발언과 태도, 핵전력 훈련 등은 이웃나라들을 위협하기 위한 것"이라며 "우리 대응은 확고하다. 우리의 억제력엔 핵무기도 포함돼 있다"고 러시아에 경고했다.

이어 연설에 나선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는 "(서방은) 거의 매일 러시아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유럽, 미국 등에 가장 무서운 위협이라는 주장을 쏟아내고 있다"고 반박했다.

메드베데프 총리는 이어 "(서방은) 러시아가 핵전쟁을 시작한다는 무서운 영화들을 상영하고 있는데 지금이 2016년인지 1962년인지 헷갈린다"고 꼬집은 뒤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우리는 신냉전의 시대로 빠르게 진입하는 중"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 '냉전' 발언에 동·서유럽 반응 대조적 - 2

양측의 날 선 발언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내 친러시아 반군의 분리독립 선언을 지원하고 크림을 병합하는 등 무력 사용을 불사하고 대규모 군사훈련을 펴자 서방의 집단안보동맹체인 나토가 동유럽 전력을 대폭 증강하고 발트해에서 냉전 종식 이후 최대 규모의 훈련으로 대응하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자신의 발언이 '냉전적 대결을 원하는 것'으로 서방 언론에 비치자 메드베데프 총리는 지난 14일 유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결코 신냉전이 시작됐다고 말한 바 없으며, 나토의 결정들이 신냉전을 앞당기고 있다고 말했을 뿐"이라고 해명하며 무마에 나섰다.

이와 관련해 뮌헨안보회의를 마치고 브뤼셀로 돌아온 페데리카 모게리니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15일(현지시간) 기자들에게 "나로선 요즘 냉전의 분위기를 느껴본 바 없다"고 말했다.

EU 전문매체 EU옵서버에 따르면,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외무장관도 "우리는 현재 분명히 냉전 속에 있지 않다"고 강조하고 "메드베데프의 발언은 우리가 신냉전을 피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해명까지 해줬다.

뮌헨 회의에서 메드베데프 총리를 만난 마뉘엘 발스 프랑스 총리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갔다.

발스 총리는 "양국 경제 관계가 다시 증진되고 있으니 총리 차원의 양국 간 최고위급 정기 회담을 가장 좋은 방식으로 재개하자"고 제안했다.

반면에 비톨트 바슈치코브스키 폴란드 외무장관은 동·서유럽의 '안보적 지위'를 같은 수준으로 맞추고 러시아의 도발을 억지하기 위해 나토가 폴란드에 병력을 배치하라고 요구했다.

리투아니아의 리나스 란캬비추스 외무장관은 "러시아는 현재 냉전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시리아와 우크라이나에서 열전(熱戰 ; 실제전쟁)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 내가 받은 인상"이라고 말했다.

란캬비추스 장관은 "러시아의 시리아 공습은 유럽으로의 난민 유입을 늘리려는 것으로 이런 입장은 유럽과의 동반자관계가 아니다"라며 "공격자의 손에 난민이라는 다른 무기가 있으며, 현재 실제 경보가 울리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미로슬라브 랴차크 슬로바키아 외무장관은 유럽이 러시아와 풀기 어려운 문제를 갖고 있다는 점을 뮌헨안보회의에서 느꼈다며 "러시아가 우리와 완전히 다른 시각으로 문제를 보는 한 EU의 동반자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냉전' 발언에 동·서유럽 반응 대조적 - 3

독일과 프랑스 등 서유럽 국가들은 러시아를 비판하지만 미국과 러시아 세력 간 냉전적 대결로 다시 돌아가는 것을 피하면서 경제교류를 확대하고 이슬람국가(IS) 대응책 등에서 협력하는 것이 현실적이고 자국과 EU에 이익이라는 입장에 있다.

하지만 소련 지배를 오래 받은 동유럽 국가들은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을 두려워하며 나토에 단호한 대응과 보호를 요구하고 있으며, 경제 교류에도 회의적인 편이다.

그동안 난민 수용에서부터 표현의 자유 및 법치 등 민주주의 가치는 물론 영국의 EU 내 지위 문제에 이르기까지 극명하게 다른 입장을 보여온 동·서유럽이 뮌헨안보회의를 계기로 러시아에 대한 시각에서도 뚜렷한 차이를 드러내며 EU 내 갈등이 증폭되는 양상이다.

러시아 '냉전' 발언에 동·서유럽 반응 대조적 - 4

choibg@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02/16 16:18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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