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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아인슈타인 지휘에 맞춰 블랙홀 듀엣 연주가 시작됐다

중력파 직접 검출 성공 의의와 우주 연구의 미래

<※ 편집자 주 = 고성능 중력파 관측장치인 미국 '라이고'(LIGO·레이저 간섭 중력파 관측소)를 중심으로 한 13개국 협력연구단인 라이고과학협력단(LSC)은 1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중력파 직접 검출에 성공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중력파를 직접 탐지한 것은 우리 시대에 가장 위대한 과학발견의 하나로 꼽힙니다. 중력파는 일반인에게 고난도 영역입니다. 연합뉴스는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LSC에 참여한 오정근 국가수리과학연구소 선임연구원(한국중력파연구협력단 총무간사)의 글을 싣습니다.>

<기고> 아인슈타인 지휘에 맞춰 블랙홀 듀엣 연주가 시작됐다 - 2

『미국 동부 시간으로 2016년 2월 11일 오전 10시 30분. 미국 국립과학재단에 과학자와 기자 등이 운집했다. 이들은 워싱턴DC 외신기자클럽을 가득 메웠다. 100년 전 아인슈타인의 예언이 현실화하는 소식을 듣고자 모인 인파다. 현대 천체물리학을 이끈 킵 손 캘리포니아공대(캘택) 교수, 라이고 프로젝트의 주역인 라이너 와이스 MIT 교수, 데이비드 라이츠 라이고 소장의 모습도 보였다. 6년간 라이고 과학협력단을 이끈 가브리엘라 곤잘레즈 대변인, 연구지원기관으로 역사적 발견을 있게 한 미국과학재단의 프란스 코도바 책임자도 눈에 띄었다. 청중은 데이비드 라이츠 라이고 소장의 입만 주시하다 오랜 침묵을 깨고 한마디가 터져 나오자 일제히 환호했다.

"우리는 중력파를 검출했습니다. 우리는 해냈습니다!"

사상 최대 규모의 고성능 중력파 관측장치인 미국 '라이고'(LIGO: 레이저 간섭 중력파 관측소)를 중심으로 한 13개국 협력연구단인 라이고과학협력단(LSC)이 중력파를 직접 탐지했음을 공식 확인한 것이다. 중력파 천문학의 신기원이 활짝 열리는 순간이었다. 1916년 아인슈타인의 이론으로 예측된 중력파의 존재는 1960년대를 풍미한 조지프 웨버의 선구적 실험을 거쳤다. 이후 55년간 고단하게 지속한 검증노력 끝에 열매를 맺었다.

중력파는 물체의 운동상태가 변할 때 만드는 에너지가 전달되는 파동이다. 잔잔한 호수에서 배가 갑자기 움직이면 물결이 생기는 것과 유사하다. 중력파는 시공간을 바꾸어 파동을 전달하는 것이 매우 어렵기에 발생 중력파도 매우 미약하다. 중력파를 확인하려면 아주 무거운 별의 운동이나 폭발과 같은 급격한 천문학적 사건으로 생긴 중력파에 의존해야 하는 이유다. 태양 무게의 2배인 별이 처녀자리 성단에서 발생시킨 중력파의 세기는 10-21이다. 태양 크기의 물체가 원자만큼 진동하는 수준이다.

중력파 검출 노력은 2002년에 본격화했고, 라이고 검출기는 민감도를 점차 향상시켰다. 2010년 6번의 초기 관측을 마친 결과는 다음과 같다.

'라이고의 감도 수준으로 우리가 관측할 수 있는 중력파원은 관측 범위에 없었다.'

이 기기를 개량하면 성공하리라는 확신에 5년간 기기 업그레이드를 마쳤고, 2015년 9월에는 3배가량 민감해진 감도로 첫 가동을 했다. 가동과 동시에 아인슈타인의 지휘에 맞춰 블랙홀 두 개가 듀엣 연주를 시작했다. 인류 최초로 중력파를 검출함으로써 블랙홀의 존재를 사상 처음 확인했고, 블랙홀의 쌍성계가 우주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입증한 것이다.

중력파를 내는 천체는 무궁무진하다. 질량과 운동상태에 따라 다양한 주파수의 파장으로 우리에게 전달된다. 중력파 관측은 우리가 우주를 바라보는 것과 양상이 다르다. 광학망원경, 전파망원경, 엑스·감마선망원경과도 다른 우주 관측 창을 제공한다. 우주에 존재하는 다양한 천체의 더욱 멋들어진 연주를 우리가 감상할 수 있게 해준다. 중력파를 내는 천체가 다양하다는 것은 우리 우주의 모습을 중력 변화라는 새로운 안경으로 볼 수 있게 됐다는 의미를 갖는다. 중력의 본질 이해에 한발 더 다가갔다는 뜻도 있다.

인류는 전자기파를 이해하면서 이용하는 단계에 왔다. 현대 무선통신 문명이 그것이다. 어떤 힘의 이해는 그 힘을 실생활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사실을 역사를 통해 안다. 중력을 이해하면 미래에 중력을 이용하고, 제어하고, 새로운 문명을 열 수 있다는 희망이 생긴다. 1888년 전자기파를 실험으로 검출한 헤르츠와 그 제자의 대화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해준다.

"스승님 이 발견은 도대체 어디다 쓸 수 있습니까?"

"아무짝에 쓸모가 없지. 어디다 쓸 수 있단 말이냐? 난 그냥 거장 맥스웰(전자기장에 관한 기초방정식인 '맥스웰 방정식'을 도출해 전자기파의 존재를 예언한 스코틀랜드 물리학자) 선생이 옳다는 것을 증명한 것에 지나지 않아."』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02/13 10: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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