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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新냉전> ⑨중국이 풀 고차방정식…미일동맹 견제·대북제재 강화

사드로 인한 동북아 안보지형 재편 우려, 중·러 신밀월 강화할 듯대북 제재수위 고심중…기존입장 고수할듯 '최상' 한중관계 희생·한국 망루외교 호의 묵살은 부담


사드로 인한 동북아 안보지형 재편 우려, 중·러 신밀월 강화할 듯
대북 제재수위 고심중…기존입장 고수할듯
'최상' 한중관계 희생·한국 망루외교 호의 묵살은 부담

(베이징·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홍제성 특파원 =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의 외교·안보 지형이 사실상 신냉전 체제로 치닫는 가운데 중국의 행보가 주목받는다. 중국은 관련국 중 가장 복잡한 고차방정식을 풀어야하는 나라다.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미사일) 발사 등 북한의 잇따른 도발에다 한미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논의 착수, 미·일 동맹 강화, 개성공단 폐쇄로 인한 남북간 긴장 고조 등 중국을 압박하는 대형 사건들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북한의 지난달 4차 핵실험 직후에는 '격앙'된 반응을 보였으나 한·미·일 주도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를 통한 초강력 대북 제재가 추진되자 '한발' 빼는 모습을 보였다.

중국은 역내의 현상 변경보다는 유지를 원하고, 대화 재개에 도움을 주는 방향으로 대북 제재가 이뤄져야 한다는 의도를 점점 더 뚜렷하게 드러내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직전인 지난 5일 한·미 정상과의 잇단 통화를 통해 대북 경고 메시지를 전한 것을 두고 외교가 일각에서는 중국이 강한 대북 제재에 동참할 가능성을 기대하는 관측도 제기됐다. 중국내에서 북한에 더이상 호의를 베풀 필요가 없다는 여론이 확산된 것도 부담이었다.

하지만 자존심을 구긴 중국이 속으로는 북한에 대해 분노하면서도, 북한의 급변사태를 무릅쓰면서까지 '한반도 원칙'을 변경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중국은 문제를 일으키는 북한에 대한 불쾌감은 있지만 '전략적 자산'이자 '완충지대'인 북한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안고 가겠다는 생각이 강하다는 것이다.

진징이(金景一) 베이징(北京)대 한반도연구센터 교수는 최근 연합뉴스와 전화인터뷰에서 중국의 향후 대응 방향에 대해 "중국은 대화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원칙을 밝혔고 왕이(王毅) 외교부장도 '일희일비'하지 않겠다고 했다"면서 "사건이 하나 더 터졌다고 금방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특히 사드 도입논의로 중국의 '아킬레스건'을 건드린 한미 양국으로서도 대북 제재에 관해 중국의 협조를 강하게 요청하기에는 다소 '민망한' 처지에 놓인 것도 사실이다.

중국은 앞으로의 관심은 대북 제재 논의보다는 '사드' 견제와 한·미·일, 특히 미일의 군사동맹 강화 견제 쪽에 무게를 둘 가능성이 커 보인다.

중국은 7일 한미의 전격적인 사드 배치 논의 발표 이후 김장수 주중 한국대사를 긴급 초치해 항의하면서 "엄정한 입장"을 전달했다.

같은 날 로켓 발사 탓에 초치를 당한 지재룡 주중 북한대사에게 전달한 "원칙적 입장"보다도 더 강한 톤으로 항의한 것으로 해석된다.

관영 환구시보(環球時報)는 한미의 사드 배치 논의와 관련, "전략적 단견"이라고 비판하면서 "사드가 일단 건립되면 인민해방군은 이를 전략적 고려와 전술계획의 범위에 포함시켜야 한다"며 사드 견제를 위한 군사적 대응강화 방침의 필요성을 거론했다.

실제로 중국에서는 새해 들어 전략 핵미사일 운용부대인 로켓군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및 중거리 전략미사일 발사훈련을 하고 춘제(春節·중국의 설) 연휴 기간에도 제12집단군·제14집단군·로켓군·공군·전략지원부대 등을 동원해 전시대비 연합훈련을 하는 등 사드 배치를 압박하는 행보를 보였다.

중국으로서는 사드 배치가 '아시아 재균형' 전략의 일환으로 미국이 중국의 군사적 동향을 감시하고 대중 포위망을 확대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중국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중국이 사드 배치 자체도 우려하지만, 한·미·일 군사동맹의 강화에 더 큰 우려를 쏟아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중국으로선 북한의 잇따른 도발을 부각시켜 숙원인 헌법 9조(국제분쟁 해결 수단으로서의 교전권 부정·전력비보유 등이 골자) 개정의 필요성을 강조하는가 하면 자위대 기능강화론에 군불을 때는 일본의 아베 정권 역시 견제의 대상이다.

특히 미·일 동맹 강화 움직임을 등에 업고 일본이 센카쿠(尖閣. 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열도가 있는 동중국해는 물론 남중국해에까지 영향력을 확대하는 일본이 못마땅할 수밖에 없다.

미국과 함께 일본을 견제하기 위해 중국은 이미 '신밀월' 관계를 구가하는 러시아와의 밀착 행보를 강화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동중국해, 남중국해의 영유권 문제 등으로 미국과 일본, 필리핀 등으로부터 '포위공격'을 받는 중국과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미국 등 서방의 제재를 받는 러시아는 특히 사드 배치 문제에 대해서는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 끌어안기 행보를 통해 북·중·러 대 한·미·일 구도를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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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한·미의 사드 배치 협의 등을 빌미로 삼아 대북제재 논의에 불참하는 것 역시 중국 입장에서 문제가 적지 않다.

중국의 '핵심이익'이 걸려있는 한반도의 안정에 큰 위해가 되고 동북아 안보지형이 근본적으로 변화되는 사태를 초래하면서까지 대북 제재를 미온적으로 끌고 갈 필요가 있느냐는 중국 내부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당장에는 중국의 관심이 사드 배치 등 자국 안보가 위협을 받는 사안에 쏠릴 수 밖에 없지만 이 문제를 선결적으로 풀 수 있는 해법 또한 대북제재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북한을 효과적으로 제어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북한의 핵도발로 가장 큰 위협을 받는 나라가 한국과 미국이라는 점에서 사드가 중국을 감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북한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한미 양국의 설명을 무시하기 어렵다는 현실도 있다.

또 미국에 이어 G2 반열에 오른 중국으로선 국제사회에 비쳐지는 모습에 대해서도 적잖이 신경을 써야 할 필요도 있다. 중국은 대북제재의 열쇠를 쥐고 있기 때문에 더욱 그 '책임있는 대국'으로서 역할이 주목받는다.

여기에 일각의 '중국경사론'을 무릅쓰고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9월 미국의 우방 정상 중 유일하게 중국 전승절 열병식에 참석해 톈안먼 망루에서 중국군의 사열을 지켜봤던 '호의'를 외면하기도 어렵다.

그간 양국 모두 '최상의 관계'로 평가해왔던 한중관계를 희생하고 자국 영향력에서 벗어나는 북한을 계속 끌어안고 가는 것은 중국의 전략적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 그림이다.

현재로선 중국도 대북제재에 참여는 하겠지만 그 수위를 놓고 고심중인 단계인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내 북한식당 운영과 노동력 송출 제한 등 독자적으로 실행 가능한 재재의 수위 뿐만 아니라 중국의 생명선인 석유공급 중단, '세컨더리 보이콧' 등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제재안에 대해서도 어떤 식으로든 답변할 필요가 있다.

외교 소식통들은 "중국으로서도 최근 한반도에서 나타나는 일련의 사태가 큰 도전이 되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면서 중국의 향후 행보는 철저히 국익에 도움이 되는지 여부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jooho@yna.co.kr, j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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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02/12 09:05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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