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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금융위기 재발 가능성…불길한 조짐 4가지< FT>

(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유럽 금융위기가 재발 조짐들이 있다는 주장이 15일 제기됐다.

파이낸셜 타임스의 칼럼니스트인 볼프강 뮌하우는 지난주 유럽 금융시장의 요동은 분수령에 해당하는 사건으로, 적어도 유럽 지역에서 목도하고 있는 것은 약세장의 시작이나 향후 경기 침체의 조짐이 아니라 '유럽금융위기 2.0'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유로존의 2차 위기가 일부 측면에서는 1차 위기보다 덜 놀라운 것일지 모른다고 말하고 국채 금리가 당시처럼 높은 수준에 있지 않으며 구제금융 장치가 마련돼 있고 은행들의 차입 수준도 낮다는 점을 열거했다.

뮌하우는 그러나 금융시스템의 문제점들이 완전히 해결되지 못했고 많은 좀비 은행들이 존재하는 데다 2010년 당시와는 달리 지금은 디플레이션 환경에 놓여 있다는 점에서 더 심각한 상황이라고 지적하고 시장은 4가지의 불길한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주 유럽 은행들의 주가 급락과 동시에 국채 금리가 치솟은 것이 첫째 신호로, 이는 2010∼2012년과 유사한 흐름이라는 것이다.

포르투갈 국채 10년물의 금리는 연 4%에 가깝다. 이탈리아 국채 10년물은 1.7%를 웃돌고 있다. 금융시스템의 스트레스 척도로 간주되는 독일 국채 금리(0.2%)와의 스프레드는 다시 상승하고 있다.

뮌하우는 높은 국채 금리와 팽창적 통화정책, 공공·민간 부문의 높은 채무 수준, 저성장의 조합은 분명히 지속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하고 이탈리아는 포르투갈보다 나은 처지에 있지만 역시 지속 가능한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금융시장에서는 유로존 방어를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하겠다는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총재의 약속이 신뢰를 잃어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둘째 신호는 유럽 금융동맹이 실패했다는 점이다. 공동 은행감독, 공동 정리 장치는 마련됐지만 예금보험, 부실은행들을 구제하기 위한 회원국 정부들의 지원은 불발로 끝났다.

부실은행을 구제하는 과정에서 유로존 공통의 채권자 손실분담제도(bail-in)가 발효되기 시작한 지난주에 유럽 은행들의 주가가 일제히 급락한 것은 우연의 일치가 아니라는 의견이다.

뮌하우는 지난주 도이체 방크의 주식 보유자들이 패닉에 빠진 이유중 하나는 이 은행이 발행한 대규모의 코코본드(우발 전환사채)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만일 도이체방크가 곤경에 처하면 코코본드는 주식으로 전환되고 만일 정리 절차가 개시되면 즉각 소각되기 때문이다.

세 번째 신호는 향후의 인플레이션율에 대한 시장의 전망이 완전히 바뀌었다는 것이다. ECB가 선호하는 5∼10년 선행 인플레이션 지표는 지난주에 사상 최저수준인 1.4%로 떨어졌다. 뮌하우는 이는 시장이 더는 ECB가 2%의 물가상승률 목표를 달성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는 사실을 말해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네 번째 신호는 시장에서 마이너스 금리의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는 점이다.

유럽의 6천여개 은행들 가운데 과반수는 예금과 대출에 의존하는 구식의 영업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통상적인 금리 환경에서는 예대 마진을 유지할 수 있지만 마이너스 금리를 적용하게 되면 이런 방식이 통하지 않는다. 은행들이 예금자에게 마이너스 금리를 적용하면 소액 예금자들의 인출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뮌하우는 은행들이 초과지준금을 축소해 이를 대출로 전환하거나 리스크가 높은 증권에 투자할 수도 있지만 은행의 주식을 보유한 사람들을 안심시킬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유로존 정부들이 2008년에 저지른 최대의 실책은 리먼 브러더스가 파산한 뒤에 금융계의 문제점을 해결하지 못한 것이었다고 말하고 이는 원죄에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jsmoon@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02/16 16:17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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