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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주' 박정민 "송몽규 정신 훼손할까 부담감 컸다"

"사소한 행동 하나 허투루 할 수 없었다…촬영 후 고민의 범위 커져"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이준익 감독은 자신이 연출한 영화 '동주'를 두고 "몽규를 보여주기 위해서 동주의 문을 열고 들어갔다"고 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영화는 윤동주 시인의 삶과 죽음을 다루고 있다. 그러나 그 옆에는 송몽규라는 인물이 있다. 일제 강점기에 누구보다도 치열하게 살았던 독립운동가이지만 현재의 우리에게는 그 이름조차 낯설다.

감독은 윤동주 시인이 살았던 시대에 송몽규라는 존재도 있었다고 은근슬쩍 들이민다. 송몽규의 재발견이다. 그리고 송몽규라는 인물을 연기한 배우 박정민의 재발견이기도 하다.

'동주' 박정민 "송몽규 정신 훼손할까 부담감 컸다" - 2

박정민은 최근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 감독이 캐스팅을 위해 자신을 불렀을 때 "믿기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미팅해보시고 결정하시겠지'라는 생각에 송몽규 선생의 사진처럼 2대 8 가르마를 타고 제가 가진 안경 중 최대한 둥근 안경을 쓰고 갔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박정민은 2011년 영화 '파수꾼'으로 데뷔했다. 이 감독은 박정민을 '저예산 영화계의 송강호'라고 칭했다. 그만큼 독립영화계에서 이름이 알려졌지만 대중에게는 친숙하지 않다.

'전설의 주먹'(2013)에서 황정민의 고등학교 시절 역을 맡았던 배우로 기억할까. 최근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성보라(류혜영)의 남자친구로 잠시 출연한 것이 그의 이전 영화 인생보다 더 크게 대중에게 각인됐을 정도다.

그런 그가 거장 감독의 영화에 주인공으로 낙점받자 '잘할 수 있는데'에서 '잘해야 하는데'로 자신감이 곧 부담감으로 바뀌었다고 했다.

그래서 그는 송몽규를 제대로 연기하려고 닥치는 대로 책을 많이 읽었다. 송몽규에 대한 책만이 아니라 그가 살았던 시대와 관련한 책이라면 찾아봤다.

예컨대 송몽규가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이 처한 전쟁상황을 설명하는 장면을 연기하기 위해 2차 세계대전, 그 이전의 대공황, 또 그 이전의 1차 세계대전 관련 책을 봤다. 송몽규라는 인물이 알고 있을 법한 시대상황을 되도록 많이 공부하려고 했다는 것이다.

'동주' 박정민 "송몽규 정신 훼손할까 부담감 컸다" - 3

그는 "알고 연기하는 것과 대사를 외워서 흉내를 내는 것 간 진정성의 차이는 천지차이라고 생각했다"고 그 이유를 말했다.

연기를 위해 그토록 노력했던 것은 송몽규라는 인물의 존재감 때문이었다.

"공부하면 할수록 송몽규로부터 멀어지게 됐다. 그만큼 멋진 사람이었다. 예를 들어 마을 사람 앞에서 연설할 때가 영화에서 고등학생으로 나오지만 실제로는 초등학교 5학년이었다. 고등학생 때 신춘문예에 당선된다. 또 그때 나라를 구하겠다고 독립군에 입대한다. 소설을 그렇게 쓰면 말도 안 된다고 덮을 정도다."

박정민이 본 송몽규는 어떤 인물이었을까. 그는 '정의를 위해 싸웠던 사람'이라고 규정했다.

박정민은 "뿌리부터 잘못된 시대를 한 개인이 정면으로 돌파해보려고 갖은 노력과 싸움을 했던 분"이라며 "잊히지 말아야 할 이름인데 잊혀서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이어 "감히 저 같은 사람이 그분의 정신을 훼손할까 싶어 부담감이 컸다"며 "커트 하나, 행동 하나, 사소한 움직임 하나 허투루 할 수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박정민의 이런 노력은 영화에서 결실을 봤다고 평가할 만하다. 영화가 보여주는 분량은 동주와 몽규간 큰 차이가 없지만 존재감은 몽규가 더 크다. 송몽규의 인생역정이 좀 더 기구한 측면이 있겠지만 배우 박정민이 이를 진정성 있게 표현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박정민은 영화를 촬영하고 나서 "고민의 범위가 커졌다"고 말했다. "이 사회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어떤 과정을 통해 우리가 이렇게 살게 됐는지에 호기심이 생기게 됐다"는 것이다.

그는 "70여년 전 수많은 송몽규의 목숨을 건 싸움이 우리를 있게 만들었다. 앞으로 70년 후, 우리 후손들이 지금보다 덜 불합리한 시대에 살게 하려면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생각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pseudojm@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02/15 09:21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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