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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반부패 운동 교육계 확산에 연구위축·두뇌유출 늘어

공산당 선전부, 특권계급 풍자 은어 '자오씨' 금지어 지정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중국 정부의 반부패 운동이 교육계로 확대되면서 학계의 연구활동이 위축되고 두뇌유출이 가속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16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에 따르면 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 간부가 지난달 대학에서 교수들이 부적절한 언동을 하는지 감독을 강화하겠다고 밝히자 '순시조'로 불리는 사찰팀이 올봄부터 베이징(北京)대를 비롯한 최고학부 조사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관계자는 적발당할 것을 우려해 연구 프로젝트에 대한 대학당국의 허가가 잘 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연구를 할 수 없게되자 남은 예산을 정부에 반납하는 움직임도 있다고 한다. 한 대학교수는 "자유로운 연구와 수업을 하기 어려운 분위기가 있다"고 말했다.

광둥(廣東)성 출신인 저우차오양(周朝陽.21)은 베이징대 등 국내 최상위대학에 들어갈 수 있는 성적이었지만 홍콩대학을 선택했다. '학생보도원'으로 불리는 조언자가 학업에서부터 일상생활에 이르기까지 관리하면서 당에 보고하는 시스템을 견딜 수 없어서다. 그는 졸업후에도 홍콩에서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2000-2014년 중국에서 해외로 나간 유학생수와 귀국자수를 비교해 보면 약 150만명이 중국으로 돌아오지 않고 해외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귀국자 우대제도가 시작된 2008년 이후 귀국자의 비중이 전보다 높아졌지만 2014년에는 출국자가 전년대비 11% 증가한데 비해 귀국자는 3% 증가에 그쳤다. 2014년은 시진핑(習近平) 정부가 반부패운동을 강화한 시기다.

홍콩대학의 아나톨리 올레셴코 교수는 "두뇌유출이 일어날지 여부는 인재를 끌어들이기 위한 중국 국내의 자유와 개방성 제고여부에 달려있다"고 지적했다. 인재유출이 계속되면 장래 성장기반을 해칠 수도 있다.

교육기관에 대한 통제강화는 불만이 민주화 운동 등으로 번지지 않도록 억지하려는 시진핑 지도부의 의지의 표현이지만 중국에서는 작년 11월 이후 베이징의 4개대학 총장과 부총장 등 적어도 10명 이상이 면직됐다.

언론분야 교육으로 유명한 중국전매(傳媒)대학 총장은 집무실 면적이 기준을 초과했다는 이유로 면직처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내륙에 있는 한 대학의 교수는 "수업내용을 조금 바꾸기만 해도 당국에 알려지면 큰 일이 난다"고 개탄했다.

이와 관련, 중국 공산당 선전부는 지난 1월 중국 국내의 신문, 방송, 인터넷 미디어 편집담당자들에게 사용금지용어 목록을 배포했다.

산케이(産經)신문에 따르면 목록에 추가된 약 30개의 금지어중 '자오씨(趙氏) 사람들', '자오(趙)의 나라', '자오(趙) 왕' 등 '자오'와 관계있는 용어가 절반을 차지했다.

`자오씨 사람들'이라는 말은 작년 말부터 중국 국내 인터넷에서 갑자기 유행하기 시작했다.

'권세를 뽐내는 일족'을 뜻하는 은어로 중국의 특권계급을 야유하는 용어다. 원전은 문호 루쉰(魯迅. 1881-1936년)의 소설 아큐정전(阿Q正傳)이다. 집도, 돈도 없고 글자도 읽지 못하는 阿Q가 마을의 부자인 자오(趙家)의 아들이 과거에 급제했다는 소문을 듣고 "내 일가"라고 떠벌리고 다니다 다음날 자오씨 집에 불려가 "헛소리 하지 말라. 너 같은 건 자오씨를 칭할 자격이 없다"며 매도당하고 두들겨 맞는 대목이 나온다.

중국 반부패 운동 교육계 확산에 연구위축·두뇌유출 늘어 - 2

또 어린이들의 한자 교육서인 '백가성(百家姓)"이라는 책이 있다. 중국의 대표적인 성을 열거한 책으로 "趙錢孫李"에서부터 시작한다. 송(宋)시대에 만들어진 책이어서 당시 황제 일족의 성인 '자오'가 맨처음 나온다. 이런 연유로 `자오'라는 성은 다른 집안에서 볼 때 특별한 존재라는 의미로 쓰인다.

작년 말 광둥성의 자수성가 부동산 기업이 덩샤오핑(鄧小平) 일족의 영향력하에 있는 것으로 알려진 보험회사에 인수됐다는 뉴스가 보도됐을 때 인터넷에 "이 나라에서는 자오씨 사람들이 아니면 기업의 오너가 될 자격이 없다"며 루쉰의 소설을 인용하는 형식으로 논평한 글이 실린 것을 계기로 '자오씨 사람들'이라는 말이 인터넷을 휩쓰는 유행어가 됐다.

여기서 말하는 '자오씨 사람들'은 아버지가 부총리를 지낸 시진핑 국가주석을 비롯, 덩샤오핑(1904-1997년), 장쩌민(江澤民) 등 지도자의 자손을 가리킨다. 중국에서는 에너지, 금융, 부동산 등 큰 이권이 걸린 업계는 대부분 이들 특권계급이 주무르고 있다.

일반인이 고생끝에 비즈니스에 성공해도 해당 기업이 매수당하는 경우가 많다. 저항하면 투옥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300가족, 5천명이 중국 경제를 움직인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시진핑 정권 발족후 약 3년간 계속된 반부패운동에서 정부 고관 수백명이 실각했다. 실각한 사람은 대부분 농민이나 노동자 출신으로 당내의 큰 세력인 공산당 지도자의 자제(太子黨 또는 紅二代로 불림)는 거의 없는 점을 들어 "역시, 자오씨 사람들은 처음부터 면죄부가 있었다"거나 "우리 일반 인민은 원래 자오성을 칭할 자격이 없는 아큐들이다"라는 등의 글이 인터넷에 올라왔다.

'자오의 나라'(중국)나 `자오왕'(시진핑) 같은 은어도 '자오씨 사람들'에서 파생된 것이다. 인터넷에는 중국인민은행을 '중국자오(趙家)은행', 인민경찰을 '자오(趙家)경찰' , 인민에게 봉사하라를 '자오가를 위해 봉사하라'로 풍자한 글들도 올라오고 있다고 산케이는 전했다.

lhy5018@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02/16 16:46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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