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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난 美의회, 北정조준 첫 대북제재법안 처리…中도 동시 겨냥(종합)

北과 거래 제3자 재재하는 '세컨더리 보이콧' 재량권 행정부에 부여대북제재 계속 미온적이면, 北과 거래 中기업 등 직접 타깃 가능성도하원, 사안의 심각성 감안해 '신속처리절차' 제도에 따라 전격 처리

(워싱턴=연합뉴스) 심인성 특파원 = 미국 의회가 12일(현지시간) 핵과 미사일 도발을 일삼는 북한에 대해 결국 고강도 채찍을 꺼내 들었다.

북한만을 겨냥한 첫 대북제재법안(H.R. 757)을 통과시킨 것이다. 그동안 여러 차례 대북제재법안이 발의된 적은 있지만, 상·하원 한 곳에서 제동이 걸려 행정부로 넘어가지는 못했다.

미 하원은 이날 역대 최강으로 평가되는 이 법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408표(공화 232명·민주 176명), 반대 2표로 압도적으로 통과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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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 2표는 공화당의 저스틴 어매시(미시간)·토머스 매시(켄터키) 의원의 던진 것으로, 자유주의 성향인 이들은 당 지도부가 추진하는 모든 결정에 반대하고 있어 사실상 만장일치 통과라도 해도 무리가 없다.

◇상원 처리 후 이틀 만에 이례적으로 전격 표결 처리…사실상 만장일치

폴 라이언(공화·위스콘신) 하원의장을 비롯한 하원 지도부는 애초 내주 휴회기(15∼22일)를 지나 23일 이후 법안을 심의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따른 한반도 및 역내 정세의 심각성과 함께 우리 정부의 개성공단 가동 중단 결단, 일본의 독자적 양자제재 시행 등 최근 동맹국들의 움직임에 보조를 맞추는 동시에 강력한 대북 경고 메시지를 보내고자 상원 통과(2월10일) 이틀 만에 이례적으로 '신속처리 절차'(suspension of rules)에 따라 전격적으로 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속처리 절차는 규칙위 심사를 거치지 않고 바로 본회의에 회부해 내용 수정 없이 표결을 진행하는 것으로, 재적의원 3분의 2가 찬성해야 한다.

라이언 의장은 취임 시 법안 심의기간을 최소 3일 이상 부여한다는 이른바 '3일 원칙'을 공언했는데 이 법안은 그 원칙에 따라 최소 기간 내에 처리한 대표적 사례에 속한다.

워싱턴 외교 소식통은 "이번 대북제재법안 처리 과정에서도 알 수 있듯이 미 의회는 당을 불문하고 북한의 4차 핵실험과 도발을 매우 엄중하고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면서 "신속성과 정치적 의지 측면에서 미 의회가 전례 없이 강력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 하원은 지난달 6일 북한의 4차 핵실험 직후 1주일도 채 지나지 않은 같은 달 12일 대북제재법안을 통과시켰으며, 이후 상원 외교위(1월28일)와 본회의(2월10일)에서도 추가 심의 없이 만장일치로 처리했다.

상원 처리 과정에서 내용이 일부 변경되자 하원은 기다렸다는 듯 수정 법안을 지체 없이 다시 통과시켰다. 미 의회 규정상 상·하원이 동일한 안을 통과시켜야 행정부로 넘길 수 있다.

미 의회에서 연간 발의되는 8천∼1만여 건의 법안 중 상·하 양원을 통과하는 법안이 300여 건에 불과하고, 또 이들 법안이 의회 통과에 걸리는 시간도 평균 4∼8개월인 점을 고려하면 이번 대북제재법안은 매우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처리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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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재 내용 역대 최강…中기업 타깃 여부 주목

대북제재의 내용도 역대 최강이자 가장 포괄적이다.

에드 로이스(공화·캘리포니아) 하원 외교위원장의 법안에 코리 가드너(공화·콜로라도) 상원 동아태 소위원장의 법안을 합친 이 법안은 자금줄을 차단하는 것이 핵심으로, ▲핵과 미사일 등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사치품 제재를 비롯한 북한 정권의 지도층 문제 ▲인권 문제 ▲자금세탁·위폐제작·마약 밀거래를 비롯한 각종 불법행위 ▲사이버 안보 등 유엔 안보리 결의 및 미국 대통령 행정명령에 망라된 거의 모든 대북제재를 포괄하고 있다.

흑연을 비롯한 북한 광물이 핵개발 자금으로 사용되지 못하도록 광물거래에 대해서도 제재를 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특히 제재의 범위를 북한은 물론 북한과 직접 불법거래를 하거나 북한의 거래를 용이하게 하는 자 또는 도움을 준 제3국의 '개인'과 '단체' 등으로 확대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과거 대(對)이란 제재처럼 외국 금융기관 등 제재대상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아 강제적인 '세컨더리 보이콧'(secondary boycott) 조항은 아니지만, 미 정부에 관련 조처를 할 수 있는 재량권을 보장했다.

즉, 중국이 지금처럼 계속 대북 제재에 미온적일 경우 미 정부가 언제든 이 조항을 발동할 수 있는 법적 토대를 제공한 것이다.

사실상 북한과 더불어 중국을 동시에 겨냥한 측면이 크다는 해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미 정부는 현재 "중국의 기존 대북 접근법은 작동하지 않았고, 따라서 우리는 평소처럼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대응할 수는 없다"(존 케리 국무장관)는 강경 입장 속에 중국의 대북 제재 동참을 압박하고 있으나, 중국은 원칙적으로 찬성하면서도 대북 원유공급 중단 등 미국 주도의 초강경책에는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

최악의 경우 미 정부가 중국과의 외교적 마찰을 무릅쓰고 3자 제재 카드를 꺼내 들거나 미 의회가 정부에 강제로 세컨더리 보이콧 조항을 적용하도록 추가로 입법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미 의회는 보통 이란처럼 제재 대상국가를 특정해 제재법안을 마련한 뒤 행정부에 포괄적 재량권을 주지만, 행정부가 제재권한을 효과적으로 집행하지 않으면 추가 입법을 통해 재량권을 줄이고 제재를 강제로 부과하도록 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법안에는 북한을 주요 돈세탁 우려국으로 지정할지를 180일 이내에 보고하도록 규정한 내용도 있는데 미 정부가 북한을 주요 돈세탁 우려국으로 지정하면 애국법 311조에 따라 미 금융시장에 대한 접근도 차단할 수 있다.

로이스 위원장이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이란 제재와 같은 효과가 분명히 있을 것이다", "(북한정권의 통치자금을 직접 겨냥한) 과거 방코델타아시아(BDA) 제재와 같은 강력한 제재 효과가 예상된다"고 말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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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스 위원장은 법안 표결에 앞서 발언을 통해 "미 의회가 대북제재 법안을 대통령에게 이송하기 위해 하나로 단결했다"면서 "이 법안은 가장 광범위한 내용의 대북제재 법안으로, 김정은과 북한 고위관료들이 외국 내 보유 자산 및 북한 정권을 지탱해주는 경화(달러)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금융·경제적 압박을 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밝혔다.

하원 외교위 민주당 간사인 엘리엇 엥겔(뉴욕) 의원도 "이러한 일련의 (법안 신속처리) 과정은 안보증진을 위한 미 의회의 초당적 협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면서 "미국은 한국 및 일본과 공조해 강력하고 단합된 대응을 해 나갈 필요가 있다. 모든 기회를 활용해 북한에 대해 상당한 영향력을 보유한 중국과 북한 문제에 대해 협조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양당의 대선주자와 의회 지도부, 상·하원 의원들이 릴레이 규탄 성명 등 미 조야의 압도적 지지 분위기를 고려해 법안에 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 대통령은 의회 통과 법안에 대해 10일 이내에 서명하게 돼 있으며 서명하지 않으면 10일 이후 자동으로 발효된다.

sims@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02/13 06:02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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