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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사기 1개에 100원…'재사용 사고' 반복 이유 뭘까

송고시간2016-02-12 15:42

의료계서도 의견 분분…비용절감, 의학지식 부족, 도덕적 해이 등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지난해 서울 양천구의 '다나의원'에서 주사기 재사용으로 C형간염이 확산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강원도 원주의 '한양정형외과의원'에서도 또 이런 사건이 터지면서 주사기 재사용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고 있다.

12일 의료계에 따르면 보통 병원에서 사용되는 주사기는 환자 주입용, 채혈용, 관장용 등 3가지로 나뉜다.

이중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게 환자 주사용인데 용량은 1㏄, 3㏄, 5㏄ 세 가지다.

이들 주사기가 병원에 공급되는 가격은 개당 80~100원 정도다. 가장 비싼 관장용 주사기가 개당 450~500원이다.

만약 하루 100명의 환자를 보는 의원이라면 주사기 가격을 개당 최대 100원으로 잡아도 하루 1만원 정도의 비용이 드는 셈이다. 여기에 개당 25~30원 하는 바늘을 따로 사서 쓴다고 가정해도 환자 100명을 기준으로 하루 3천원을 넘지 않는다. 2010년 기준 국내 의원급 의료기관의 하루 평균 환자 수는 60.9명이었다.

하지만, 보건당국의 조사결과를 보면 병원들은 개당 100원 안팎인 주사기 비용을 아끼려고 주사기를 재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 이유를 두고는 의료진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우선 개당 100원도 안 되는 가격이지만 환자들이 많은 의원에서는 주사기를 재사용하면 연간 총량으로 수십만~수백만원의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이 이런 재사용을 부추겼다는 분석이다.

개원가의 모 원장은 "몇 년 전 얘기지만, 일부 의원은 비용 절감을 위해 원장이 직접 간호 인력에 하루 사용할 만큼의 주사기와 거즈를 미리 나눠주고, 될 수 있으면 그 한도 내에서 해결해줄 것을 지시한 때도 있었다"면서 "주사기 가격이 얼마 안 되는 것으로 비치지만 이게 누적되면 만만치 않은 비용"이라고 말했다.

병원에서 나름 재사용 주사기에 대한 소독과정을 거쳤지만, 소독 장비나 과정이 변변치 않아 소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을 가능성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원장은 "갈수록 경영이 어려워지는 병원장 입장에서는 직원들에게 비용절감을 요구할 수 밖에 없다"면서 "이러면 원장이 구체적으로 지시하지 않아도 위생이나 소독에 대한 개념이 떨어지는 직원들 스스로 자체 소독과정을 거쳐 주사기를 재활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의료계의 구조적인 저수가 문제가 이런 부작용을 낳는다는 분석도 있다.

서울의 한 내과 원장은 "한국은 의료비가 싸기 때문에 병의원들이 구조조정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그러다 보면 먼저 값싼 간호인력을 고용할 수밖에 없고, 이 경우 숙련도와 의학적 지식이 떨어지다 보니 생각지도 않은 문제가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또 일각에서는 의료진의 도덕적 해이와 방역당국의 허술한 관리도 주사기 재사용의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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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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