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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기자의 눈으로 본 1920년대 경성의 밑바닥

아카마 기후의 '대지를 보라'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은잔집은 불경기인 요즘도 하루 1천명 내외의 손님을 맞는다. 한 사람이 평균 30전 어치 마시고 간다고 해도 하루 수입이 300원을 헤아린다."

아카마 기후의 '대지를 보라'를 펼치면 1920년 일제강점기 경성의 모습이 그려진다.

다만 상류층의 화려한 생활이 아니라 술집 작부, 부랑자, 출소자 등 이른바 '밑바닥' 인생이다.

책은 일본인이 경영한 주간지 '경성신문' 등에서 기자 생활을 한 저자가 직접 보고 들은 일을 쓴 1920년대 경성 하층민의 자화상이다.

책은 한동안 묻혀 있다가 2007년 국립중앙도서관에서 1945년 이전 한국 관련 자료를 정리·해제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중 발견됐다.

'변장탐방기'라는 부제에서 짐작할 수 있듯 저자는 '잠입취재'를 통해 경성의 뒷골목과 그곳에 사는 사람들에게 접근했다.

때로는 청소부로 변장해 똥 푸는 조선인 인부에게 작업 요령을 배웠고, 때로는 넝마주이 패거리의 소굴에 잠입하거나 영등포 교도소의 일본인 출소자를 따라가 그들의 생생한 삶의 이야기를 들었다.

"경성에 있는 거지 중에는, 경성부에 고용된 쓰레기 청소부보다 수입이 많은 자도 있다. 하루에 1원 20∼30전씩이나 버는 자도 너덧 명 있다."(본문 176쪽)

1920년대는 일제의 영향으로 조선에도 각종 성 산업이 출현한다.

저자는 이곳 여성들의 목소리에도 관심을 기울였다.

얼굴만 말끔한 망나니 남편이 아내를 담보로 빚지는 바람에 유흥가로 들어온 여성 등 유흥가 종사자들의 구구절절한 사연이 그들의 입을 통해 고스란히 전해진다.

책은 당시 일제가 조선을 침략해 저지른 만행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일제를 미화하지도 않는다.

저자는 자신이 직접 보고 들은 이야기를 그대로 전달한다. 자신의 감상을 덧붙이기도 하지만 독자가 판단할 여지 역시 남긴다.

역자인 서호철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는 꼼꼼한 해제와 주석을 통해 당대의 모습을 생생하게 복원했다.

서 교수는 역자 서문에서 이 책에 대해 "모던 경성의 어두운 면을 파헤친 하층사회 르포르타주는 냉담하고 메마른 행정통계와 대비되는 뜨거운 육성과 한숨, 땀과 때로는 피 냄새가 밴 기록"이라고 설명했다.

아모르문디. 334쪽. 1만8천원.

일본인 기자의 눈으로 본 1920년대 경성의 밑바닥 - 2

eun@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02/16 11:35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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