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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 주미 강 & 조나단 켈리 & 베를린 바로크 솔리스텐

바로크 음악의 현대적 승화

(서울=연합뉴스) 최은규 객원기자 = 바이올린 활은 한결 가볍게 움직이고 오보에 선율은 한층 단아했다. 지극히 우아한 쳄발로(16∼18세기에 연주된 옛 건반악기) 소리가 여러 악기 소리를 조화롭게 감싸며 귀족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완벽한 균형과 고즈넉한 울림,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은 표현력을 보여준 베를린 바로크 솔리스텐의 연주는, 어떤 음악에서든 정제된 형태로 객관적인 감정을 표상해내고자 했던 바로크 음악의 이상을 보여줬다.

서양음악사에서 '바로크 시대'는 17세기부터 18세기 전반기에 해당한다. 이 시기의 오케스트라 규모는 그리 크지 않아 제1바이올린 파트만 해도 고작 서너 명 정도의 인원이 참여하지만 그만큼 연주자 개개인의 기량과 섬세한 앙상블이 요구되며 그 시대의 연주 방식을 살려내는 것이 중요하다.

<공연리뷰> 주미 강 & 조나단 켈리 & 베를린 바로크 솔리스텐 - 2

또한 바로크 시대의 현악기는 줄의 재질이나 장력, 활의 모양 등이 지금과 차이가 있어 바로크 음악을 연주하기 위해서는 그 특유의 음색과 연주 방식을 살려내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21세기의 까다로운 청중을 상대로 해야 하는 오늘날의 바로크 음악 연주단체라면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어야 한다. 베를린 바로크 솔리스텐의 연주가 우리에게 설득력 있었던 건 그들이 한 걸음 더 나아갔기 때문이다.

베를린 바로크 솔리스텐은 단지 바로크 시대의 음악의 연주법을 연구하고 그 소리를 재현해내는 데 그치지 않고, 도를 지나치지 않은 수준에서 감각적인 터치를 더하여 우리 귀를 즐겁게 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바로크 시대 음악에서는 억제되곤 했던 현악기의 비브라토(음을 가늘게 떠는 주법)를 살짝 가미해 음색을 더욱 아름답게 표현하거나, 거대한 콘서트홀에서도 음이 또렷하게 들리도록 활의 어택(현에 압력을 가하여 활을 빨리 움직여서 나는 소리)을 강조하는 등 청중과 연주 홀의 조건을 감안한 그들의 섬세한 연주는, 도심의 시끄러운 소음에 시달리던 우리의 귀를 활짝 열어 '조화로운 앙상블'이란 무엇인지, '진정한 하모니'란 어떤 것인지를 한순간에 깨닫게 해주었다.

<공연리뷰> 주미 강 & 조나단 켈리 & 베를린 바로크 솔리스텐 - 3

음악회 첫 곡으로 연주된 칼 필립 엠마누엘 바흐의 오보에와 현을 위한 협주곡에서부터 그들의 조화로운 앙상블은 강력한 힘을 발휘했다. 오보에 솔로를 맡은 조나단 켈리의 정제되고 순수한 오보에 음색도 경이로웠지만, 오보에의 선율에 반응하는 현악합주의 섬세한 표정 변화는 놀랄만했다.

바로크 시대의 협주곡에서 독주 악기의 연주 사이사이에 들어가는 오케스트라 합주는 흔히 '리토르넬로', 즉 '후렴'이라 하지만, 베를린 바로크 솔리스텐이 오보에의 선율에 답하며 연주한 리토르넬로는 단순한 후렴이라기보다는 그 하나하나가 새로운 음악처럼 참신하게 들려왔다.

똑같은 후렴이라도 때로는 속삭이듯 때로는 과격하게 표현해내는 그들의 연주를 들으면서 18세기 음악이 이토록 다채롭고 현대적으로 들릴 수 있다는 사실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이번 공연의 협연자로 기대를 모았던 클라라 주미 강은 평소보다 가볍고 날렵하게 활을 쓰고 비브라토를 절제하는 등 바로크 음악 해석에 어울리는 연주법을 보여주었고, 특히 마지막 곡으로 연주한 비발디의 '겨울'에서 화려한 연주를 선보이며 청중을 사로잡았다.

<공연리뷰> 주미 강 & 조나단 켈리 & 베를린 바로크 솔리스텐 - 4

다만 베를린 바로크 솔리스텐의 리더인 다니엘 게데와 함께 연주한 바흐의 두 대의 바이올린 협주곡 2악장에서 두 연주자의 운궁법이나 음색 표현에 차이가 많아 음악적인 조화가 다소 깨진 것은 아쉬움으로 남았으나, 바로크 음악 특유의 연주법을 가미한 클라라 주미 강의 바이올린 연주는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전해주었다.

herena88@naver.com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02/16 13:59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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